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한걸음 후퇴 속 미래차 산업에 집중 투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한걸음 후퇴 속 미래차 산업에 집중 투자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8.07 16:17
  • 수정 2018.08.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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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수직계열화 투자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기업 등 전략 투자
지배구조개편안 상관없이 미래차 핵심부품 사업부문 투자 진행
현대차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차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최근 1년 간 투자가 미래차 산업의 역량 강화에 집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추진했던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개편안에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분할을 통해 모듈과 A/S부문은 글로비스에 넘기고 기존 모비스는 핵심부품 사업을 위주로 미래차 산업에서 성장동력을 키워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행동주의 헤지 펀드 엘리엇의 최초 공격 이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면서 한 걸음 후퇴한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했던 핵심부품제조 사업은 주로 친환경차나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산업과 연관성이 높다. 현재 가치보다 미래의 잠재 가치가 훨씬 높은 부문이라 할 수 있다.

비록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려 했던 지배구조개편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의 이 부문에 대한 투자 의지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핵심 사업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 역시 선점이 필요한 부문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에서 발표한 투자 사업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미국 사운드하운드(Soundhound) 회사에 음성인식 기술 개발을 공유하기 위해 55억원을 투자했다. 또 2017년 12월에는 섬유광학기술 등의 개발을 위해 이스라엘 Opsys사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에는 자율주행차용 레이더와 전문업체인 미국 Metawave사와 협업체계 구축을 위한 투자를 진행했다. 또 7월에는 미래 커넥티드 카 개발을 위해 이스라엘의 Autotalks사에도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밖에 배터리용 첨단 소재 개발을 위해 미국 Ionic Materials사에도 투자와 더불어 물류 모빌리티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라스트 마일(Last-mile)에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 모색에도 나섰다.

IT기술을 접목해 라스트 마일 물류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의 메쉬코리아(Mesh Korea)와 중국의 임모터(Immotor)에 전략 투자를 단행한 것. 이같이 최근에 이뤄진 대부분의 투자들이 미래차 산업과 관련된 분야에서 이뤄졌다.

현대모비스 역시 핵심부품 신사업 개척을 위해 디지털 클러스터 시장 진출을 결정했고, 커넥티비티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인 칼스텐 바이스 박사를 영입하는 등 미래차 산업 부문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모습은 과거 국내에서 대부분의 자동차 관련 부문을 수직계열화 하며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투자에 나섰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수직계열화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었지만 미래차 산업 분야는 IT 등 타 산업 부문과의 콜라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수직계열화만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폐쇄적인 쇄국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은 최근 배터리, 레이더 등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에 전략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현대모비스를 미래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핵심부품 사업으로 재편하는 지배구조개편안은 무산됐지만, 현대차그룹 내 미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더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현대모비스 분할을 통한 지배구조개편안은 아예 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총수 지분 30% 이상인 상장사와 20% 이상인 비상장사에 적용됐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이 상장·비상장사 20%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과 현대글로비스는 새롭게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추가된다.

다만 현대차가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지배구조개편안에 대한 해법을 어떻게 내놓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미래차 산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차 산업 부문에 대한 투자는 현대차나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각 업체에서 개별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그룹 차원에서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지배구조개편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바가 없지만 별개로 미래차 부문에 대한 투자는 필요에 의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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