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선택·집중 전략이 핵심 사업 고도화와 인공지능(AI) 시너지라는 두 가지 방향에서 속도를 낼 전망이다.
30일 롯데그룹과 외신 등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에 힘을 쓴다는 방침이다. 롯데가 그동안 60여곳의 회사를 매수하던 전략에서 이제는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해 매각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롯데 측은 "지난해 일본 롯데리아를 현지에서 매각했고 롯데알미늄 보일러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등 계열사 사업부문 몇 군데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한국 롯데리아와는 별개 회사로 358개의 매장을 운영했던 일본 롯데리아는 점유율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내에서 롯데리아 부진이 매각으로 이어졌다. 롯데리아는 1972년 도쿄 니혼바시에 1호점을 내고 장기간 사업을 이어왔지만 결국 업계 선두인 맥도날드에 밀려 시장점유율을 확장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실적이 부진한 사업군의 매각과 함께 롯데는 기존부터 이어오던 사업을 미래 성장 가치가 있는 사업으로 전환하는 신성장 전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롯데는 "4개의 신성장 영역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바이오 테크놀로지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동빈 회장이 올해 전 계열사에서 AI 기술 협력을 강조한 만큼 롯데의 계열사 디지털 전환에 대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롯데만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AI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데를 요청하며 AI 전환을 한 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도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현장을 찾아 롯데정보통신의 기술과 타사의 AI 부스를 돌며 미래 먹거리 현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의 AI 기술 협력에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이 주축이 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9월 롯데그룹 정보화전략세미나에서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경영 인사이트'를 주제로 그룹 간 통합 시너지 전략을 제시했다. 롯데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전방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플랫폼과 AI 기술에 대한 시너지를 강조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9월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한 AI 테스크포스(TF)가 운영되오고 있는 만큼 올해 그 역할과 비전이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AI TF를 토대로 신동빈 회장이 주문한 AI 기술의 방향성을 연구하고 있다"며 "모든 계열사들이 마케팅이나 고객·재고관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성을 찾고 있는 만큼 IT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이 AI 협력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오은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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