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Insight] 골든타임 임박한 국내 석유화학, 탈중국·고부가 제품으로 살린다
[WIKI Insight] 골든타임 임박한 국내 석유화학, 탈중국·고부가 제품으로 살린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4.03.25 09:23
  • 수정 2024.03.25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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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공장 가동률, 지난해 74%까지 추락…영업 이익률 1.2%↓
"중국, 에틸렌 자급률 80% 끌어올려…플라스틱 자제도 불황 원인"
[출처=NCC]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1년 전 대비 4.8% 늘어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반도체보다도 먼저 '산업의 쌀'이라고 불렸던 석유화학 업계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는 제품 생산 설비들을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LG화학은 스티렌모노머를 생산하는 여수 SM공장 및 엑틸렌옥시드, 에틸렌글리콜 등의 제품에 대한 생산 중단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내 위치한 석유화학 생산 공장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매각했다. 말레이시아 대규모 생산기지인 로데케미칼타이탄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확실한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중국 합작공장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이 공장은 제지용 코팅 원료, 카펫, 아스팔트 개질제, 타이어코드 제조 등에 사용되는 스티렌부타디엔 라텍스를 생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기업들이 모여있는 여수산단의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74%까지 떨어졌다"면서 "불황으로 인해 가동할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보니 한 기업은 불과 3년 전 지은 새 공장을 다섯달 동안 가동을 중단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출처=하나금융경영연구소]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계는 한때 세계 3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처럼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중국의 에틸렌 자체 생산, 지구 온난화에 따른 플라스틱 사용 규제 등을 꼽았다. 

에틸렌은 정유공장에서 나프타를 뽑아내면 추출되는 기초 소제 중 하나다. 합성 수지와 합성 고무의 핵심 원료로 사용돼 반도체보다도 먼저 '산업의 쌀'이라 불렸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수입에 의존하던 중국이 자체 생산을 늘리면서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에틸렌 시세가 16% 가까이 추락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에틸렌 수출 감소폭은 40%에 육박했다. 중국은 현재 에틸렌 자급률이 80%에 달하지만, 조만간 100%까지 이뤄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출처=연합뉴스]

EU·미국 중심의 탄소배출 및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 규제 강화도 불황 원인 중 하나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매 년마다 지구의 온도가 뜨거워지면서 환경오염·온실가스에 대한 위기 의식이 대두되고 있다. 석유화학은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를 주로 생산한다. 반면 글로벌 흐름은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로 기울고 있다. 일례로 EU는 CBAM, 플라스틱세, 포장재 관리 규제 강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체결 등을 제시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556억 톤으로 추정된다. 이 중 석유화학은 금속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업종으로 분류됐다. 전체의 약 5.8%에 달하는 32억 톤이 석유화학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인해 석유화학 업계는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가 이같은 오명을 벗고 탄소 중립을 실시하기 위해선 약 92조 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산업 중 가장 높은 지출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고부가가치 기능성 수지 경쟁력 강화, 순환 경제, 원료 전환 등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위 아래로 늘려도 끊어지지 않는 PE 분리막이나, 폐플라스틱·배터리·신재생에너지·바이오 의약품·수소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확대가 앞으로 석유화학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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