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어차피 되지도 않는 취직, 아예 포기하려고 합니다”…20대 ‘구직 포기자’ 급증
[프리즘] “어차피 되지도 않는 취직, 아예 포기하려고 합니다”…20대 ‘구직 포기자’ 급증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07.29 07:31
  • 수정 2020.07.30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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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취업문 [출처=연합뉴스]
좁은 취업문 [출처=연합뉴스]

"100개가 넘는 기업체 인사담당자님들에 이력서를 뿌렸는데 아무 소용이 없네요... 배낭여행이나 가려고 합니다." (올 2월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자 김모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채용이 얼어붙으면서 구직 활동을 아예 중단하는 '구직 포기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IT 기업 인턴 과정에 지원했던 최동민 씨(27)는 “지난달 잡혀 있던 면접 일정이 기약 없이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일자리 구하는 것에 전념하려 해도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열심히 노력할 텐데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가 더 줄어들었다고 해서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취업준비생 박 모씨는 코로나 때문에 취업 계획이 완전히 틀어져버렸다며 당분간 구직을 포기한 상태다. 

박 씨는 “코로나 때문에 망쳐버린 김에 조금 쉬어야겠다”며 “이런 상황에 노력해봤자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교 4학년 1학기를 온라인으로 마친 강민구 씨(26)는 방학부터 취업에 도전해볼 생각이었는데 뽑는 기업이 적어서 원서도 내보지 못했다.

그는 마땅한 기업이 없으면 취업스터디를 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할지 말지 고민 중이다. 하반기 취업 시장도 얼어붙을 게 뻔해 스터디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강 씨는 “이렇게 스트레스 받을 바에 모아 놓은 돈으로 여행이나 갔다 올까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고용한파 영향 때문에 쉬었거나, 구직을 단념한 인구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그냥 ‘쉬었음’을 택한 인구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쉬었음’ 인구는 모든 연령계층에서 증가했지만, 특히 20대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기업 채용이 연기되고, 숙박·음식업 등 대면업종 타격이 지속되면서 20대의 구직기회와 활동이 줄어든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각종 기업 공채 등이 지연되거나 최소화되면서 현재 20대 후반 세대 전체가 고용시장 진입을 하염없이 대기해야 하는 ‘코로나 제너레이션’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54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5% 증가했다.

사상 최대 증가했던 지난 4월 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경제활동인구는 0.9%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20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걸 우려하고 있다.

처음에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차원에서 기업 공채가 연기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영업실적 악화 등 경영상 이유로 채용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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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채용은 물론, 기존의 대기업 직원들도 고용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일반 대기업들의 고용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중 국민연금 가입 여부를 알 수 있는 498개 사의 국민연금 가입자 추이를 조사한 결과, 6월 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는 총 165만345명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2월부터 6월까지 1만1천880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국민연금 가입자가 3천747명 늘어난 것과 상반된 결과로, 코로나19가 기업의 고용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22개 업종 중 절반이 넘는 15개 업종에서 국민연금 가입자가 감소했다. 유통을 비롯해 식음료, 생활용품, 서비스 등 주로 B2C 기업들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유통업종의 경우 2만4천294명이 국민연금을 신규 취득한 반면 2만6천813명이 국민연금 가입 지위를 상실해 실질 감소 인원이 2천519명에 달했다.

이어 건설·건자재(-1천947명)·식음료(-1천729명)·공기업(-1천701명)·생활용품(-1천486명)·서비스(-1천428명)·자동차·부품(-1천49명) 등이 1천명 이상 줄었다.

 

이어 롯데쇼핑(-1천601명), 아성다이소(-1천259명), GS리테일(-1천121명)의 직원이 각 1천명 이상 줄어드는 등 유통기업의 타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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