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포커스] 대출규제 '풍선효과' 얻은 상호금융권... 지역밀착 금융 퇴색 우려
[WIKI 포커스] 대출규제 '풍선효과' 얻은 상호금융권... 지역밀착 금융 퇴색 우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4.09 17:20
  • 수정 2021.04.09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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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호금융 자산·대출 증가치 최고 수준
"영업구역 확대에 지역밀착형 금융 퇴색 우려"
은행 대출 창구 [출처=연합뉴스]
은행 대출 창구. [출처=연합뉴스]

지난해 상호금융권 자산규모가 38조원 가량 증가한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동참에 따른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성장세가 이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기업대출 중심 영업확대에 일각에선 상호금융사 본래 취지인 지역밀착 금융지원 기조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4개 상호금융조합의 총자산은 전년대비 7%(38조원) 늘어난 58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조합당 평균자산은 2625억원으로 1년 새 7.1%(174억원) 늘었다.

지난해 상호금융권의 총여신 규모는 401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8%(35조7000억원) 증가했다. 총수신 규모도 7.3%(34조1000억원) 늘어난 49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0.2%(45억원) 증가했다. 이중 규모가 가장 큰 농협은 순이익 1조6459억원으로 전년대비 2.7%(450억원) 감소했다. 신용사업부문 순이익에서 이자와 비이자손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신 농식품 판매와 등 경제사업부문의 적자폭을 1년 전보다 줄여 전체 순이익 감소폭을 줄일 수 있었다고 금감원 측은 밝혔다.

신협, 수협, 산림조합의 실적은 개선됐다. 신협은 순이익 3831억원으로 1년 새 3.5%(130억원) 증가했다. 수협은 전년대비 9.3%(66억) 증가한 779억원, 산림조합은 74.9%(299억원) 증가한 69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기조에 따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상호금융권의 자산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회복 지연과 코로나19 등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 잠재위험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기업대출의 증가속도를 안정화시키고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취약계층에 채무조정 등으로 금융부담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 비주택 담보대출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호금융 외에도 은행,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 등 전 권역의 전반적인 비주택 담보대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잇따른 시중은행 대출 조이기로 2금융권은 지난해 부동산 담보대출이 급격히 늘었다. 이중 상호금융은 지역밀착성과 업력을 토대로 토지담보대출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대출 규제도 시중은행보다 상호금융이 느슨하다.

국민의힘 안병길·최춘식 의원이 농협상호금융(지역농협)·수협중앙회·새마을금고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6월 이후 지역농협은 3기 신도시 지역에 3조371억원(1만1108건) 규모의 부동산 담보 대출을 내줬다. 새마을금고(1944억원), 수협(566억원)이 그 뒤를 잇는다. 해당 상호금융사들의 지난해 말 비주택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257조5000억원으로 1년 사이에 30조7000억원 증가했다.

일각에선 상호금융권이 본래 목적인 지역밀착 금융 지원과 멀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호금융권은 협동조합형 금융 기관으로 본연의 기능인 지역경제 증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잇따른 영업지역 확대로 자금의 역외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혁신의 가속화라는 명목으로 금융기관의 대형화가 이루어지며 서민금융을 담당하는 상호금융기관의 위치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라며 "금융시장의 무한경 쟁체제의 돌입으로 거대자본을 무기로 하는 대형금융사들의 상호금융권 영역 침범 또한 가속화되고 있어 본래의 목적을 잃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신협 등 지역밀착 금융을 지원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며 “거꾸로 가고 있다. 수신은 풀고, 여신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쪽으로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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