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p War] 반도체 전쟁 한복판에 선 SK하이닉스…HBM3E 라인업 구축으로 엔비디아 성문 열까
[Chip War] 반도체 전쟁 한복판에 선 SK하이닉스…HBM3E 라인업 구축으로 엔비디아 성문 열까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3.27 16:59
  • 수정 2024.03.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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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세계 최고 사양 'HBM3E' 개발해 엔비디아에 납품
엔비디아 "SK와 오랜 기간 협력…HBM3E 분야 협업 계속되기를"
정부, HBM 등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 생산 팹 착공 지원

편집자 주

반도체 전쟁이 끝나고 '반도체의 봄'이 올 수 있을까.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역시 AI반도체와 HBM을 놓고 치열한 전투가 일어나고 있다. [Chip War]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외 반도체 전쟁 양상과, 해당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본다.

용인 SK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출처=용인특례시]

반도체 전쟁에 AI가 참전하면서 전세가 바뀌고 있다. 그리고 막이 오른 이 기술전쟁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최전선에서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납품하고 있는 기업은 SK하이닉스지만 최근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HBM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옛날 제갈공명이 남동풍을 이용해 적벽대전의 판세를 바꾼 것처럼 반도체 전쟁에서 남동풍은 '엔비디아 바람'이 돼 전세를 뒤바꿀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의 HBM3E는?

엔비디아 GTC 2024 행사장 내부 SK하이닉스 전시 부스. [출처=SK하이닉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지난주 AI 서버용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HBM의 5세대 제품인 삼성의 차세대 HBM3E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고 "기대가 크다"고 밝혀 반도체업계가 들썩였다. 

지난 3~4년간 엔비디아에 D램을 공급하고 있던 SK하이닉스로선 입지가 흔들릴 수 있는 있지만 다년간의 노하우로 대응 전략이 갖춰진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젠슨 황 CEO의 발언 하루 전인 지난 19일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3월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HBM이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됐다. HBM3E는 HBM3의 확장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SK하이닉스]

그렇다면 SK하이닉스의 HBM3E는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까.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HBM Business담당)은 "세계 최초 HBM3E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AI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다중 연결하는 식으로 반도체 패키지가 구성돼야 한다. 이에 AI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반도체 성능에 대한 요구 수준을 계속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3E는 속도와 발열 제어 등 AI 메모리에 요구되는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초당 최대 1.18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이는 FHD(Full-HD)급 영화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AI용 D램 중 최고 사양을 갖춘 HBM3E 제품. [출처=SK하이닉스]

AI 메모리는 극도로 빠른 속도로 작동해야 하는 만큼 효과적인 발열 제어가 관건인데 SK하이닉스 이를 위해 신제품에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공정을 적용해 열 방출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시켰다. 

MR-MUF란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을 말한다. SK하이닉스의 어드밴스드 MR-MUF는 기존 공정보다 칩을 쌓을 때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휨 현상 제어도 향상해 HBM 공급 생태계 내에서 안정적인 양산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SK하이닉스의 HBM제품들을 엔비디아가 그간 공급받고 있던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3에 이어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공급하게 됐다"면서 "HBM3E 양산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탄탄한 인프라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 제품인 HBM3 양산을 비롯해 꾸준히 엔비디아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2년 SK하이닉스의 HBM3 샘플에 대한 성능평가를 마치고, 신제품 H100에 HBM3를 결합해 가속컴퓨팅 등 AI 기반 첨단기술 분야에 공급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일정에 맞춰 HBM3 생산량을 늘리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이같은 협력의 기반에는 반도체 산실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 있다. 반도체 세계전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부가 나서 반도체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SK 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장관은 지난 21일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반도체 초격차는 속도에 달린 만큼 우리 기업이 클러스터 속도전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전 부처가 합심하여 대응하겠다"면서 "HBM 등 첨단 반도체의 수출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클러스터는 지난 2019년 조성계획 발표 후 인·허가 문제로 개발이 지연됐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당·정·지자체·민간기업간 상생협약이 체결돼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1기 팹(Fab) 부지는 약 35%의 공정률을 보이며, 현재 부지 조성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2046년까지 120조 원 이상 투자를 통해 총 4기 팹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고, 내년 3월에는 생산 팹 1기가 착공될 예정이다. 생산 팹 완공 시,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3층 Fab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간담회에서 안덕근 장관은 인프라의 적기 구축, 초격차 기술 확보 및 수출 확대 지원, 반도체 소부장·팹리스 생태계 강화를 약속했다. 산업부는 클러스터 내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자 지난 2월 전력공급 전담반(TF)을 발족했으며, 올해 3월까지 반도체 등 첨단특화단지 지원 전담부서 설치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종합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br data-cke-eol="1">최태원 SK회장(오른쪽)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br>
최태원 SK회장(우측)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좌측)이 지난해 9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SK하이닉스]

전쟁터 한복판에 선 SK하이닉스의 '최대생산 거점'이자 '기술협력 R&D 허브'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일종의 무기고라고 할 수 있다. 장수가 상대보다 더 나은 무기를 사용해 전투에서 이기는 것처럼 SK하이닉스는 탄탄한 반도체 인프라라는 무기로 반도체 전쟁에서 살아남고 있는 것이다.

AI 반도체와 HBM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기술력 확보와 수출 진작을 위해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종합전략과 반도체 장비 경쟁력 강화방안도 올해 상반기에 마련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해온 성공적인 HBM 비즈니스 경험을 토대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의 위상을 굳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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