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1군 건설사가 싸게 잘 짓는 게 최고!”…신반포27차 재건축조합 속사정
[현장에서] “1군 건설사가 싸게 잘 짓는 게 최고!”…신반포27차 재건축조합 속사정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3.07 08:15
  • 수정 2024.03.07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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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27차, 1월 유찰 후 두번째 설명회에서 5개 건설사 참여
SK에코플랜트, 단독입찰 이어 2차 현설 참여…4월 입찰·6월 선정
재건축 조합장 “공사비 958만원도 높은 금액…장기전 될 듯해”
[사진=안준용 기자]
신반포화랑27차아파트. [사진=안준용 기자]

3호선 잠원역 4번 출구를 통해 걸어 올라가다보면 들리는 소리는 다른 지하철역 출구에서 들리는 소리와는 다르다.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 소리를 예상하고 올라갔지만 드릴 소리가 기자를 반겨줬다. 신반포화랑27차아파트(이하 신반포27차)까지 걸어가는 동안 재건축 사업장의 소리와 거대한 가림막들은 재건축을 앞두거나 진행되고 있는 잠원동 일대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영상=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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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잠원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정비 사업 22곳 중 19곳이 신반포 단지들이지만 한강변에 위치한 서울의 대표적인 강남 금싸리기 땅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재건축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공사비를 50만원 더 올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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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27차. [사진=안준용 기자]

신반포27차는 잠원동 일대의 1985년 준공된 12층짜리 복도식 노후아파트다. 지하 5층~지상 28층 아파트 2개동, 210세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신반포27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2018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으며, 사업시행인가는 지난해 1월 서울시로부터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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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27차 재건축 조합 사무실. [사진=안준용 기자]

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이진만 신반포27차 조합장은 “아무래도 아파트 1채라 규모가 작다 보니 건설사들이 섣불리 결정 내릴 수 없는 모양”이라고 말한다.

평당 907만원 공사비에도 유찰되자 조합은 958만원까지 공사비를 올렸지만 정작 5일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는 단독입찰의 주인공 SK에코플랜트를 포함해 금호건설, DL건설, 한양, 두산건설이 등 5개 건설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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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의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절차도. [사진=안준용 기자]

조합 사무실에는 SK에코플랜트 관계자들이 주고 간 시공사 선정 절차도가 파티션에 붙어있었다. SK에코플랜트의 하이엔드 주거브랜드인 ‘드파인’의 로고가 박힌 절차도는 SK에코플랜트가 아직은 발을 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입찰일까지 한달, 시공사 선정까지 세달이 남은 상황에서 SK에코플랜트 측은 다른 건설사들보다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진만 조합장은 “2번 유찰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한데 1차와 2차와 입찰금액이 같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건이나 금액이 변경되면 ‘2번 유찰시 수의계약’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공사비가 올랐으니 지난 1월 SK에코플랜트의 단독입찰은 수의계약 조건에서 빠진다는 것이 조합의 설명이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강남에서 유찰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한번 유찰되면서 미궁 속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누가 끝까지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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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27차. [사진=안준용 기자]

이 조합장은 1차에는 삼성물산·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DL건설·호반건설·대방건설·금호건설 등이 참여했는데 2차 설명회에는 현저히 줄어 아쉽다는 내색을 드러냈다. 2차까지 참여한 건설사는 SK에코플랜트, 금호건설, DL건설이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관심은 있다”면서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도 “꼭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다고 해서 사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조합장은 “공사비가 안 맞으니까 조합에서도 시공사들이 원하는 만큼 들어줄 수는 없다”라면서 “분담금도 계산해야 하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첫번째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던 많은 업체들이 하나도 입찰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일부 올렸다고 해도 그 금액에도, 시공사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조금은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렇지만 이 조합장은 “다행히 SK에코플랜트는 그 금액에도 해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면서 불행 중 다행인 현 상황을 전했다.

이 조합장은 “우리가 생각할 때는 올린 공사비(958만원)도 엄청 높은 금액”이라면서 “사업 규모가 작다보니 주저하고 있는 듯하다. 입찰 마감은 4월 22일이고 시공사 선정 총회는 6월 초라 장기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진만 조합장은 “좋은 건설사가 와서 값싸게 잘 지어주는 것이 최고”라면서 “희망사항 아니겠나”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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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27차 단지 내 위치한 공중전화 박스. [사진=안준용 기자]

이제는 어색한 복도식 아파트인 신반포27차를 한바퀴 둘러보니 건물 곳곳이 녹이 슬었고 단지 내에는 공중전화 박스까지 있었다. 

경칩이 지났지만 신반포27차 아파트 1채는 우두커니 외롭게 서 있었다.

그렇게 단지 내 유일한 놀이터로 보이는 시소도 혼자 그 자리를 우직하게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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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시소. [사진=안준용 기자]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junyongahn0889@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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