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기술 중심 경영·기업가 정신 이어 받겠다" 애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오늘(29일) 6시38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숙환으로 영면했다. 향년 89세다. 재계는 "진취적 기업가 정신과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효성을 이끈 조 명예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재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생을 달리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이어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을 담당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 영결식은 2일 오전 8시 예정이다.
조 명예회장은 1935년 경남 함양에서 부친인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인 조홍제 효성 창업주는 1948년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삼성물산을 세워 함께 운영한 인물이다. 그는 1962년 효성물산을 세우고 독립 경영에 나섰다.
고인은 당시 일본 와세다대 화학공학과, 미국 일리노이대 화학공학 석사를 마친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영 수업을 받으라는 조홍제 창업주의 지시에 따라 1966년 귀국했다. 이후 그는 아버지에게 "향후 석유화학 산업이 중요해 질 것"이라며 동양나이론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2년 효성그룹 2대 회장으로 오른 뒤 2017년까지 35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그가 회장으로 리더십을 펼치는 동안 효성은 섬유, 첨단소재, 중공업, 화학, 무역, 금융정보화기기 등 다양한 사업에서 빛을 냈다.
조 명예회장은 '기술 중시 경영'을 철학으로 삼아왔다. 이같은 집념으로 고인은 1971년 효성은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이후에도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설립을 주도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를 독자 개발하고 연구를 지시해 국위선양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인께서 강조한 기술 중심주의와 품질 경영을 바탕으로 효성그룹은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면서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정신 및 철학을 이어받아 기업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을 통한 국가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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