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면·스낵에 의존, 포트폴리오 다각화 절실
최근 삼양식품의 본사가 다시 종로 일대로 돌아오고 밀양 제2공장 착공식에 들어가는 등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1조1929억 원, 1468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1%, 62%가 증가한 수치다. 매출 1조 원과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창사이래 처음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불닭볶음면 등의 해외 매출이 상승해 호실적을 거뒀다고 전했다.
삼양식품이 이 같은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많은 고난이 있었다. 회사는 지난 1989년 이른바 '우지파동'으로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당시 라면을 튀기는 데 식용이 아닌 우지(소기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약 8년간의 공방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이미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뒤였다.
삼양식품은 우지파동으로 인해 종로에 있던 삼양식품 본사도 1997년 현재 위치로 옮겼고 2002년에는 구 사옥을 매각했다. 해당 기간 동안 회사의 피해액은 수천억 원에 손식액이 늘어나 약 1000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고 알려졌다. 이후에도 외환위기, 오너리스크 등 각종 악재가 회사를 덮쳤다.
하지만 김정수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시작됐다. 김 부회장은 회사를 정상에 올려놓고 꾸준하게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실제 이러한 근거로 김 부회장이 아이디어를 낸 불닭볶음면이 말 그대로 '대히트'를 치면서 삼양식품을 180도 바꿔놓았다는 평을 듣는다.
불닭볶음면은 출시 초기 국내 매출의 경우 월 7~8억 원이었으나 1년 만에 월 3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까르보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등 후속 작품이 이어지면서 연달아 '대박 행진'을 기록했다. 불닭 신화는 국내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닌 해외에서도 이뤄졌다. 기존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2016년 26%였다. 하지만 2019년 50%를 넘기고 2023년에는 70%로 꾸준하게 성장했다. 현재 수출국은 약 100개 국가에 이르고 해외 매출의 80% 이상이 불닭시리즈에서 발생한다.
다만 이같은 삼양식품의 흥행에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삼양식품은 면·스낵 매출에 94%를 의존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식품계는 최근 미래 신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식품회사인 오리온의 경우 레고켐바이오 인수에 나서는 등 미래 신사업 발굴에 들어갔다. 이에 삼양식품도 미래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2021년부터 식품과 접점이 있는 바이오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해외로도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가며 식물성 패티, 프로틴 음료 등 헬스케어 및 단백질 소재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와 관련 분야 전문 인재 확보를 위해 R&D를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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