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GPT스토어 오픈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했던 이스트소프트 주가가 GPT스토어 오픈 뒤에는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급등에 따른 조정이라는 분석과 테마주 이슈가 소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스트소프트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4일 1만5190원에서 5일과 8일 연달아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5650원으로 마감했다. 9일에는 100원(0.4%) 오르고, 10일에는 100원 내리며 보합세를 유지하다 11일과 12일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11일에는 1850원(7.2%) 내리고, 12일에도 1100원(4.6%) 하락한 2만27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이스트소프트 주가 변동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GPT스토어 오픈으로 테마주 이슈가 소멸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면서 “결국 기업이 내재한 가치에 따라 주가가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픈AI가 나만의 인공지능(AI)인 맞춤형 GPT를 사고팔 수 있는 GPT스토어를 오픈했다. 기업이나 개인 개발자는 GPT스토어에서 챗GPT를 기반으로 개발한 맞춤형 챗봇 앱을 거래할 수 있다.
오픈 AI는 GPT 빌더를 공개한 지 두 달 만에 300만 개 챗봇이 제작됐다고 밝혔다. GPT스토어는 사용자가 만든 챗봇을 달리(DALL-E), 글쓰기, 생산성, 연구·분석, 프로그래밍, 교육, 라이프스타일 같은 카테고리별로 구분해 소개한다. 매주 유용하거나 인기를 끄는 최신 챗봇도 함께 제공한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수많은 앱 창작과 거래를 활성화하면서 모바일 시대를 구축한 것처럼 오픈AI GPT스토어가 산업과 생활을 뒤바꿀 수많은 AI를 탄생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2016년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비전 2025’를 발표하고, 이스트소프트의 미래를 ‘인공지능(AI)’으로 전환하며, AI를 바탕으로 하는 최고의 서비스 기업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후 AI와 딥러닝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R&D)와 AI 신사업에 대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현재 AI 휴먼과 가상피팅 솔루션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AI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정 대표가 신규 CI를 발표하면서 AI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했다.
정 대표가 이끄는 이스트소프트에서 가장 두드러진 AI 신사업은 AI 휴먼이다. 엔터테인먼큼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AI 휴먼은 실제 사진과 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만드는 포토-리얼리스틱 방식을 사용해 실제 사람의 모습, 목소리와 차이가 없는 자연스러운 표정과 매끄러운 립싱크로율을 자랑한다. 그만큼 콘텐츠 주목도와 정보전달 효과가 뛰어나다.
황현희 개그맨 출신 투자 전문가, 박은보 아나운서, 변상욱 앵커, 한지아 애널리스트 등이 시장에서 주목하는 대표적인 AI 휴먼이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AI 휴먼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MS가 세계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MS 비전 얼라이언스’에 합류한 이스트소프트는 애저 오픈 AI 서비스와 결합한 휴먼 인터페이스 완성을 시작으로 AI 휴먼 IP 개발과 운영은, 이를 활용한 가상 체험 서비스 등 AI 휴먼 신사업과 글로벌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스트소프트가 AI 휴먼으로 빛을 발하는 느낌”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취임하기 전날인 2015년 12월 30일과 가장 최근일인 2024년 1월 12일 이스트소프트 주가를 비교하면 1만6400원에서 2만2700원으로 38%가량 상승했다. 정 대표가 추진한 AI 기업으로의 전환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최근 주가 상승을 GPT스토어와 AI 붐에 따른 일시적인 상승으로 분석하면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고려할 수 있어 현재 주가를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로 업계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MS와의 협력, 이스트시큐리티 상장 등 호재가 더 많아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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