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칼럼] 박원순이 불지른 투기...'찔끔' 대책으론 안돼
[WIKI 칼럼] 박원순이 불지른 투기...'찔끔' 대책으론 안돼
  • 윤 광원 부국장
  • 승인 2018.08.28 14:54
  • 수정 2018.08.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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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대책발표에도 시장 '시큰둥'...대책 한꺼번에 총동원해야
지난 7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 정책 협약식'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 정책 협약식'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은 민선3기가 시작되자마자 '대형 사고'를 쳤다.

낙후된 강북을 살린다면서 여러 가지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내놓은 것.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용산과 여의도 개발 마스터플랜을 하반기 중 발표한다는 것이다.

창동.상계 문화산업단지, 사당.수색 등 12개 관문도시, 잠실 국제교류복합지, 영동대로 지하화, 서울역 통합개발 등도 포함됐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박 시장이 입버릇처럼 외치는 '서민'과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개발 호재로 집값, 땅값이 치솟으면 서민들은 더 힘들어지는 건 본인이 더 잘 안다. 내 집 마련은 더 멀어지고, 무주택자와 청년들의 절망감은 더욱 깊어지게 마련이다.

여의도가 강남인지 강북인지는 잘 모르지만, 잠실과 사당은 강북이 아닌 강남이다.

용산은 강북이긴 하지만 가장 잘 나가는 지역이고,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라 불리는 강북 부동산 열풍의 중심이다.

이게 '강북 살리기'란 말인가.

이런 개발호재 발표에 의한 부동산 띄우기는 참여연대 출신인 그의 평소 '소신'이나 '진영논리'와도 반대되는 일이다.

그가 속한 여권의 기본 철학과도 배치된다.

당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펄쩍 뛰면서, 부동산정책은 정부와 조율이 필요하다며 박 시장의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러나 박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은 서울시 소관이라며 무시하기까지 했다.

당장 부동산 시장은 요동쳤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으로 숨죽이고 있던 '투기세력'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급매물이 일제히 사라지고 호가가 치솟았다. 실수요자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과거엔 강남이 문제였는데, 이젠 강북이 문제가 됐다. 광명, 하남, 구리, 안양, 광교 등 수도권에도 불이 붙었다.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 고집세기로 소문난 박 시장도 손을 들고 말았다.

그는 정부의 긴급 부동산대책 발표를 하루 앞두고 개발계획 보류를 발표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발계획을 완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수요자가 동반된 강한 거래가 아닌, 한 채 또는 두 채가 거래돼 호가를 올린 상황"이라며 "국내 경기둔화 및 실업률 증가로 경제 펀더멘털 대비로 국내 주택가격은 '고평가'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하면 투기세력이 올린 집값이라는 얘기다.

그는 최근 집값 급등의 이유로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발표로 세제 관련 심리적 '악재'가 해소된 점, 저금리 기조로 시중 유동성 자금이 풍부한 점, 그리고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정책 방향의 '엇박자'를 꼽았다.

셋 중 하나는 박 시장의 '책임'이라는 것.

정부는 27일 부랴부랴 추가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기존 서울 11개구 이외에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을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유감스럽게도 모두 강북이다.

또 광명과 하남을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하고 구리, 안양시 동안구, 광교택지개발지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했다.

공급확대 대책도 예고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시큰둥'한 분위기다. 이번 대책이 투기세력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정부와 여당은 더 강력한 추가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문제는 여기에 있다.

더 강력한 추가대책이 있으면서 왜 시장에서 '약발' 안 먹히는 대책들을 '찔끔찔끔' 내놓느냐는 것이다.

사용 가능한 모든 초강력 대책을 한꺼번에 발표, 시장에 '핵폭탄' 급 충격을 주고 투기세력에게 극심한 '공포심'을 안겨줘야 한다.

그래야 '부동산 불패신화'를 깨뜨릴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정경부장/부국장]

 

 

 

gwyoun17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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