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3개월...난민신청도 막힌 '가자' 세계 최대의 감옥이 됐다
[월드 투데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3개월...난민신청도 막힌 '가자' 세계 최대의 감옥이 됐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1.24 07:12
  • 수정 2024.01.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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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된 주택에 서 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전쟁을 고강도 전면전에서 저강도 장기전으로 전환하려고 준비 중이다. ⓒ연합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된 주택에 서 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전쟁을 고강도 전면전에서 저강도 장기전으로 전환하려고 준비 중이다. ⓒ연합

현대 전쟁 지역 중에서 가자에서 보이는 특이한 점이 있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 지역에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주변 중립국으로 탈출하는 난민들의 행렬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의 암묵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집트의 국경 봉쇄 정책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의 논평이 지적했다.   

전쟁이 장기화 되면 난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몇 달 뒤, 35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인근의 폴란드와 독일 등에 임시 거주를 신청했다. 시리아 내전 역시 5백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켰는데, 전쟁 이전 인구의 거의 4분의 1 규모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대는 2백만 명의 국제 난민이 발생했고, 이라크 내에서는 비슷한 수의 사람들이 국경 밖으로 쫓겨났다. 전쟁 지대를 탈출해 중립국에서 망명을 추구하는 것은 1951년 유엔난민협약(United Nations Refugee Convention)이 명시한 인간의 권리이다. 민간인이 전쟁 지역을 탈출하지 못하면, 이들의 사망자 수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지난 해 10월 7일 전쟁이 시작된지 3개월이 지난 지금, 외국인과 부상자 들을 포함해 1,000명도 안 되는 사람들만 이집트와 하마스로부터 가자를 벗어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미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은 이 달 이스라엘에서, 전쟁 지역을 벗어나고 싶은 가자 시민들을 이스라엘이 도울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가자 민간인 사망자 수가 너무 많다고 비판하고, 하마스가 민간인들 속에 은신하고 있는 것에 따른 부수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스라엘이 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의 방문 이후 이스라엘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이 가자의 민간인들을 내보낼 뜻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 최대의 감옥이나 마찬가지가 된 가자에 갇힌 시민들의 지옥 같은 현실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인들을 내쫓을 수 있어 우려된다는 언급만 계속하고 있다고 논평은 지적했다.

이집트는 국제 난민법을 지켜야 함에도 국경을 봉쇄했고, 하마스 또한 사람들이 가자 밖으로 나가는 것을 강제로 막고 있다. 가자 사람들은 전쟁 전에도 하루에 400명만 큰 비용을 치르고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은 국경을 열도록 이집트를 압박하지 않고 가자를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압력솥으로 만들고 있다고 논평은 비유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함께 정기적으로 미국의 원조를 가장 많이 받는 국가에 속해 미국의 이집트에 대한 영향력은 크다. 한편 이집트의 외교장관은 난민을 받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대의에 해를 끼치는 거라며 난민을 거부하는 것을 정당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집트가 가자 시민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에 미국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고 논평은 지적했다. 수백만 명이 미국의 남부 국경을 넘어오게 하고 있는 반면, 이집트의 국경 봉쇄를 용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마스는 가자 사람들이 이슬람 지하드주의자들과 함께 암울하게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마스는 마을 곳곳에 땅굴을 만들고 무기들을 숨겨 놨다. 전쟁 전에도, 한 팔레스타인 연구 단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자 시민 거의 절반이 할 수만 있다면 그 지역을 떠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그 비율은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자유롭게 떠나게 된다면, 하마스로서는 인간방패를 잃는 것이며, 가자의 민간인 사망자 수를 이용하려는 전략도 끝이 나는 것이다. 또한 이는 팔레스타인의 민족주의 내러티브를 뒤집는 것으로, 이스라엘에 맞서는 것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논평은 하마스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특히 미국이, 왜 가자가 북한처럼 봉쇄되는 것을 그냥 두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1948년 이후 아랍 국가들과 유엔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보통의 난민들로 취급하는 것을 거부해 왔으며, 오랜 세월 이들을 이도저도 못하는 특이한 상황에 놓여지게 하고 반이스라엘 정서가 커지도록 한 것을 지적했다. 미국은 다른 전쟁 지역에서의 난민 탈출을 반대하지 않았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가 계속 가자 시민들을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지 않고 마치 그 땅의 농노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가자 사람들이 떠날 수 있게 하는 것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뿐 아니라 전후 통치를 위한 시험이 될 수 있다고 논평은 말했다. 전쟁이 끝나고 정세가 안정되면 난민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를 위해 새로운 민간 정부가 가자를 다시 생활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자유롭게 나갈 수도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다시 소생시키는 해법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논평은 시사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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