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아내 스텔라가 말하는 어산지..."미 정부, 수정헌법 1조 위협하고 있다"
[WIKI 프리즘] 아내 스텔라가 말하는 어산지..."미 정부, 수정헌법 1조 위협하고 있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3.01 07:09
  • 수정 2024.03.01 0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산지의 석방을 촉구하는 스텔라와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어산지의 석방을 촉구하는 스텔라와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영국 고등법원에서 미국 송환에 맞선 줄리안 어산지의 최종 상소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공판이 지난 2월 20에서 21일 이틀 간 열린 뒤, 매체 알자지라 팟캐스트는 어산지의 아내 스텔라 어산지를 인터뷰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의 미국 정부와의 법적 투쟁과 관련한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 생활을 할 때 두 아이를 낳고, 옥중 결혼식까지 올린 어산지 부부의 첫 만남과 관련한 이야기까지,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공판을 직접 참관한 스텔라는 당시의 분위기에 대해, 언론의 관심과 보도가 전에 없이 컸고, 법정 밖에는 어산지를 지지하는 무수한 인파들이 모였다고 했다. 그러나 그러한 법정 밖 분위기와는 달리 안에서는 미국 정부와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산지 측은 그가 정치적 견해로 인해 표적이 되었으며, 미국이 저지른 전쟁범죄와 외교적 비리를 폭로했기 때문에 미국이 앙갚음으로 그를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은 방대한 기밀 문서들을 유출해 어산지에게 전달한 전 국방부 정보분석가 첼시 매닝은 내부고발자가 아니며, 어산지 역시 언론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문서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즉, 정부의 범죄를 폭로하는 것보다 정부의 기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공판에서 어산지 측은 전 트럼프 행정부 때 당시 CIA 국장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를 주축으로 미 정부에서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 중이던 어산지를 납치 살해하려고 모의했다는 증거를 판사에게 제출했다.

30명이 넘는 전 CIA 관료들이, 폼페이오가 어산지 암살을 계획한 동기는 당시 위키리크스가 CIA의 대규모 민간인 해킹툴 볼트7(Vault 7)에 대해 폭로한 것 때문으로 보였다고 했다.

스텔라는 오랫동안 고립된 생활을 해 온 어산지의 건강이 영국의 악명 높은 교도소 벨마시에 수감돼 있는 동안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산지가 영국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는데도, 미국의 송환 요청만으로 몇 년 째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을 짚었다. 

어산지는 다른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는 극도로 열악한 독방에 수감되어 송환에 맞서 싸우고 있는데, 이 때문에 그의 건강은 악화돼가고만 있다.

따라서 그가 지난 5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건강한 상태로 자신의 재판에 출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스텔라는 말했다. 이번 공판에서 어산지는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해 화상 연결을 통한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

현재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텔라는, 미국의 정치적 변화에 어산지의 운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호주 정부도 지금은 어산지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 또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변화에 따라 어산지 사건의 향방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의 기소 여부, 생사가 백악관에 앉은 사람에게 달려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 오바마 행정부는 어산지를 기소하지 않았었다. 언론의 자유를 우선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전례 없는 사건을 만들며 이를 언론 탄압의 도구로 쓰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이든 행정부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스텔라는 어산지와의 첫 만남에 대해서도 말했다.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에 있을 때 두 사람은 처음 만났지만, 둘의 만남은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었다. 

어산지의 원칙적인 성격과 명석함, 세상에 대한 호기심, 정의에 대한 열정 때문에 사랑에 빠졌다고 스텔라는 말했다. 두 사람은 안전을 위해 연인 관계임을 오랫동안 비밀로 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어산지가 교도소에 수감된 뒤, 스텔라는 판사에게 어산지의 보석을 허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보석은 허가되지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둘째가 태어난지 몇 달 안 된 때라 두 사람의 관계를 공개하고 어산지를 위한 활동하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아이들과 자신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보다 어산지를 잃을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어산지가 폭로한 전쟁범죄 증거 자료에는 ‘부수적 살인’이라는 영상이 있다. 이 영상에는 미군 아파치 헬기가 이라크에서 로이터 기자들을 포함한 민간인들 십수 명을 고의로 사살하면서 웃는 충격적인 모습이 담겨 있고, 영상이 공개되자 전 세계가 경악했다.

이 영상에 대해 스텔라는, 이 살인과 관련된 이들 중 누구도 기소는 커녕 책임을 지지 않았고, 이 범죄 행위를 폭로한 이, 즉 어산지만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어산지 사건은 정부의 범죄를 폭로한 언론인을 처벌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측이 자신들의 범죄를 공개한 언론인의 입을 막고 구금하고, 그를 본보기로 다른 언론 기관들이 같은 행위를 못하도록 만든다고 했다. 이 때문에 뉴욕 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가 어산지 개인은 지지하지 않지만, 어산지 사건이 언론의 자유에 관한 미 수정헌법 제1조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상소 승인 심리에서 패하면 어산지에게는 유럽인권재판소에 사건을 가져가는 마지막 방법이 있다. 그러나 유럽인권재판소가 송환 중지 명령을 내리기 전에 영국 당국이 어산지를 미국행 비행기에 태울 수 있다. 스텔라는 어산지 암살 계획을 세웠던 바로 그 CIA가 어산지를 국가안보 사건 혐의자들이 보내지는 연방 교도소로 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스텔라는, 어산지가 매우 원칙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함과 정의로 인류의 진보를 돕는 데 깊은 동기를 두고 있으며, 불의를 보면 힘들어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전쟁의 고통을 보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가자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보았을 때 공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아프간 전쟁, 전쟁의 성격, 전쟁광들의 진짜 동기에 대한 그의 발언들이 인터넷 상에 퍼지는 이유는, 그가 참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특수한 이해 관계와 연결지을 수 있기 때문이고, 따라서 불이익을 당하는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그가 필요하다고 스텔라는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prtjam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