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024] CNN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중대한 국면에서 꾸물거리고 있다"
[미 대선 2024] CNN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중대한 국면에서 꾸물거리고 있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2.24 06:35
  • 수정 2023.12.2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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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잭 스미스 특별검사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잭 스미스 특별검사 [사진 = 연합뉴스]

금요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개입 혐의에 대한 재판 일정을 단축해달라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의 요구가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로써 트럼프의 2020년 대통령 선거 개입 혐의에 대한 재판 최종 판결이 내년 대통령 선거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22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가 대통령 재직시절 저지른 범죄혐의에 대해 연방법상 ‘확실하게 면책특권’이 있는지를 가리는 재판 일정을 ‘패스트트랙’으로 해 달라는 법무부 요구를 기각했다.

이 결정과 관련, CNN방송은 23일 미국이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사상 유래없이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는데도 보수 대법관 우위의 미국 대법원이 정치적 이유로 사법적 판단을 미루고 있다는 정치 칼럼을 내보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둘러싼 논란은 대법관들의 위상이 위축되는 가운데 하나의 변곡점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지난 몇 달 동안 대법관들은 전례 없는 판결들과 법원 밖의 행동들 때문에 논란에 휘말리면서 수세적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대법원은 필연적으로 2024년 대통령 선거 과정과 광범위하게는 미국 민주주의 전개 과정을 심판하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법원을 둘러싼 대법관 자신들의 평판은 그들이 윤리적으로 미국 정치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대중에게 제대로 피력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그런데 금요일 대법원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범죄 혐의에서 면책될 수 있는지를 결정해달라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의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이는 어쨌든 그들이 답해야 하는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미국을 뒤흔들 정도의 중차대한 현안은 트럼프가 2020년 선거 결과에 대한 행동을 놓고 연방 기소로부터 면책될 수 있는지 여부와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에서 그의 역할과 관련해 주정부가 그의 2024년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지 여부로 집중되고 있다.

금요일의 결과는 최고법원이 트럼프의 면책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몇 달이 걸릴 수 있는 중간 단계의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와 관련되어 있다. 트럼프는 1월 6 사태를 포함해 자신이 패배한 주요 ​​주에서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수백만 유권자의 선거권을 박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다.

찬반 투표나 소수 의견 없이 공표된 판사들의 짧은 판결문은 이 문제를 먼저 컬럼비아 특별구 순회 항소 법원에 맡기고 내년 1월 9일 구두 변론을 듣겠다는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사법 투명성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대법관들의 최종 판결과는 별도로 사법부의 신뢰를 담보하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분명히 요구되고 있다.

2022년 5월 헌법상 낙태권을 뒤집는 판결문 초안이 유출된 이후부터 대법관들은 엄청난 비판에 시달렸다. 낙태를 합법화했던 역사적인 ‘로 앤 웨이드(Roe v. Wade)’ 판결에 사망선고를 한 그들의 판결은 계속해서 사법 영역과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미국 문화와 가장 개인적이어야 할 가족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법관 6 대 3 구성의 보수 절대 우위의 대법원 구조는 대학에서 인종 차별 철폐 조치를 폐지하고 전반적으로 연방 규제 권한을 축소하면서 우경화를 촉진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지난 1년 동안 판사의 개인 비리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독립 언론인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제기한 클라랜스 토머스 대법관의 부패 연루 문제는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는 부유한 보수주의자로부터 호화 여행 및 금품을 수뢰한 의심을 받고 있다.

갤럽은 지난 9월 대법원의 지지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갤럽은 대법원을 “매우” 신뢰한다는 미국인이 절반이 안 된다는 결과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28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지난 8월 28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대법관들은 여론을 얼마나 신경쓰는가?

대법관들이 대법원에 대한 불신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는 의문이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은 임기 초기 대법원은 백악관이나 의회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2009년 C-SPA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부의 정치적 부서가 아니라는 점을 대중이 이해하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우리를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주 사악한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한 그들이 우리를 거부하는 길은 유죄 판결과 탄핵밖에 없지만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었다.

그런데 거의 15년이 흐른 뒤 로버츠 대법원장은 대중의 여론에 보다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대법원의 주심 자격으로 판결을 조정하고, 사상 최초로 문서화 된 대법관 윤리강령 제정에 앞장섰다.

그러나 대법관들은 자신들의 기준과 대중의 인식 사이에는 ‘오해’가 존재한다며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마지못해 윤리강령을 공개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강령이 없기 때문에, 이 나라의 다른 모든 법률가와는 달리, 대법관들이 부패한다는 오해를 받아왔습니다.”

그들은 윤리강령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볼멘소리를 했다.

닉슨에서 트럼프까지

금요일 잭 스미스 특검은 대통령의 위법 행위로 인해 위협을 받을 때 헌법을 수호하는 대법원의 유일한 역할을 강조했다. 특검은, 1974년 ‘미국 대 닉슨(US v. Nixon)’ 사건에서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공개를 거부한 증거에 대해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대법관들이 조기에 개입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닉슨은 워터게이트 공모자들의 재판을 위해 요구된 비밀 집무실 녹음 테이프를 비밀로 지키기 위해 행정 특권을 발동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대법관들은 몇 주 만에 결정을 내리고 닉슨에게 워터게이트 건물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 침입과 관련된 대화 녹음 파일을 넘겨주라고 판결했다. 결국 닉슨은 대법원 판결 2주 후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50년 전 대법관들은 항소심 판결을 기다리지 않고도 특검의 조기 개입 요청을 받아들이는 데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은 브리핑 일정을 앞당겨 7월 8일 구두 변론을 거쳐 7월 24일 사건을 해결했던 것이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스미스 특검은 ‘미국 대 트럼프’ 사건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동을 근거로 형사 고발을 한 사건입니다. 이는 가벼운 행동이 아닙니다. 선거를 통해 결정된 합법적인 승자를 인증하기 위해 헌법에 규정된 절차를 방해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내놓지 않으려던 행위를 가리키는 겁니다.”

반면 트럼프 측 변호인들은 스미스가 2024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신속한 판결을 원한다고 주장하며 특검이 대법관들에게 정치적 판결을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변호인단은 스미스가 “대법원을 정치적 수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을 인용하면서 “특검의 요청은 대법원의 절차를 당파적 야욕으로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대법원이 신중함이라는 전통의 원칙을 버리고, 또 항소심을 거쳐야 한다는 일반적인 절차를 뛰어넘고, 미국 역사상 가장 새롭고 복잡하며 중대한 법적 문제 중 하나를 결정하기 위해 서두르라고 촉구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특별검사는 가장 역사적이고 민감한 문제 중 일부에 대한 판단을 위해 대법원이 당파적인 성급한 판단을 내리면서 혼란에 빠지기를 바랍니다. 대법원은 이를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

그들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리고 결국 금요일에는 트럼프 측의 주장대로 되었다. 이제 궁극적인 문제는 트럼프의 면책 주장을 대법관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만 남게 되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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