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영국 고등법원 "어산지 사형 안한다고 보장해야 송환 가능"...벼랑 끝 위기 넘긴 어산지
[WIKI 프리즘] 영국 고등법원 "어산지 사형 안한다고 보장해야 송환 가능"...벼랑 끝 위기 넘긴 어산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3.27 07:13
  • 수정 2024.03.2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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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 [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당장의 미국 송환은 면했다. 영국 고등법원이 미국에 어산지 처우에 대한 추가적인 보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은 어산지가 미국의 군사 기밀문서들을 공개해 여러 사람들의 생명을 위험에 놓이게 했다고 주장하며, 방첩법 하에 그를 기소하고 미국으로 송환하려고 하고 있다. 어산지는 CNN에 자신이 위키리크스에 공개해 전 세계를 경악시킨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미국 주도의 연합군과 이라크 정부군에 의해 자행된 전쟁범죄의 확실한 증거라고 말한 바 있다.

어산지 측은 미국이 정치적 동기에 의해 그를 기소했고 미국으로 송환되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2022년 영국이 미국 송환을 승인한 것에 대해 항고할 수 있는 재판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고등법원의 두 담당 판사는, 어산지를 즉각 송환하지 말도록 하고, 미국에는 3주 내에 미국 수정헌법 제1조와 관련한 어산지의 권리와 어산지가 사형 선고를 받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보장을 제출하라고 했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는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미국이 영국 법원이 요구한 보장을 제시하지 못하면 어산지는 5월에 송환에 맞선 항고를 할 수 있다.

이 판결은 10년 넘게 이어진 사건에서 어산지에게 또 다시 생명줄을 연장시켜주는 것이 될 수 있다.

어산지는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로 지난 5년 동안 미국 송환에 맞서 법적 투쟁을 벌여 왔다.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에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7년 동안 망명 생활을 했다.

어산지 사건은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이들은 그가 송환되면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거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영국 법원은 어산지의 탄원 중 3가지 근거에 가망성이 있음을 말했는데, 그의 송환이 표현의 자유에 어긋난다는 것과, 송환되면 호주인인 어산지가 미국에서 편향된 재판을 받을 것이라는 것, 또한 사형에 맞서 제대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 법원은 미국의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로 항고하는 것은 승인하지 않았다. “판사는 증거를 토대로, 자신의 정치적 견해 때문에 기소가 됐다는 것을 어산지가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라고 판결은 말했다.

또한 CIA가 어산지를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납치하려고 계획했다는 증거를 고려했지만, 이는 송환 소송과는 관련없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어산지의 아내 스텔라 어산지는 판결이 나온 뒤 법원 밖에서 기자들에게 남편이 정치범이라며, “어산지에 대한 기소는 그가 진실을 공개하고, 미국이 저지른 전쟁범죄의 증거를 공개한 것에 대해 그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제기되지 말았어야 할 이 수치스러운 사건”을 바이든 행정부가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0년 어산지는 미 국방부 내부고발자 첼시 매닝으로부터 건네받은 기밀문서들을 공개해 미국으로부터 추적을 받아 왔다. 이 문서들에는 이라크에서의 전쟁범죄, 외교적 비리,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무고한 민간인 구금 및 고문에 대한 증거들이 담겨 있었다.

2019년 미 버지니아 법원은, 방첩법 위반 17건, 컴퓨터 해킹 공모 1건, 총 18건의 혐의로 어산지를 기소했다. 미국은 어산지가 문서를 입수하기 위해 매닝을 부추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 기소 당 약 10년 형 선고의 가능성이 있으며, 전체 합하면 어산지는 최고 175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어산지는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나빠 지난 2월 심리에 직접 출두하지 못했다. 화상연결도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한다. 

어산지의 변호인들은 미국의 송환 요청이 어산지의 인권을 파괴하는 것이고,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며, 어산지가 한 일은 일반적인 언론 활동으로 처벌받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할 때 CIA의 납치 암살 대상이었다며, “CIA와 미 정부 고위급이 상세한 계획을 꾸민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CIA의 어산지 납치 암살 의혹은 증거와 함께 검토되지는 않았지만, 어산지 측은 송환 사건에서 다뤄져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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