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인천시티투어-상] 수익이 중요한 게 아니지만…
[갈 길 먼 인천시티투어-상] 수익이 중요한 게 아니지만…
  • 조냇물 기자
  • 기사승인 2018-12-20 17:20:57
  • 최종수정 2018.12.20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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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좋지만 홍보 부족, 대중교통 연계 아쉬워

기자로 취직한 지 3달이 지났다. 학창시절을 인천에서 보낸 것도 아니고 대학을 인천에서 다니지도 않았다. 사실 내 또래에게 지역이란 어떤 애착 감도 사명감도 가지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딱히 이렇다 할 이유 없이 ‘20대가 자기가 사는 지역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시티투어 버스에 올랐다.

인천시티투어버스 하버라인(사진=조냇물 기자)
인천시티투어버스 하버라인(사진=조냇물 기자)

“버스나 지하철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좋은 경험인 거 같아요. 근데 코스가 좀 더 다양하면 좋을 것 같네요”

19일 장애인활동지원사 송모(여)씨는 버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모래내시장을 B군(9‧발달장애 3급)과 C군에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송씨는 지난주 B군과 함께 인천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인천시티투어를 처음 경험했다. 시티라인버스를 탔는데 ‘빨간 2층 버스’가 평소 버스에 관심이 많던 B군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다.

2층 버스가 주는 독특한 경치가 좋아 이날은 B군의 친구 C군(9)도 함께 했다. 아이들은 “일반 버스보다 자리가 넓어서 좋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투어버스는 색다른 경험이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수익적인 면에서는 항상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인천시의회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투어버스에 들어간 예산은 지난 3년 동안 45억원인데 반해 수익은 4억원이 채 안 된다. 출범 첫해인 2016년 7200만원, 2017년 1억4700만원, 2018년 1억8000만원이다.

‘인천 브랜드 홍보’라는 공공성을 고려해도 41억원의 수익 편차는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2일 하버라인, 19일 시티라인 투어버스에는 취재가 목적인 나를 제외하곤 관광객이 한 명도 없었다.

19일 시티라인 투어버스 2층의 모습. 관광객이 한명도 없다.(사진=조냇물 기자)
19일 시티라인 투어버스 2층의 모습. 관광객이 한명도 없다.(사진=조냇물 기자)

시티라인은 코스가 단조롭고 다른 라인에 비해 내용이 거의 없다. 송도에서 부평을 거쳐 구월동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든 익숙한 풍경이어서 큰 감흥이 없다. 역과 역 사이를 연결하고 있어 지하철로 충분히 이용 가능해 보이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특히 구간마다 내려 관광을 하려면 첫회인 10시 20분 차를 타야 하는데 이 시간엔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열기 전이다. 소래포구는 열린 가게가 없어 뻘밭을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모래내시장과 부평역 지하상가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이 주머니를 열게 하려면 당연히 고려할 부분이다.

이처럼 단조롭기만 한 시티라인에 실망감을 느꼈다면 100년 개항의 역사를 즐길 수 있는 하버라인이 있다.

100년 개항의 역사가 있는 월미도와 개항장은 인천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버스에 동행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자면 흔히 알던 인천의 모습이 아닌 구전설화 속 장소에 가 있는 기분이 든다. 그만큼 해설사의 설명은 전문적이고 흥미롭다. 

일반인 통행이 금지된 인천 내항 8부두의 크루즈 항만과 곡식창고는 흥미를 자아내기 충분하고 이어 인천대교를 건널 땐 멀리 보이는 바다가 가슴을 트이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송도에 들어서면 사실상 서울 근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빌딩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인천만의 특색 있는 관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19일 G-타워에서 송도 전경을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사진=조냇물 기자)
19일 G-타워에서 송도 전경을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사진=조냇물 기자)

송도를 지나 다시 월미도로 들어오면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비롯한 역사의 근거지에 들어선다. 기념관은 해설사가 상륙작전의 자세한 전말과 재밌게 풀어낸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평소 관심이 없다 해도 상륙작전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주변에 지하철이 없고 연계된 교통수단이 적었다. 기념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관광객들은 다음 투어버스가 올 때까지 30분을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시티라인과 하버라인을 타보니 시민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었지만 코스지정과 투어홍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티라인의 경우는 대대적 개편이 필요해 보인다.

지역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홍보가 많이 부족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시티투어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며 “주요 관광지,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를 고려한 노선 조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보다 인천을 홍보하고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관광객들의 요구사항에 맞는 테마를 모색해 나가며 적자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시티투어버스의 종류는 3가지로 송도부터 월미도와 개항장을 잇는 하버라인, 송도와 소래포구, 부평을 잇는 시티라인, 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바다라인이 있다. 순환 형 투어버스로 하버라인과 시티라인은 일반 5000원, 초등학생과 장애인, 65세 이상은 3000원이며, 바다라인은 일반 1만원, 초등학생과 장애인, 65세 이상 8000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32-772-3509)나 홈페이지(www.incheoncitytour.com)로 확인할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조냇물 기자]

sotanf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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