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폭행·보안 유출자 무징계…정재훈 사장 몰매맞는 사이 한수원 내부기강 '심각'
상습폭행·보안 유출자 무징계…정재훈 사장 몰매맞는 사이 한수원 내부기강 '심각'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11.30 12:16
  • 수정 2020.11.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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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상습폭행한 B씨, 신고 접수 후에도 정상 근무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에 폐쇄병동 한 달 입원까지
과거 기밀 빼돌린 임직원도 최근 재보직 받고 근무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 사진=연합뉴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 사진=연합뉴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사장이 최근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두고 정치권과 실랑이를 벌이며 정신없는 사이, 한수원 내부에선 상식을 벗어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습폭행한 임직원을 무징계하거나, 과거 한빛원전 기술 관련 프로그램이 깔린 사무실 컴퓨터를 몰래 훔쳤던 임직원이 버젓이 근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심각한 내부 기강이 도마에 올랐다.

27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그는 최근 3년차 선배 B씨를 상습폭행 혐의로 검·경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달은 올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당시 사람들이 많은 구내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중 돌연 B씨에게 주먹으로 척추를 가격당했다고 전했다. A씨는 "당황해서 돌아보니, 선배는 '눈 마주친 것 같은데 인사를 왜 안하냐'며 또 허리를 꺾었다. 정말 척추가 불구될 것 같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제보자는 이 사건을 회사에 신고하자, 이를 알아챈 B씨가 '니가 일을 못해서 그런거다' '조용히 없었던 일로 하고 넘어가자'면서 "이번 일로 내 꿈이 생겼다. 널 완전히 짓밟는게 내 꿈이다. 약하게 밟았더니 이렇게 들이대는거 아니냐. 완전히 밟아서 없애버리겠다"고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씨는 B씨가 자신의 폭행에 대한 반성은 커녕 욕설과 함께 "너에게 징계를 줄 예정이다. 내가 회사나 노조에 빽이 있다"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고 호소했다.

A씨는 "신고한 이후부터 B씨는 단 둘이 있거나 사람들 옆에 있을때도 주먹으로 팔뚝을 치거나, 의자에 앉아있을 땐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복도에서 마주치기만 하면 주먹으로 폭행해 수십회를 때렸다. 어느날은 휴게실에서 물 마시고 있는데 구두발로 조인트를 까더니, 매점에선 본인 옆에 있는 의자를 가져가는데 자기가 아닌 다른 선배에게 허락을 맡고 가져갔다면서 온갖 심한 욕설과 '죽여버리겠다'고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구내식당 폭행건으로 허리통증이 이어져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진단 6개월을 받고 정신과 폐쇄병동에 한 달 입원까지 했다. 회사에 이같은 사례를 언급해도 큰 도움이 안됐다. 현재 B씨는 아직도 조사 결과가 안끝났다는 이유로 다른 부서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내부 기강 해이 사례는 A씨 외에도 또 있었다. 또 다른 제보자 C씨에 따르면 한수원에서 지난 2013년 한빛원전 직원이 원전기술 관련 프로그램이 깔린 사무실 컴퓨터를 몰래 훔쳐 자신의 집에 설치한 사례가 있었다. 국내에서 가장 보안등급이 높은 가급 국가 보안 목표시설인 원전의 기술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한수원 측은 '단순 절도'라며 해당 사건을 큰 문제로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한 임직원이 입사 후 회사 컴퓨터 훔치다가 기사 나오고 징계 받고, 그 와중에 음주운전하고 후배 직원 폭행까지 했다"면서 "한수원 측은 그럼에도 그를 다른지역으로 발령만 냈다가 최근 보직을 다시 내렸다. 아마 임직원들 중 이 사례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한수원은 답이 없는 집단이다"라며 자사를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잡코리아 리뷰에 남겨진 전현직 게시글에는 "꼰대문화 성추행 만연한 듯" "일 안하는 차장 과장 널려있다" "보수적인 조직과 잦은 회식으로 괴롭다" "상사가 지금 시기에 술 같이 안마신다고 삐지거나 자꾸 축구하자고 부르기도 한다"는 등 내부기강이 심각함을 인지할 수 있는 내용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각에선 정재훈 사장이 대외적으로 갖은 의혹과 논란으로 정신없는 사이, 집안 단속에 부실해서 발생한 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논란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한수원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수일 째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bokil8@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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