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협력 '부산항 패싱'…허브항 지위 상실 위기
제미니 협력 '부산항 패싱'…허브항 지위 상실 위기
  • 이현규 기자
  • 승인 2024.03.25 17:58
  • 수정 2024.03.25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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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5위 해운사 머스크·하팍로이드 부산항 패싱 계획
부산항은 경쟁력 상실해 환적허브항 지위 상실 위기
부산항에 정박중인 선박들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각각 세계 2·5위 해운사인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손잡은 해운동맹 '재미니 협력'이 유럽~아시아 항로에서 부산항을 패싱(제외)한다는 충격적인 계획안이 나온지 한달이 넘었다. 그런데 HMM 등 국내 해운사와 항만기관들이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어,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내년 2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제미니 협력이 최근 유럽~아시아 항로에서 부산항을 비롯해 일본·대만·베트남 항만을 제외한다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제미니 협력 계획안에 따르면 기존 유럽~아시아 항로에 있던 항구들이 통폐합된다. 19개의 기항지와 4개의 환적허브를 운영하는 ‘허브앤스포크(Hub&Spokes)’ 전략이 이번 계획안의 핵심이다.

제미니 협력 네트워크에서 유럽~아시아 항로는 상하이 양산항, 싱가포르항, 말레아시아 탄중 팔레파스항이 허브항이 된다. 일본과 한국의 항구는 패싱되고, 대신 피더 서비스(Feeder Service)만 제공받는 피더항으로 바뀐다. 피더항은 허브항과 다르게 허브항·원거리 운송 서비스를 담당하는 대형선인 모선 대신 허브항까지만 화물을 옮기는 근거리 운송용 중·소형 선박인 피더선이 기항하는 지역항을 뜻한다.

지난해 부산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2315만TEU) 중 환적 물동량(1241만TEU) 비율은 53.6%에 달했다. 환적 물동량은 우리나라에서 환적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 화물 물량이다. 이 같은 수치로 볼때, 부산항이 현재 환적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내년 제미니 협력이 출범하며 부산항에 피더 서비스만 제공하면 환적 물량이 급격하게 떨어져 부산항은 국제적 허브항의 지위를 상실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부산항이 허브항으로써 경쟁력을 상실하면 우리나라 해운산업 역시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간 안정적인 물류량 덕분에 운영됐던 터미널 운영사들을 비롯, 물류 관련 기업들과 국가 해운·항만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국내 수출입 업체들 역시 비용과 시간 소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유럽에 수출할 시, 부산항에 기항해 있는 제미니 협력 선박에 물건을 바로 실으면 됐다. 하지만 이제 제미니 협력 선박을 이용하려면 피더선으로 제미니 협력 허브항까지 물건을 옮겨야하는 단계가 추가된다. 게다가 제미니 협력이 피더선 업체를 지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유럽으로 수출하려면 제미니 협력 모선을 이용하려면 제미니 협력 피더선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구교훈 국제물류사협회장은 "계획안이라고는 하지만 제미니 협력 부산항 패싱은 사실상 확정이 된 상황"이라며 "유명무실해진 디얼라이언스를 해체해 HMM이 유럽 항로를 가지고 있는 다른 선사와 해운 동맹을 맺는 등 발빠르게 이번 패싱에 대응해야하는데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아 정말 답답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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