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유럽 과학자들 “다음 팬데믹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킬 것”
[월드 투데이] 유럽 과학자들 “다음 팬데믹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킬 것”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4.22 06:17
  • 수정 2024.04.22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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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동안 한 예술가가 벽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Sars-Cov-2가 여전히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믿는다. [사진 = 로이터]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동안 한 예술가가 벽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Sars-Cov-2가 여전히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믿는다. [사진 = 로이터]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팬데믹이 발생한다면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21일(현지 시각) BBC가 곧 발간될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금주 말 발표될 국제 조사에 따르면, 저명한 질병 전문가 중 57%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종이 다음 팬데믹의 주범이 될 것이라고 꼽았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쾰른대학(Cologne University)의 존 살만톤-가르시아 박사는, 인플루엔자가 가장 가까운 팬데믹 위협 요인이라는 믿음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진화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기 연구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겨울마다 인플루엔자가 나타납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이 현상을 작은 팬데믹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이를 유발하는 다양한 변종의 독성이 아직까지는 그렇게 강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을 겁니다.”

총 187명의 유명 과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조사의 세부 내용은 다음 주말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전염병 학회(ESCMID)’ 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 중 21%는 인플루엔자 다음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전염병으로 ‘질병 X(Disease X)’라고 불리는 미지의 바이러스를 꼽았다. ‘질병 X’는 아직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원인 불명의 감염병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팬데믹이 코로나19의 원인인 Sars-CoV-2 바이러스가 그랬던 것처럼, 미확인 상태에서 갑자기 나타날 미생물에 의해 발생할 것이라고 믿는다. Sars-CoV-2 바이러스는 2019년부터 이런 식으로 느닷없이 출현해 인간을 감염시키기 시작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Sars-CoV-2 바이러스가 여전히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번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 중 15%는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팬데믹의 원인으로 이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꼽았다.

라사(Lassa), 니파(Nipah), 에볼라(Ebola), 지카(Zika) 바이러스와 같은 기타 미생물에 의한 치명적 전염병을 심각한 글로벌 위협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인플루엔자는 대다수의 세계 과학자들의 눈에 팬데믹 유발 잠재력 측면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남아 있습니다.”

살만톤-가르시아 박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지난주, WHO(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건의 조류독감(avian flu) 사례를 유발하고 있는 H5N1형 인플루엔자의 놀라운 확산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H5N1의 경이적인 확산은 2020년에 시작되어 수천만 마리의 가금류와 수백만 마리의 야생 조류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2023년 2월 1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클라인펠터스빌 근처의 미들크릭 야생관리구역에서 흰기러기떼가 날아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H5N1 조류독감의 새로운 변종이 흰기러기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23년 2월 1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클라인펠터스빌 근처의 미들크릭 야생관리구역에서 흰기러기떼가 날아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H5N1 조류독감의 새로운 변종이 흰기러기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H5N1형 인플루엔자는 가장 최근에는 미국 12개 주에서 가축을 포함해 포유동물로 확산하면서 인간에게까지 전이되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를 키우고 있다. 하트필드 왕립 수의과대학의 다니엘 골드힐 박사는 지난주 ‘네이처(Nature)’ 저널을 통해, 이 바이러스가 포유류 종을 더 많이 감염시킬수록 인간에게 위험한 변종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글래스고대학교의 바이러스학자 에드 허친슨 박사는 소에서 H5N1 바이러스가 출현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돼지는 조류독감에 걸릴 수 있지만, 최근까지 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소들은 자신들끼리 옮기는 질병의 변종에 감염되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에서 H5N1이 출현한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H5N1 바이러스가 점점 더 많은 농장 동물에 감염되고, 농장 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될 위험이 점점 더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바이러스가 더 많이 퍼질수록 바이러스가 변이되어 인간에게 퍼질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집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이 바이러스로 주사위 놀음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현재까지 H5N1이 인간에 전파된다는 징후는 없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인간이 감염된 수백 건의 다른 사례들의 결과는 처참했다. 

인간에게는 바이러스에 대한 자연 면역이 없기 때문에 사망률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WHO의 수석과학자인 제레미 파라는 이렇게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H5N1을 포함한 많은 변종에 대한 백신이 이미 개발되었다고 말은 하지만, 인플루엔자로 인한 팬데믹 전망은 충격적이다. 

“조류독감에 의한 팬데믹이 발발한다면 필요한 규모와 속도로 백신을 생산하는 것은 ​​엄청난 물류 문제에 부닥칠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백지상태에서 백신을 처음부터 개발해야 했던 코로나19 때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에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허친슨 박사는 이렇게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 사람들은 질병 확산을 예방하는 몇 가지 교훈을 망각하고 있다고 살만톤-가르시아 박사는 지적했다.

“사람들은 다시 손에다 기침을 하고, 그 손으로 다른 사람들과 악수를 합니다. 또,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예전의 나쁜 습관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후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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