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완공 시점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 돼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노선 서울 강남 삼성역 북부구간 공사진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기존 노선을 우회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현재 계획돼있는 GTX-A 강남 노선은 압구정과 청담동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공사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어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TX-A노선은 파주 운정과 경기도 일산, 서울역 등에서 공사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강남 북부구간에는 공사 펜스 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강남구청이 강남구 주민 안전과 재산권 침해 문제 등을 이유로 GTX-A 공사 시작에 필요한 ‘도로점용 허가’와 ‘녹지점용 허가’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GTX-A노선 철도가 청담동 주택가를 관통해 지나가게 될 경우 안전상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고층건물 지하에서 발파 작업이 이뤄지는 것에 대한 주민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어 도로점용 허가를 불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GTX-A노선 철로의 경우 기존 서울 지하철이 지나는 노선과는 결이 다르다. 일반적인 서울 지하철이 도로변 지하를 따라 운행하는 반면 GTX-A노선은 직행 노선이라 서울 도심 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는 형태로 신설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A노선은 대심도 터널 공사를 통해 지하 40m~50m 사이의 깊은 구간에서 공사ㆍ운행된다. 국토부는 이 같은 이유로 공사 현장에서 유발되는 소음ㆍ진동 문제가 지상까지 전달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강남 압구정과 청담동 일대 주민들은 여전히 안전문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구분 지상권’ 등 재산권 문제도 껴 있어 더 민감하다.
이에 GTX-A 시행사는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일각에선 GTX노선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GTX 철로는 기존 지하철과 달라 서울 핵심구간을 관통해 신설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일반적인 지하철처럼 도로변을 따라 신설하게 된다면 기존 3호선과 무엇이 다르겠느냐”고 항변했다.
GTX-A 시행사는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강남구청 측에 행정심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해당 소송은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에서 판단한다.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가 GTX-A 시행사의 손을 들어주게 될 경우 GTX-A노선 강남 구간 공사는 곧바로 시작될 수 있지만, 강남구청이 행정심판 소송에서 승소하게 될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GTX-A 시행사, 강남구청 사이에는 강남구간 선로 우회 이야기가 오갔다. 기존 계획인 청담동 주택가를 관통하는 형태가 아닌 강남도로 변을 따라 우회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국토부와 GTX-A 시행사 측에 청담동 주택 지하를 관통하지 않고 우회해 지나가는 방안을 요청했다”며 “이 두 기관과 관련 내용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GTX-A 강남구간 노선을 우회해 공사하게 될 경우 GTX 공사기간 지연과 공사비 증가는 피할 수 없게 된다. 경기북부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소요되는 시간 역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 청담동 주민 의견을 전달받아 상당 부분 검토를 마쳤다"면서 "다만 '노선 변경'이 있을 경우 공사비 증가·공사기간 지연 문제 등이 발생될 수 있어 긍정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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