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2024] 올해 세계경제포럼의 화두 중 하나를 차지한 ‘재생 경제’
[다보스포럼 2024] 올해 세계경제포럼의 화두 중 하나를 차지한 ‘재생 경제’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1.23 07:07
  • 수정 2024.0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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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보스 포럼은 세계적인 분열과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60명의 정상급 인사를 포함해 정·재계 인사 2800여명이 모여 ‘신뢰의 재구축’을 주제로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 = 연합뉴스]
올해 다보스 포럼은 세계적인 분열과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60명의 정상급 인사를 포함해 정·재계 인사 2800여명이 모여 ‘신뢰의 재구축’을 주제로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 = 연합뉴스]

올해 ‘세계경제포럼’을 위해 다보스에 모인 세계 경제인들은 기후 변화가 산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토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류에 이익이 되는 긍정적 경제 환경을 도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문제를 놓고 토의를 벌였다고, 22일(현지 시각) BBC가 보도했다.

살인적 더위부터 도시를 마비시키는 홍수까지, 기후 변화의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는 한편에서 사람들은 산업계와 기업에도 책임을 묻고 있다.

예를 들어, 2023년 10월 ‘퓨 리서치(Pew Research Center)’ 설문 조사에 참여한 미국인 응답자의 52%는 기후 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답했으며, 55%는 에너지 산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그리고 개인들의 책임을 강조한 응답자는 27%에 그쳤다.

그런가 하면 기상 이변이 기업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는 기업인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2022년 ‘딜로이트(Deloitte)’ 설문 조사에서 글로벌 경영진의 97%는 자사가 이미 공급망 중단과 같은 기후 변화의 부정적인 결과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업이 현재와 미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에 덜 취약하도록 특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금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4년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건강한 경제(회복 가능한 경제) 문제가 기후 논의를 지배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지난 수년간의 성장이 유한한 지구 자원을 과잉 소비한 결과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네바 세계경제포럼(WEF)’의 짐 후이 네오 전무이사는 지난 1월 17일 다보스 패널 의장을 맡으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기업이 헤쳐나가야 할 가장 큰 숙제는 기후 변화 속에서도 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천연자원의 고갈을 막을 수 있는가 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를 위해 “우리는 오늘날 우리가 갖고 있는 것보다 더 훌륭하고 새로운 경제 모델, 새로운 사업 모델, 나아가 새로운 생활 방식이나 인간성을 구축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을 ‘재생(regeneration)’이라 부른다. 즉,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변죽만 울리기보다는 위험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에서부터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고 재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재생’은 단순히 부정적인 영향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결과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고,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커니(Kearney)’의 지속 가능성 글로벌 책임자인 리차드 포레스트는 말한다. ‘커니’는 최근 재생을 화두로 하는 기업의 접근 방식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바가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포레스트는 ‘재생’을 모토로 하는 경영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파타고니아(Patagonia)’를 꼽았다. 예를 들어, 파타고니아는 의류 제작에 들어가는 면의 양을 단순하게 최소화하기보다는 제품에 사용하는 면을 재활용하거나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심어 토양의 지력(地力)을 높이는 등 재생 유기농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이 기업은 재생 유기 농법을 위해 다양한 작물을 함께 경작해서 경작량을 줄임으로써 지력을 높이고, 폐기물을 퇴비로 재사용한다.

실제로 소비재 산업은 일반적으로 다른 산업 분야보다 ‘재생’에 더 천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포레스트는 말했다. 그중 일부는 EU가 제안한 ‘기업 지속 가능성 실사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과 같이 정부 규제의 증가에 힘입은 바가 크며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 또한 한몫 하고 있다.

“10년, 15년 전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지속 가능한 제품(sustainable products)에 정말로 관심이 있거나 이해한 사람은 1% 미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품에 돈을 더 지불하겠다는 소비자는 훨씬 더 적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분석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지속 불가능한 것과 지속 가능한 상품의 차이를 구별하고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구매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에 엄청난 변화가 찾아들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는 소비재 생산 기업들이 “사업적 이득을 위해 변화하는 것만큼 올바른 일이기 때문에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징표”라고 그는 말했다.

물론 기업을 ‘재생’이라는 경제적 화두에 관심을 두도록 이끄는 일은 말할 것도 없이 ‘회복 가능한 경제 단계(stage of resilience)’로 끌어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맥킨지 US(McKinsey & Company US)’의 글로벌 관리 파트너인 밥 스턴펠스는 다보스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글로벌 리더 중 16%만이 자신의 조직이 회복 가능한 경제라는 측면에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킨지의 연구자들은 국가나 기업 및 개인이 회복 가능한 경제를 거부한다면 GDP의 최대 8%까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엄청난 엄청난 숫자”이다. 반면에 관련자들이 회복력을 위해 헌신한다면 “세계 GDP는 최대 15%까지 증가할 수 있다.”

이처럼 ‘재생 경제’나 ‘회복 가능한 경제’를 위해 변화하고자 하는 욕구는 우리 곁에 있다. 일부 지도자들은 특별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라도 이 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WEF CEO 기후 리더 연합(World Economic Forum Alliance of CEO Climate Leaders)’의 공동 의장이자 잉카 그룹(이케아의 모그룹)의 CEO인 제스퍼 브로딘은 지난 1월 17일 다보스 패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천연자원의 고갈에 직면해서 우리가 어떤 미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인지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이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토론이 될 것입니다. 발상의 전환과 변화는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우리 모두가 대대적인 변화를 이루어내야 한다고 믿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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