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 대기업 열에 일곱은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거나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2대 수출 주력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수출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 150곳 중 73%가 올해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증가하거나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수출 증가폭이 5% 미만일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4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업들은 5∼10%(15%), 10∼15%(7%), 15∼20%(5%), 20% 이상(5%) 순으로 수출 증가폭을 예상했다. 올해 수출 증가를 전망한 기업은 그 이유로 수출 대상국의 수요 개선(39%)과 신사업 발굴·사업 다변화 효과(21%) 등을 꼽았다.
응답 기업 27%는 올해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들은 높은 원자재 가격이 지속돼 수출 경쟁력이 약화(40%), 미국·중국 등 주요 수출국 경기 부진(38%) 등을 이유로 지목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 부품 업종이 가장 높은 성장인 6%를, 바이오·헬스 5%, 전기·전자 4%, 자동차 4%, 일반기계 4% 순으로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반면 철강과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은 올해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협 관계자는 “철강, 석유제품, 석유화학은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21%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 관련 업종 수출이 부진하면 국내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응답 기업의 66%는 올해 수출 채산성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산성은 수출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수준으로 환율과 수출 단가 등 영향을 받는다. 채산성이 개선될 업종으로 선박(25%)과 바이오·헬스(24%), 전기·전자(21%)를 예상했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수출리스크로 세계 경제 저성장에 따른 수요 감소(42%), 원부자재 가격 상승(21%),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11%) 등을 꼽았다.
지원이 시급한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원자재 관세 인하 또는 할당 관세 적용 품목 확대(25%), 법인세 감세 및 투자 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25%), 환율 안정(19%) 순으로 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올해 수출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황이 회복되면서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국 경제의 회복 지연,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하방 요인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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