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삼성전자 ‘조용한 50주년’… 한일전쟁, 파기환송, 검찰수사 등 ‘불확실성’ 중첩
[포커스] 삼성전자 ‘조용한 50주년’… 한일전쟁, 파기환송, 검찰수사 등 ‘불확실성’ 중첩
  • 정예린 기자
  • 승인 2019.10.29 07:25
  • 수정 2019.10.2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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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글로벌 악재들 속에서 삼성이 활력있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해줘야"
삼성전자가 검찰 수사로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고 대혼란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내달 1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다음달 1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1969년 설립 당시 3700만원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반세기만에 연매출 240조원이 넘는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1964년 1월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로 출발했다. 자본금 3억3000만원, 매출액 4000만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매출 244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첫 진출했으나, 1998년 11월 1일 ‘삼성반도체통신’ 합병을 반도체 사업 원년으로 삼고 창립기념일 또한 11월 1일로 바꿨다.

기업의 입장에서 창립 50주년 행사는 '반세기'의 상징성 만큼이나 축하받으며 새로운 50년을 설계하는 자리다.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대대적인 비전을 발표하고 대규모 행사로 자축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50주년과 관련, ‘50년 사사’(회사의 역사)를 발간하는 것 외에는 기념일 행사를 갖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반도체 불황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가운데 총수 재판, 검찰 수사 등 국내적 변수가 진행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0년 단위의 창립기념식에 맞춰 진행하던 비전 선포식도 올해는 사업부 단위 또는 통합 메시지로 갈음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창립 30주년이었던 1999년에는 ‘뉴밀레니엄’ 선언을 통해 ‘2025년 매출 70조원, 사업군별 세계 3위권 진입’의 비전을 제시했고, 창립 40주년인 2009년에는 ‘2020년 매출 4000억달러(당시 약 473조원) 달성, 전세계 IT업계 1위, 글로벌 10대 기업 도약’이라는 ‘비전 2020’을 발표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IMF 외환위기(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등 위기 상황에 즈음한 창립 30주년과 40주년에도 각각 중장기 사업비전을 발표해 온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인 올해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대내외 변수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가 지속 중인 데다 경기 침체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불황, 디스플레이 사업 부진 등이 겹치는 등 유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드러내놓고 50주년을 자축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호황을 누린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가격 급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1~6월) 연결기준 매출은 108조51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2조8308억원으로 58%나 줄어들었다. 지난 8일 발표된 3분기 잠정실적도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56.2% 감소했다.

2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 참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2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 참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리더십 공백 위기 또한 삼성전자로서는 부담이다.

지난해 2월 집행유예를 받고 경영에 복귀한 이재용 부회장은 그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위기 속에서도 국내외 현장을 누비며 최전선에서 위기 극복을 모색해 왔으나, 지난 25일부터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시작되면서 향후 경영행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부장판사는 25일 첫 공판에서 이례적으로 이 부회장에게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언급하면서 “심리 중에도 당당히 기업 총수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올들어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 2030’, QD디스플레이에 13조 투자 등 미래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은 만큼 중장기 비전 외에 향후 과감한 혁신과 ‘투명 경영’을 위한 준법·윤리경영 강화 등의 방안 수립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대내외적 최악의 상황이 거듭되고 있지만, 삼성은 꾸준히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해 8월 2020년까지 3년간 180조원 투자 및 4만명의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해 10년 동안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0일 충남 아산 탕정공장에 13조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신규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자칫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 총수가 인신 구속될 경우 투자가 올스톱되면서 기업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최대기업이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국가적으로 조성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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