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포커스] '업황 악화' 저축은행권, 작년 최대 실적...'포용금융' 실천은?
[WIKI 포커스] '업황 악화' 저축은행권, 작년 최대 실적...'포용금융' 실천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3.31 15:40
  • 수정 2021.03.3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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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79곳, 작년 대출액 19.4%·순이익 10% 증가
오는 7월 법정최고금리 연 20%로 인하 시행
대출문턱 여전히 높아... 서민대상 금리 낮아질까
3월 애큐온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이 주주총회에서 금감원 출신 인사를 사내외 이사와 감사자리에 내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지난해 저축은행 순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대출수요 증가, 그리고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대출 옥죄기에 따른 '풍선효과' 등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그동안 대출상환 유예·금리 인하로 업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최대 실적을 올리는 과정에서 대출을 조여 포용금융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저축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작년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40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0%(1275억원) 올랐다.

저금리 기조로 대출금리가 낮아졌고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었지만 대출수요 증가로 이자이익이 5493억원이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총대출은 77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9.4%(12조6000억원) 늘었다. 이 중 가계대출은 31조6000억원으로 신용대출 위주로 21.1%(5조5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43조2000억원을 기록했으며 법인대출을 중심으로 16.1%(6조원) 늘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2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4.83%보다 0.54%포인트 내려갔지만 규제 비율 7~8%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출 증가에도 건전성은 전년보다 개선됐다. 총여신 연체율은 3.3%로 전년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4.2%로 전년 말 4.7%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적립해야 하는 기준금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9.9%로 지난해 말 113.0%보다 3.1%포인트 내려갔다. 그럼에도 모든 저축은행이 기준금액보다 100% 이상 적립했다.

서울 시내 저축은행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저축은행 모습. [출처=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는 '대부업법 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7월 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해당 개정령안에 대해 "고금리 채무자 이자 부담이 크게 줄게 됐다"며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들어 최고 금리를 27.9%에서 24%로 인하한 데 이어 이번에 더 낮추게(20%) 됐다"며 "국정과제로 선정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고금리 인하에 이은 다각도의 후속조치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적으로 대출을 갖고 있더라도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최고금리 인하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내년 말까지 총 3000억원을 지원해 20% 미만의 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대체금융대출 상품을 최대한 공급하겠다"며 "대표적인 정책서민금융인 햇살론 금리도 17.9%에서 15.9%로 낮추고 성실히 상환하는 분에 대해서는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 통과 소식에 JT저축은행은 가계신용대출 고객 중 금리 연 20%를 초과하는 고객 비중이 3개월째 0%를 기록했다고 선제적으로 밝혔다.

JT저축은행 측은 "금융당국이 법정상한금리 인하 방안을 발표한 이후 고객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중∙저신용 고객들 또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인 서민금융 지원과 고객의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용금융 독려에도 저축은행 업계가 제대로 화답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선 그동안 저금리 장기화·건전성 악화 등으로 업황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지만,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에는 저신용자 대출을 옥죄고 지점을 줄인 영향이 있어 포용금융 악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지난해 주요 저축은행들의 실적은 오히려 전년보다 개선됐다"라며 "저신용대출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대출수익 감소 폭이 두드러지지 않아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은행 채무자들은 대부분 소상공인이나 실업자 등 코로나19 피해에 취약한 계층"이라며 "이들은 금리가 높은 만큼 이자상환 부담이 크고,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도 떨어져 향후 가계 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저축은행의 대출문턱은 계속 높을 전망이다. 대출상환 유예 영향으로 차주들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상호저축은행의 올 1분기 대출태도지수(전망치)는 -4로 나타났다. 작년 2분기 전망치(-15)에 비해선 낮아졌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깐깐한 대출실행 기조를 드러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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