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구의 쫑즈, 안중근의 꿔바로우… 익선동 '독닙료리집' 성황
[현장] 김구의 쫑즈, 안중근의 꿔바로우… 익선동 '독닙료리집' 성황
  • 강지현 기자
  • 승인 2019.06.21 10:01
  • 수정 2019.06.21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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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100년, 신한희망재단의 특별 이벤트… 젊은층, 가족단위 큰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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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희망재단이 특별기획으로 익선동에 문을 연 '독닙료리집' [위키리크스한국DB]

“이 대나무잎 주먹밥이 김구 선생님이 일본 헌병에 쫓기면서 드셨던 밥인가 봐”

“그 때는 양도 훨씬 적었겠지? 가슴이 찡하다…”

20일 점심시간.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골목에 ‘독닙료리집’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대기하는 사람들은 친구, 연인, 가족단위 고객들...

순서가 돼 문을 열고 들어가자 ‘빈대떡 신사’를 비롯한 1940년대 음악이 흘러나오고, 벽면에는 독립투사들의 활동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메뉴판을 보니 김구 선생이 일제의 탄압을 피해 쫓겨 다니며 끼니를 해결했다는 ‘쫑즈’, 지복영선생의 중국식 파전병 ‘총유병’, 안중근 선생의 하얼빈 식단 ‘꿔바로우’, 오건해 선생이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했던 ‘납작두부볶음’ 등이 소개돼 있다. 하와이 노동자들의 ‘대구무침’, 이동녕 선생의 여름 음식 ‘조선식 냉채’,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가 버려진 배춧잎을 주워와 만들었다는 ‘곽낙원식 김치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30여석의 자리는 가득 차 있고, 개화식 복장의 종업원들이 날라온 음식들은 정갈하고 감칠맛이 난다.

친구와 찾았다는 김영미 씨(25. 직장인)는 “서영해 선생의 해산물 스튜와 밀빵을 주문했는데, 김용환 선생이 의열단에게 영영 보충을 시켜주기 위해 만들었다는 양미리 더덕 고추장 구이 등 한꺼번에 맛을 다 볼 수 없는게 아쉽다”며 “다음에 또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독닙료리집 메뉴 [위키리크스한국DB]
독닙료리집 메뉴 [위키리크스한국DB]

이곳은 일제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음식을 재현해 판매하는 식당, '독닙료리집'이다.

음식들은 독립운동을 했던 양우조, 최선화 부부의 일기 모음인 '제시의 일기' 등 자료와 독립운동가 후손의 증언을 참고해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됐다.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약 두 달간의 보완하는 과정도 거쳤다.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음식은 연명을 위해 먹었던 것이지만, 현대인의 기호에 맞춰 소스나 재료 등을 추가해 맛을 더했다.

예를 들어, 김구 선생의 쫑즈는 밥에 소금간을 하고 대나무 잎으로 싸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끼니를 해결하는 수준이었지만, 이 곳 음식에는 젊은층의 취향에 맞게 닭고기와 견과류를 일부 추가했다.

'독닙료리집'은 신한금융그룹 신한희망재단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했다. 다음 달 21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문을 연다.

신한금융 서영민 팀장은 “조국을 위해 희생한 독립투사를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해온 신한금융은 이달엔 일반 국민이 독립투사들이 먹었던 음식을 체험하면서 이들의 정신을 되새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음식점을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희망재단은 매달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투사들을 소개하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4월에는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특별사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재단은 독닙료리집 공식 개점일 하루 전인 18일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초청해 시식행사를 열기도 했다.

조용병 신한희망재단 이사장은 행사에서 "현재의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한 독립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알리는 뜻깊은 캠페인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많은 분이 '독닙료리집'을 방문해 수많은 독립 영웅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 따스한 한 끼를 나누며 그분들의 헌신과 열정을 떠올리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독닙료리집’에서 신한카드로 결제하면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 이용금액의 일부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지원하는 기부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100여년 역사의 조흥은행을 품에 안은 금융그룹이다.

조흥은행의 전신은 1897년 2월 세워진 한성은행.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은행이었다. 1943년 10월 한성은행과 동일은행이 합병하여 조흥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997년 초 한보그룹 등 수많은 기업들의 부도로 인해 부실채권 규모가 커져 경영 상태가 악화됐다. 이후 정부는 2002년 말 신한금융그룹으로의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2003년 9월 신한금융그룹에 편입됐다.

[위키리크스한국=강지현 기자]

‘독닙료리집’ 시식행사에 참석한 독립유공자 후손 등 참석자들이 독립투사들이 즐겨 먹던 음식을 맛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원웅 광복회 회장, 조용병 신한희망재단 이사장, 한완상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독립열사 후손 배우 박환희. 사진 신한희망재단 제공
‘독닙료리집’ 시식행사에 참석한 독립유공자 후손 등 참석자들이 독립투사들이 즐겨 먹던 음식을 맛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원웅 광복회 회장, 조용병 신한희망재단 이사장, 한완상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독립열사 후손 배우 박환희. 사진 신한희망재단 제공
신한희망재단이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에서 이벤트성으로 19일부터 한달간 ‘독닙료리집’의 문을 연다. 전날 독닙료리집에서 시식행사가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좌석 왼쪽부터 김영종 종로구청장, 김원웅 광복회 회장, 독립열사 후손 이준식 독립기념관장, 한완상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독립열사 후손 김종성씨, 사진 뒷줄 왼쪽에서 여덟번째 조용병 신한희망재단 이사장. 사진 신한희망재단 제공
독닙료리집 오픈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좌석 왼쪽부터 김영종 종로구청장, 김원웅 광복회 회장, 독립열사 후손 이준식 독립기념관장, 한완상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독립열사 후손 김종성씨, 사진 뒷줄 왼쪽에서 여덟번째 조용병 신한희망재단 이사장. 사진 신한희망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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