[WIKI 프리즘] 미 법원 ‘UC글로벌과 CIA가 어산지 방문객들에 대한 권리 침해’ 인정 판결
[WIKI 프리즘] 미 법원 ‘UC글로벌과 CIA가 어산지 방문객들에 대한 권리 침해’ 인정 판결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12.24 06:36
  • 수정 2023.12.2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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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줄리안 어산지 [AP=연합뉴스]
영국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줄리안 어산지 [AP=연합뉴스]

뉴욕 법원이 UC글로벌과 CIA가 미국 시민들의 헌법 상 권리 및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에 따르면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을 당시, 어산지를 방문했던 두 명의 변호사와 두 명의 기자들이, UC글로벌의 대표이자 전 스페인 특수부대원 데이비드 모랄레스와 전 CIA 국장이자 전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를 고소했었다.  

이들의 고소는 대사관 보안을 책임지고 있던 스페인 보안업체 UC글로벌이 CIA의 사주를 받고 어산지와 어산지의 방문객들을 불법으로 감시감청을 한 것에 대한 것이었다.

판사 조지 G. 코엘틀은 고소인들의 권리가 UC글로벌에 의해 침해된 것을 인정했다.

UC글로벌은 고소인들이 대사관에 가 어산지를 만날 때 이들의 휴대폰의 비밀번호와 그 안의 내용들을 불법으로 촬영했다. 그러나 대사관에서의 대화 녹음과 여권 촬영은 대사관의 공공장소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서 승리한 고소인들은 당시 CIA의 비밀 작전과 관계된 문서들을 모두 공개하도록 법적 절차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한다. 2019년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는 UC 글로벌의 불법 활동에 대한 오디오 및 영상 기록, 이메일, 문서 들을 공개한 바 있는데, 후에 고소인들이 이를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코엘틀 판사는 이를, 모랄레스가 폼페이오 하의 CIA의 조력자로 활동을 했다는 것을 말해 주는 충분한 증거로 봤다. 판사는 고소 전체를 기각하기 위한 피고들의 노력을 묵살했다고 한다.

고소장은 2021년 8월에 변호사 마가렛 래트너 쿤스틀러와 데보라 흐벡, 그리고 국가안보 문제 전문 기자인 존 고에츠와 찰스 글래스에 의해 제출됐다. 네 명 모두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어산지를 만난 많은 이들에 속했다. 이들의 고소장은, 어산지의 변호사와 의사 들을 포함해 100명이 넘는 미국 시민들이 폼페이오 하의 CIA의 명령에 의한 감시 대상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뉴욕 법원에서의 판결은 부분적으로는, 어산지와 위키리크스를 CIA의 오랜 작전의 타겟으로 규정하는 폼페이오의 진술들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한다. 

엘파이스는 2019년 탐사보도를 통해 UC 글로벌이 CIA로부터 대가를 받고 어산지가 미국 송환에 맞서기 위해 변호사 및 협력자 들과 만나 대화하는 내용을 기록한 것을 밝혔다. 보도가 나간 뒤, 스페인 경찰은 UC글로벌의 대표 모랄레스를 체포했다. 그는 보석으로 금방 풀려났지만, 사생활 및 의뢰인-변호사 비밀 유지 침해, 횡령, 뇌물, 돈세탁 등의 혐의로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UC글로벌의 어산지 감시는 2017년 12월에 시작됐다. 모랄레스는 직원들에게 에콰도르 대사관 곳곳에 비디오 카메라와 마이크로폰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심지어 소화기와 어산지의 변호사들이 이용한 여성 화장실에도 감시감청 기기들이 설치됐다. 

또한 모랄레스가 직원들에게 세 개의 스트리밍 채널을 설치해 실시간 모니터가 가능하게 하라고 지시한 것이 모랄레스가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들을 통해 밝혀졌다. 각각 에콰도르, UC글로벌, 미국을 위한 것이었는데, 채널을 분리함으로써 에콰도르 보안팀이 미국의 감시 사실을 모르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산지의 방문객들로부터 수집한 정보들은 스페인 남부에 헤레스 데 라 프론테라에 있는 UC글로벌의 서버로 보내졌다. 당시 수백 개의 방문객 자료들이 수집됐다고 한다. UC글로벌의 직원들 등 증인보호를 받고 있는 이들이 CIA가 이 서버에 접속했다고 증언했다. ‘CIA’라는 이름의 폴더가 모랄레스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발견됐는데, 그러나 스페인 관할 경찰이 이를 수사에서 누락시킨 사실이 밝혀졌다. 

모랄레스는 또한 에콰도르 대사관 내 UC글로벌 직원들에게 오디오 음질을 높이기 위해 어산지가 이용하는 방들의 창문에 진동을 없애는 특수 스티커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해서 대사관 밖에서 창문을 투과하는 레이저 마이크로폰을 이용해 도청을 했다고 한다.

어산지에 대한 감시는 2017년 어산지가 에콰도르의 외교적 신분으로 대사관을 떠나 스위스 제네바로 갈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이 나오며 강화됐다. 어산지와 그의 변호인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 밖에 대사관 내에서 감시감청을 당한 어산지의 방문객들 중에는 NSA 대규모 전화 감청에 대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내부고발을 처음 보도한 기자 글렌 그린왈드도 있다. UC글로벌은 그린왈드의 러시아 비자와 휴대폰 저장 내용들을 촬영했다.

모랄레스의 고객들 중에는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리조트 거물이자 도널드 트럼프의 절친한 친구인 고 셸던 아델슨도 있었다. 모랄레스가 그 요트의 경비를 맡았었다고 한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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