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증시 부양까지 신경 써야 하는 중국 정부
[월드 프리즘] 증시 부양까지 신경 써야 하는 중국 정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1.25 06:41
  • 수정 2024.01.2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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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에서 연설 중인 중국 리창 총리. [AP=연합뉴스]
다보스에서 연설 중인 중국 리창 총리. [A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침체된 자국의 증시 상황에 대해 예민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벤치마크인 시총 300위 종목을 모아놓은 지수 CSI300이 2020년 이후 3년 동안 3분의 1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대형 기업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벌써 10% 하락하며,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 중 최악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과 홍콩 증시를 떠나고 있으며, 중국 내 소규모 투자자들은 더 안전한 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신흥국 시장 중심의 펀드들은 중국 시장을 떠나는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런 현상을 주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중국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은 지난 월요일, 시장 안정과 신뢰감 향상을 위해 당국이 더 강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정 및 투명성의 개선과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질적 향상을 촉구했다.

중국 공산당 서열 2위인 리창 총리가 주재한 국무원의 회의를 통해 중국 정부가 증시를 살리기 위한 강력한 부양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여러 매체들이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있을 거라는 소식이 나간 바로 뒤인 지난 화요일 홍콩 항셍지수는 2.6% 상승해 올해 가장 좋은 실적을 보였다. CSI300과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소폭 올랐다.

중국 국무회의 전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정부가 강한 부양책을 또 내놓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정부 연계 기업들의 주식이나 기타 자산을 소위 중국 정부의 ‘내셔널팀(national team)’이 대거 사들이는 형태가 그 대책으로 예견되고 있다. 내셔널팀에는 보험업자, 연기금, 국부펀드 등이 포함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 기관들이 이미 지난 주에 ETF들을 쓸어담기 시작했다는 소식통의 얘기를 전했다. 상하이의 금융 컨설팅 기관 Z-벤 어드바이저(Z-Ben Advisors)에 따르면, 중국 최대 ETF 중 다섯 종목에 총 50억 달러 규모가 순유입이 됐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Z-벤 어드바이저의 설립자 피터 알렉산더는 이런 자본 배치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면서도 중요한 건 자본 그 자체보다 그 메시지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현상들은,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 하락과 함께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중국 증시에 대해 중국 정부가 얼마나 긴박함을 느끼고 있는지 보여 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증시와 애증의 관계에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말했다. 큰 상승장이 일어날 때 정부가 브레이크를 걸고 투기를 단속하곤 했지만, 중국 경제를 테크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은 증시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와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중국은 현재 디플레이션과 약해진 소비자 신뢰, 부동산 침체와 싸우고 있다. 2023년 초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 이후 중국 경제의 부활을 기대했지만, 1년이 넘은 지금까지 낙담시키는 데이터만 연속해서 나오고 있다.

중국의 고위 관료들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중국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어필하고 있다. 지난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리창 총리는 중국 경제의 부침은 해결될 수 있다며, 중국으로의 투자의 이점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나 반응은 회의적이다. 미국 투자기관 BNY 멜론(BNY Mellon)의 아시아 투자 전략 대표 아닌다 미트라는 “최악의 주가는 당국이 성장 목표에 대해 계속해서 말한 것과 말뿐인 성장에 대한 시장의 불신 사이의 깊은 괴리를 나타내는 것이다. 주식 시장 반등을 위해 이러한 괴리가 메워지거나 최소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오랫동안 부동산에 크게 의존돼 왔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분의 1이나 된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의 비중을 줄이고 다른 분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증시 지원을 위해 중국 정부는 여러 정책들을 내놨었다. 그 예로 지난 해 중반 투자 활성을 위해 주식 거래세를 인하한 것이 있다. 또한 인덱스펀드의 등록 문턱을 낮추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쉽게 중국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스위스 자산관리사 GAM 인베스트먼트(GAM Investments)의 투자매니저 지안 시 코르테시 “중국 정부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계속 분위기를 끌어올릴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시장들은 중국 증시와는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지난 해 미국 증시는 폭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도 2023년 28%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9% 이상 상승해 30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개인 투자자들도 일본 증시의 상승세에 올라타고 있다고 한다. 니케이225를 추종하는 중국 내 ETF 4개의 규모가 지난 주 약 26억 달러를 기록했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해 말 골드만 삭스는 2024년 중국의 CSI300 지수가 약 16%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JP모건 체이스와 모건 스탠리 또한 올해 말까지 중국 주식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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