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유럽은 허약하지 않다”...트럼프 발언에 부심하는 유럽 지도자들
[월드 투데이] “유럽은 허약하지 않다”...트럼프 발언에 부심하는 유럽 지도자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2.15 06:06
  • 수정 2024.02.1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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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도날드 투스크(왼쪽) 폴란드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 = 연합뉴스]
파리에서 만난 도날드 투스크(왼쪽) 폴란드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 = 연합뉴스]

미국 대선의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향한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자 미국과 동맹국들이 일제히 반발과 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

나토가 ‘미국 국방력에 무임승차한다’는 트럼프 집권 시기의 주장을 넘어 적대국을 충동질해 무력 사용을 부추기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인식하는 분위기다. 특히 트럼프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앞세우며 美 고립주의로의 회귀는 물론 주한미군 철수 재추진까지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파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때를 맞춰 독일, 프랑스, 폴란드 등 유럽 국가 정상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유럽의 안보 강화를 강조하고, 유럽연합(EU) 27개국은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것을 더 충족시켜주는 유럽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성명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4년간 500억 유로(약 72조 원)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유로뉴스> 등 해외 언론은 14일(현지 시각) 유럽 정상들의 만남 소식을 전했다.

폴란드, 프랑스, ​​독일 정상들은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충분할 만큼의 안보 체제를 굳건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우세하게 점쳐지고, 러시아가 공격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3국 정상들의 이 같은 행보는 필연적 수순으로 해석된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연달아 만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자국과 유럽의 주요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부활’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가 러시아보다 군사적으로 한참 뒤떨어질 이유가 없기 때문에 군비 생산을 늘리고 협력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투스크 총리는 유럽연합이 스스로 군사 강국이 되는 것은 권리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번 만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주말, 나토 방어비를 충분히 지불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을 침공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발언한 뒤 유럽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이후에 이뤄져 주목을 끌고 있다.

“돈을 안 냈어요? 당신은 체납자입니까?”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불특정 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이렇게 비난을 퍼부은 바가 있다.

“아니요. 나는 당신들을 보호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나는 그들이(러시아를 지칭)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도록 격려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돈을 내세요. 청구서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하라는 말입니다.”

트럼프는 최근 대선 유세 현장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베를린에서 만난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우측)와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좌측) [사진 = 연합뉴스]
베를린에서 만난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우측)와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좌측) [사진 = 연합뉴스]

트럼프의 이 말은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소련에 점령당하고 이후 수십 년 동안 구소련의 위성국 신세를 면치 못했던 폴란드와 같은 나토의 최전선 국가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은 투스크 총리는 “유럽이 직면한 위협이 점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계속 과소평가하는 모든 이들은 (이 발언을) 불에 덴 것처럼 받아들여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또한 유럽 국가들에게 “최대한 한 빨리… 가능하다면 향후 12개월 안에 훨씬 강력한 방공 능력과 화력을 생산을 위해” 군사 프로젝트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며 맞장구를 쳤다.

숄츠 총리는 트럼프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나토의 안보 약속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모두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는 나토의 모토입니다”라고 말했다.

“아무도 유럽의 안보를 가지고 장난치거나 ‘거래’할 수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파리에서 투스크 총리와 함께 연설하면서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크라이나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후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추가로 충족시켜주려는 유럽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유럽에서 나토를 강화하고 대서양 동맹의 기둥이 되는 안보 및 국방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마크롱은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앞선 발언은 그가 재선될 경우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이외의 또 다른 국가를 침공할 용기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미군과 동맹국을 더 큰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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