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새로운 험로에 들어선 대만"...CNN이 보는 대만 민진당의 3연속 집권과 중국의 반응 분석
[월드 투데이] "새로운 험로에 들어선 대만"...CNN이 보는 대만 민진당의 3연속 집권과 중국의 반응 분석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1.15 05:36
  • 수정 2024.01.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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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왼쪽)이 13일 당선을 확정한 후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인과 함께 타이베이에서 열린 당선인 기자회견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왼쪽)이 13일 당선을 확정한 후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인과 함께 타이베이에서 열린 당선인 기자회견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3일 치러진 제16대 대만(타이완) 총통·부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샤오메이친 후보가 당선됐다.

당초 이번 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민진당이 90만표 이상 차이로 국민당을 앞서며 정권 연장에 성공했다. 국민당 허우 후보는 이날 오후 8시쯤 선거 결과가 사실상 확정되자 지지자들 앞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CNN방송은 14일(현지 시각) 대만 총통 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진당의 3연임 집권이 의미하는 바와 중국의 반응 등을 분석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다음은 이 보도의 전문이다.

지난 8년 동안 중국이 대만에 대한 위협을 강화해 온 가운데 실시된 이번 총통 선거에서 대만 유권자들은, 다시 한 번, 친미 성향이자 대만 분리 독립을 지지하는 민진당을 선택했다.

라이칭더 총통 당선자는 현재 대만의 부총통으로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혐오하는 인물이다.

세계는 이번 선거 결과와 중국의 반응을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중국에서 최근 한 세대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꼽히는 시진핑은 대만과 본토의 통일이 “역사적 필연”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무력으로라도 달성해야 한다고 말한 바가 있다.

지난 2016년 집권 민주진보당(DPP)이 집권하면서 대만 정부가 바뀌었을 때, 중국은 대만과의 거의 모든 통신을 끊고 이후 몇 년 동안 대만에 대한 경제·외교·군사적 압력을 대폭 강화하면서 대만해협을 세계의 주요 지정학적 화약고 중 하나로 부상시켰다.

중국 집권 공산당은 대만을 직접 지배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역대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누구할 것 없이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한 속에서도 유독 시진핑은 대만 문제가 ‘후손에 대물림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이 과업을 자신의 20세기 중반 목표인 ‘민족 부흥’과 연결 시켜왔다.

“이번 선거는 양안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리더십의 변화가 생겼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중국 관련 선임연구원인 아만다 샤오는 이렇게 평가했다.

“대만을 둘러싼 분쟁은 가까운 시일 내에는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 영향은 전 세계적으로 파급될 것입니다.”

그녀는 이렇게 예견했다.

이번 총통 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 모두 양안 관계의 종말 시나리오를 피하는 데는 자신이 적격이라면 유세에 나섰다. 그들은 모두, 대만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일관되게 표출되었듯이, 현 상태를 근간으로 하는 평화를 유지할 것을 다짐한 것이다.

하지만 세 후보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매우 다른 비전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중국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대만의 국방력 강화를 역설했지만, 정책의 우선순위, 특히 중국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보였다.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대만이 사실상의 주권국가라는 행정부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미국, 일본 등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동맹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베이징이 극혐하는 노선이다.

지난주 토요일 저녁 지지자들 앞에서 라이칭더는 자신의 승리를 “민주주의 공동체의 승리”라고 불렀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렸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편, 대만 선과 결과와 관련한 초기 반응에서 중국의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양안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여전히 중국의 대만입니다.”

그는 이렇게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만 통일’이라는 목표가 2400만 대다수 대만 국민에게 와닿지 않기 때문에 누가 집권하든 관계없이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중국의 위협 외에도 저임금, 부동산 가격 상승, 더딘 경제 성장 등의 민생 문제가 주요 쟁점이었다.

2024 대만 대선 집권 민진당 마지막 유세 현장 : 12일 밤 대만 신베이시 반차오 운동장에서 열린 독립 성향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의 선거 전야 마지막 유세 현장. [사진 = 연합뉴스]
2024 대만 대선 집권 민진당 마지막 유세 현장 : 12일 밤 대만 신베이시 반차오 운동장에서 열린 독립 성향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의 선거 전야 마지막 유세 현장. [사진 = 연합뉴스]

즉각적인 압력

중국은 대만의 이번 선거를 평화와 전쟁, 번영과 쇠퇴 사이의 선택으로 규정하며 팽팽한 경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은, 자신이 “대만 독립을 위한 실천적 일꾼”이라고 내세운 민진당과 라이칭더를 공개적으로 혐오한다. 라이칭더가 현상 유지를 위해 자신의 주장을 완화했지만, 중국은 계속해서 그를 위험한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해왔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은 지난 수요일 대만 유권자들에게 “라이칭더가 양안 대결과 갈등을 촉발하는 극단적 인물이라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양안관계의 갈림길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라”고 경고했다.

결과적으로 라이칭더의 승리는 곧바로 중국의 군사·경제적 압력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 중국은 향후 4년간의 양안 협상 조건을 설정하기 위해 최대한의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서양협의회 글로벌 차이나 허브(Atlantic Council’s Global China Hub)‘ 연구원인 웬티 성은 이렇게 내다보았다.

“차기 민진당 행정부를 향한 고강도 외교적 수사, 수출 금지를 통한 경제 제재, 회색지대(gray-zone)에서 군사적 도발을 강화하는 등 중국의 불만을 표출하는 방법을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전면전 수준까지는 미치지 않는 도발을 의미하며,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와 대만을 향해 이 전술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해 왔다.

아만다 샤오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만약 라이칭더가 오는 5월의 취임 연설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나중을 위해 더욱 강력한 수단을 남겨둘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세계는 상황이 단계적으로 확산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2022년 8월, 중국은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 전쟁 게임을 벌였었다. 베이징은 대만 주변 해역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전투기와 군함을 동원해 대만 봉쇄를 모의 훈련하면서 수년 만에 최대 규모의 무력시위를 펼쳤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안보 관련 관리들은 지난주 목요일 겨울 기상 악화, 중국의 경제 문제,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관계 안정을 위한 노력 등을 내세워 이번 대만 총통 선거 직후 중국의 대규모 군사 행동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칭더의 이번 승리는 대만 민주주의 역사상 처음으로 민진당이 3번 내리 집권했다는 기록을 세우면서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대만 압박이 대만 유권자들이 민진당에 등을 돌리도록 하는데 별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민진당은 총통 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정책 결정, 특히 논란이 많은 사안에 있어 상당한 교착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대만 입법원이 새로운 총통의 앞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라이칭더 행정부의 행로에 대한 베이징의 불안을 어느 정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샤오 연구원은 이렇게 분석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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