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벗어난 HUG, 괴롭힘 방조·묵인…그곳은 지옥이었다"
"상식 벗어난 HUG, 괴롭힘 방조·묵인…그곳은 지옥이었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9.15 11:08
  • 수정 2020.09.15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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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현직 임직원, 5년 전 업무로 인한 공황장애 판정 받아
"폭언 들어도 팀장은 모르쇠…소송시 불리한 증언 하기도"
이재광號 HUG, 사실 알고도 철저한 감사·징계조치 안 내려
[이재광 HUG 사장 / 사진=HUG]
[이재광 HUG 사장 / 사진=HUG]

내부 임직원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에서 최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임직원을 위로해줘야 할 파트장이 오히려 그에게 악담을 던지거나, 타 부서로 전출을 요청한 직원을 휴직 종료 후 동일 부서에서 근무하게 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광 사장은 그간 내부소통 및 고충처리 강화 등 조직문화 혁신 6대 과제를 강조해왔다. 이번에 공개된 내부 제보를 통해 이 사장의 진정성과 리더십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HUG 임직원인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5년 당시 서부관리센터 채권관리 B팀장 소속 팀원으로 활동했다. 특히 그는 보증보험 관련 민원상담을 하는 업무를 주로 실시했는데, 당시 민원인으로부터 심한 폭언·욕설을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원인과 직원 사이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B팀장이 이를 방조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지 않아 결국 같은해 3월 불안 및 공황장애 증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같은해 6월경 그가 담당한 사건이 소송으로 불거진 사례가 발생했다. A씨는 분양이행시 환급하고 나면 환급사업장이 남는데, HUG측에서 77억 원에 매각해놓고 잔금을 제때 주지 못해 기업 측에서 HUG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이 담당한 사건이었던 만큼 최선을 다해서 소송 대비에 나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회사의 편에 서야 할 B 팀장과 서울3센터 채권관리 C파트장은 오히려 회사를 불리하게 만드는 증언을 했다고 한다. A씨는 "B팀장과 C파트장은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했음에도 법정에서 'A씨의 절차가 정상적인건지 잘 모르겠다'는 등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닮은 사례가 또 있었다고 밝혔다. 민원 상담을 담당하던 한 여직원이 악성 민원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으나, C파트장이 이를 묵인하고 오히려 방치했다는 것이다. A씨는 "C파트장이 옮겨가는 곳마다 팀원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부하직원 3명이 정신질환에 걸렸다. 그런데도 회사는 그에게 적절한 징계조차 내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C파트장은 센터장까지 마치고 전문위원으로 서울 여의도에서 HUG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같은 사건들을 과거부터 현재 이재광 사장이 이끄는 시점까지도 감사 요청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질 않자, 결국 지난해 6월17일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까지 감사요청 민원을 접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제기한 사항을 HUG 담당부서에 전달해 관련 규정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됐는지 확인토록 하겠다'면서 해당 내용을 HUG 당시 인사처장에게만 전달하고, 인사처장은 이를 전혀 문제삼거나 아무런 조치를 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HUG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A씨의 정신 건강을 꼬집으며 '감사 결과 문제점은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당 관계자는 "이 사건은 A씨가 오랫동안 제기해온 문제다. 한국노총·금노·회사 감사실·국가 인권위에서도 본 사건을 다 조사했다"면서 "조사 결과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이었다'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사가 민원을 말리지 않았다고 하지만, 재판에서는 '다툼을 말린 것 같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 분이 몸이 좀 안좋으시다. 정신적으로도 약하시다. 피해의식도 있고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2018년 10월1일 조직문화 혁신캠페인을 선언하며 조직문화 개선에 힘을 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사장은 당시 갑질근절, 적폐·부패 청산, 성희롱 성추행 프리존 선언, 음주문화 개선, 내부소통 및 고충처리 강화,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 등 조직문화 혁신 6대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A씨 외에도 여전히 내부에선 이같은 6대 과제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임직원은 "고충처리위원회가 있지만 형식적인 수준"이라면서 소통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과연 그에게 붙은 '노동자를 위한 경영인'이란 별명이 적절한 지 다시한 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겠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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