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바이든 국정연설에 초대된 어산지 동생...토머스 매시 의원 초청
[WIKI 프리즘] 바이든 국정연설에 초대된 어산지 동생...토머스 매시 의원 초청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3.07 19:54
  • 수정 2024.03.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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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로이터 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로이터 연합뉴스

미 켄터키 주 공화당 하원의원 토머스 매시가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의 남동생 가브리엘 쉽튼을 7일(현지시간) 저녁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두교서(국정연설)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어산지에 대한 기소와 송환을 멈추지 않고 계속 추진 중이다.

쉽튼은 폭스뉴스에 매시 의원의 초대가 영광이라며, “그는 한결같이 어산지의 기소를 그만둘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공익을 위해 정보를 공개한 언론인에 대한 이 전례없는 기소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명확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산지는 2010년, 미 국방부 내부고발자 첼시 매닝이 전달한 기밀문서들을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공개했다. 이를 통해 미국의 전쟁범죄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CIA의 무고한 민간인 고문, 외교적 비리 등이 세상에 폭로됐다. 특히 ‘부수적 살인’이라는 제목의, 이라크에서 미군 헬기가 로이터 기자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고의로 사살하며 웃고 즐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이러한 증거들이 담긴 문서들을 공개한 것에 대해 미 정부는 호주인인 그를 방첩법 위반과 컴퓨터 해킹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송환에 맞선 어산지의 마지막 상소 신청에 대한 심리가 지난 달 영국 고등법원에서 열렸다.

바이든은 현지시간 7일 밤 9시에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할 예정이다.

쉽튼은 바이든의 연설 자리에 초대된 것에 대해 “이것이 어산지에게 자행하고 있는 부당함에 이목을 끌고, 이렇게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는 것에서는 득이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대통령이 깨달아 어산지가 아내와 어린 두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2010년 위키리크스 폭로 이후 미국의 추적을 받아 온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범죄 혐의를 받고 영국에서 스웨덴으로 송환될 상황에 처하는데,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이를 자신을 잡으려는 미국의 음모라고 여겨 2012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추구했다.

대사관 건물 내에서 망명 생활을 한 어산지는 2019년 4월, 친미 성향으로 바뀐 에콰도르 정부에 의해 대사관 건물 밖으로 강제 추방됐고 곧바로 영국 경찰에 체포돼 현재까지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어산지가 체포되자마자 스웨덴 당국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성범죄 수사를 철회했다. 

2021년 미국의 송환 요청을 놓고 미국 정부 대 어산지의 1심 재판에서 판사는 송환을 불허했다. 미 교도소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산지가 자살할 위험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고, 2022년 영국 내무부는 송환 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2월 공판은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한 어산지의 사실상 마지막 상소 시도이며, 상소가 받아들여지면 재판이 다시 열리게 된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산지 측은 최후의 수단으로 유럽인권재판소에 사건을 가져가게 된다.

미국으로 송환되면 어산지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재판을 받고 최고 175년 형을 선고받아 보안 시스템이 최고로 악명 높은 교도소에 수감될 수 있다. 어산지의 지지자들은 그가 미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매시 의원은 성명에서 “어산지를 기소하려는 미 정부의 노력은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위협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재임 중일 때 나는 그에게 어산지의 사면을 요청했고, 사면하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법무부가 추구하고 있는 형사 기소를 철회해야 한다. 나는 쉽튼이 연두교서에 함께 하자는 내 초대를 받아들여 기쁘다”라고 말했다.

2013년 오바마 행정부는, 2010년 위키리크스 폭로에 대해 어산지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어산지를 기소하면 당시 위키리크스와 같이 문서들을 공개한 뉴욕 타임즈를 포함한 주류 언론들도 기소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바마는 35년 형을 선고받은 매닝을 7년 만에 가석방시켰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어산지를 기소했고, 바이든이 이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에는 매시 의원과 매사추세츠 주 민주당 하원 제임스 맥거번 의원을 주축으로 초당적으로 모인 16명의 의원들이 서명한, 어산지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바이든에게 보냈었다. 매시 의원은 방첩법을 개혁하고 공익고발자 및 언론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초당적 법안을 지지해 왔다.

지난 달에는 고문에 관한 유엔 특별 조사관 앨리스 질 에드워드가,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되면 고문이나 그 밖의 학대, 처벌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영국 정부에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지난 주, 표현의 자유에 관한 유엔 특별 조사관 아이린 칸 역시 어산지 기소는 탐사보도에 대한 위험한 선례를 만든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호주 의원들이 영국 내무장관 제임스 클레벌리에게,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중단하고, 영국 정부가 어산지 탄압 위험에 대한 평가를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호주 의회는 미국과 영국 정부에 어산지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투표해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었다. 

어산지 측 변호사 마크 서머스는 지난 달 상소 승인 공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어산지를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납치 암살하려고 CIA와 모의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야후뉴스 탐사보도에 의하면, 트럼프 행정부 하의 CIA가 자신들의 대규모 불법 감청 프로그램 ‘볼트7(Vault 7)’에 대해 위키리크스가 폭로하자, 어산지를 납치하고 암살하려고 구체적이고 진지하게 계획했다. 당시 어산지 납치 암살 계획은 CIA 국장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와 정부 고위급 관료들 사이에서 논해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구체적인 방법들을 요구한 것으로 야후뉴스는 보도했다.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동안 CIA는 어산지와 변호사 및 의사, 기자 등 그의 방문객들을 감시감청했다. 당시 CIA의 불법 감시감청 활동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어산지는 방첩법 하에 미 정부로부터 기소된 최초의 언론인이다. 따라서 이 기소가 언론 활동을 범죄화하려는 것이라고 많은 언론의 자유 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다.

2022년에는, 위키리크스가 2010년 폭로 때 함께 했던 세계적인 주류 언론사들인 가디언, 뉴욕 타임즈, 르몽드, 슈피겔, 엘파이스가 어산지 기소를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미 정부에 보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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