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당인 공화당측, 친트럼프 강경파 중심 추가 지원 거부
유럽 동맹국이 미국 공백 메꿔야 우크라의 파국 막을 수 있어
미국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액 등을 담은 안보 관련 예산안이 상원에 계류하고 있는 가운데, 하원에서 다수당인 공화당이 친프럼프 강경파를 주축으로 추가지원을 거부하고 있어 해당 예산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러시아와 장기전을 치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멈춘다면 우크라이나는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내정의 여파를 분석한 기사에서 "유럽이 미국의 지원 공백을 채우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슬로모션'으로 패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600억 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액 등을 담은 안보 관련 예산안이 상원에 계류 중이다. 하원에서 다수당인 공화당이 친트럼프 강경파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어 해당 예산안의 처리는 불투명하다.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반대했다. 올해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하면 양자 타협으로 전쟁을 즉시 끝내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을 향해서도 자국 안보는 스스로 책임지라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지난 10일 유세에서 나토 동맹국이 안보비용 분담금을 확충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무력사용을 부추기겠다는 발언도 꺼냈다.
가디언 측은 미국 대외정책을 이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상황을 지속하면 우크라이나는 내년을 기점으로 러시아에 서서히 패배할 것이란 예측을 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가 하루에 포탄 1만발을 발사하는 데 비해 우크라이나는 2천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도네츠크의 차시브 야르와 바흐무트 사이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우크라이나 22여단 소속 포병은 현재 포탄 부족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이들은 소련제 152㎜ 포탄을 아끼기 위해 하룻밤에 발사하는 포탄 수를 3발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전쟁 경제'로의 체제 전환에 성공하며 장기전을 이어갈 태세를 갖추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수도 모스크바 공장에서 포탄 약 450만 발을 생산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하루 1만2천발 이상씩 생산하는 셈이다. 또 러시아가 올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5% 이상을 국방비에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연합군연구소 소속 샘 크레니 에번스는 "이런 상황은 우크라이나가 더는 러시아 포병을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격하기 어려운 우크라이나군이 할 수 있는 건 생존을 위한 노력 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유럽의 지원까지 지연되면 우크라이나의 패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에번스는 전쟁은 최소 1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유럽 동맹국이 미국의 공백을 대신해야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해 3월 말까지 우크라이나를 위해 포탄 100만 발을 생산하기로 했던 유럽에서도 실제 생산량은 48만∼70만 발에 그칠 것으로 에스토니아는 추정했다.
이달 초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약 72조 원)의 지원에 합의했으나 무기 추가 지원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가 언급되고 있지 않은 만큼 유럽 상황도 녹록치 않다.
[위키리크스한국=오은서 기자]
oes@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