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미 법무부가 애플을 반독점 이유로 고소한 이유들 보니...
[월드 투데이] 미 법무부가 애플을 반독점 이유로 고소한 이유들 보니...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3.23 06:29
  • 수정 2024.03.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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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美 법무부(DOJ)가 애플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뉴저지 지방법원에 고소했다. 애플의 아이폰 생태계가 소비자와 개발자, 경쟁 업체를 희생시키면서 천문학적 가치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CNN방송은 22일(현지 시각) 美 법무가 애플을 고소한 구체적 이유들을 열거했다.

“어머니에게 아이폰(iPhone)을 선물하세요.”

Vox 미디어(Vox Media)가 주관하는 2022년 ‘코드 컨퍼런스’에서, 한 기자가 자신의 아이폰으로 어머니의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메시지를 보내면 어머니가 영상이 느리고 엉성해서 보기가 힘들다고 불평하는데 어찌 된 일이냐고 불만을 표출하자 애플(Apple)의 팀 쿡 CEO는 이렇게 답변을 했다. 이 답변은 그 뒤로도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美 법무부장관 메릭 갈런드는 목요일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역사적인 반독점 소송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바로 이 답변을 인용하면서 날카롭게 비판했다. 애플 CEO의 말을 그대로 되돌려 준 것이다. 이번 반독점 소송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16개 주는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독점권을 불법적으로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인 애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소송은 애플이 경쟁자를 배제하고, 고객을 자사 제품과 서비스로 유인하고, 계속 구매하도록 설계된 앱 스토어와 고객 경험을 용의주도하게 관리함으로써 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성명을 내고 이번 소송에 동의하지 않으며 강력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우리의 정체성과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애플 제품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공격한다.”

애플은 이렇게 항변했다.

반독점 소송이 성공할 경우 애플은 자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고수하고 있는 ‘폐쇄 정원(walled garden)’ 전략의 일부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아이폰을 대체 앱 스토어들에 개방하고 아이메시지(iMessage)와 같은 기술을 안드로이드 휴대폰과 공유해야 할지도 모른다.

법무부는 고소장에서 애플이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미국인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다섯 가지 방식을 강조했다.

녹색 말풍선(Green bubbles)

애플의 메시지 전송 툴인 아이메시지(iMessage)는 애플의 아이폰 사용자끼리는 풍부한 텍스트, 고품질 동영상 및 오디오가 즉시 업로드된다. 즉, 애플 제품끼리는 소통이 원활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아이메시지가 안드로이드 휴대폰 사용자에게 전송되면 이미지가 엉성하고 속도가 느려질 수 있으며 이모티콘 소통, 편집, 네트워크 보안(end-to-end encryption) 같은 주요 기능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법무부는 아이메시지 내에서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차별하는, 낮은 품질의 공포의 ‘녹색 말풍선(green bubbles)’은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녹색 말풍선 메시지를 본 적이 있거나 엉성한 동영상을 수신한 적이 있는 아이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입증할 수 있듯이 애플의 경쟁 위반 행위에는 아이폰 사용자가 타사 제품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행위도 포함된다.”

갈런드 법무부장관은 목요일 이렇게 밝혔다.

“결과적으로 아이폰 사용자들은 경쟁사 스마트폰의 품질이 낮다고 인식하게 된다. 타사 스마트폰을 가진 친지와의 소통 경험이 상큼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랫폼 간의 융합 원칙을 위배한 책임은 전적으로 애플에게만 있다.”

작년에 애플은 자사 제품 기능 중 일부를 개방해서 안드로이드 휴대폰과의 통신을 위한 새로운 기술 표준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천덕꾸러기 ‘녹색 말풍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애플 워치 [사진 = 연합뉴스]
애플 워치 [사진 = 연합뉴스]

배타적 애플 페이(Apple Pay)

애플은 고객의 신용카드를 아이폰 내부 기술과 연결하여 대금 지불을 더욱 안전하고 원활하게 함으로써 결제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다. 그러면서 애플은 이러한 애플 페이(Apple Pay)가 이루어질 때마다 소액을 떼 간다.

그런데 애플의 아이폰 소유자는 애플 페이 외에는 물품값을 지불할 방법이 없다. 애플은 보안상의 이유를 내세워 타사 앱이 아이폰의 모바일 결제 칩에 액세스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법무부는 고소장에서 애플은 이런 식으로 고객이 경쟁사로 옮겨가지 못하도록 한다고 주장한다.

“애플은 또한 제3자 지불 방식(third-party wallets)이 제공하는 혜택과 혁신을 사용자에게서 박탈한다.”

법무부는 고소장에서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플랫폼 융합 디지털 지갑(Cross-platform digital wallets)이 적용된다면 사용자들은 아이폰에서 다른 스마트폰으로 더욱 원활하게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 워치(Apple Watch)로 경쟁사 제압하기

애플의 가장 성공적인 제품 중 하나인 애플 워치(Apple Watch)는 의도적으로 안드로이드 휴대폰과 호환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고 법무부는 주장한다.

시중의 다른 스마트워치들은 타사 스마트폰과 원활하게 작동하지만, 시장 선두주자인 애플 워치의 작동을 위해서는 아이폰이 필요하다. 이는 고객을 애플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가두어 애플 워치 고객이 아이폰을 구입하도록 강요하는 전략이다.

“애플은 아이폰 고객들이 다른 휴대폰을 선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값비싼 액세서리인 스마트워치를 활용한다.”

법무부는 고소장에서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제3자가 개발한 스마트워치 아이디어를 모방한 애플이 이제 해당 개발자의 혁신을 막고 ‘아이폰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애플 워치를 아이폰에 묶어두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타사 앱 스토어 금지

아이폰에서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애플 독점의 앱 스토어를 이용하는 것뿐이다. 이와 관련해 애플은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과 그렇지 않은 앱에 차별을 두는 것이 고객에게 도움이 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스팸과 유해 앱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법무부는 이로 인해 앱 개발자들은 애플의 부담스러운 제한 사항과 값비싼 30% 수수료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는 경쟁 원리에 위배된다.

예를 들어, 법무부는 애플이 불법적으로 아이폰에 등재를 막는 서비스로 클라우드 기반 게임 앱 스토어를 꼽았다. 결국 아이폰에서 게임을 스트리밍하려는 회사는 각각의 게임을 앱 스토어에 로드해야 하며, 이로 인해 게임 개발사는 훨씬 인기 있고 뛰어난 기술을 고객에게 마케팅하고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슈퍼앱(super apps) 제한

Apple은 앱 개발자에게 자사의 운영 체제에만 맞는 코드를 사용하도록 강요한다. 다시 말해 개발자가 모든 기기에서 돌아가는 단일 앱을 제공하는 범용 언어를 사용한 코딩을 금지한다는 말이다.

이는 ‘슈퍼 앱(super apps)’앱의 탄생을 가로막는다. ‘슈퍼 앱’은 애플의 iOS 운영 체제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서 동일하게 실행되는 앱을 말한다. 애플은 나아가 웹에서 효과적으로 실행되는 앱 내의 앱인 ‘미니 프로그램(mini programs)’을 제한한다. 법무부는 이러한 요구 사항으로 인해 개발자는 애플의 시스템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적어도 2017년부터 애플은 미니 프로그램과 슈퍼 앱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배제 요건을 임의로 부과했다.”

법무부는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애플은 경쟁사의 혁신을 방해하기 위해 앱 배포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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