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 통해 상품 가입 개인투자자 40여명, 400~500억원 피해
"상품 판매 과정, 투자설명서 조항 등 문제점 투성...소송도 염두"
상품 판매직원 "잘못 인정해"…회사 측 "AIP운용사가 대응 중"
신한금융투자가 개인투자자들 대상으로 판매한 DLS(파생결합증권) 상품이 투자금 전액 손실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상품 판매과정과 투자설명서 조항 등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신청을 한 상황이며 소송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7월 무렵 신한PWM 분당센터에서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The Drew Las Vegas) 호텔' 개발 프로젝트인 '메리어트 인 라스베이거스 DLS 신탁'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A씨는 지난해 여름, 상품 판매직원에게 투자금 전액이 손실 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A씨는 "판매 직원은 시행사(위트코프)가 선순위 대출자인 JP모건 측에 이자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인데, 두 세달의 시간을 달라고 했다"라며 "두 달 동안 환헤지한 걸로 이자를 내고 그동안 매수할 곳을 찾겠다고 했지만 결국 투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목표 수익률은 5% 였는데 5%의 경우 투자금 전액이 손실날 만큼의 수익률이 아니다"고 상품 운영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꼬집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 B씨의 경우 "판매직원이 (투자금은) 잃어버린 걸로 생각하라는 식으로 말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현재까지 피해 본 개인투자자는 40여명, 피해금액은 400~500억원 정도로, 이 프로젝트의 리테일 판매를 담당한 신한금융투자에서 상품을 가입했다.
신한PWM분당센터를 비롯해 압구정, 역삼 등 다른 지점에서 가입한 피해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공통점은 판매직원들의 태도였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판매직원은 "해당 프로젝트의 투자상품은 투자처가 부동산이라 안전하다"며, "다른 상품을 판매할 때보다 더 강력하게 좋은 상품이라고 어필하면서 가입을 유도했다"는 것. A씨는 "지금 돌이켜봐도 이상할 정도로 긍정적인 상품이라고 소개한 게 의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DIL(Deed in lieu·부동산 소유권 양도 제도) 조항이 투자설명서에 담겼는지, 이를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에게 고지했는지 등과 호텔 담보권을 두고 선순위 대출자인 JP모건과 국내 증권사간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이다.
A씨는 "상품 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되자 신한 PWM센터 판매직원들은 자신들도 상품에 대해 잘 몰랐다며 잘못을 인정했지만 윗선들의 얘기는 다른 것 같다"면서 "(주관 증권사, AIP자산운용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답변만 들었고 내부에서 책임이 있는 직책들이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상품은 1구좌당 5억원이 필요하지만 1억원 또는 2억원에 가입한 사람도 있다. 이들은 판매직원이 전문투자자로 등록하면 문제 없다는 식으로 유도하면서 5억원 이하인 사람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9년만해도 일반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이 까다로운 편이긴했지만 이번 일은 (판매 직원의) 권유가 어떤 의미인지,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자세히 들어봐야한다"라며 "DIL조항에 대해서는 어떤식으로 설명 했는지, 그 조항이 수익률과 얼마나 관계있는지 등 들여다봐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약서류 등에 기재돼 있고 AIP자산운용 쪽에서 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라며 "현재 건물(호텔)로서는 손실 확정 된 상황이라 송구스럽긴하나 차후에 대한건 미정인 부분이라서 말씀드리기 힘든 사항이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5성급의 종합 카지노 리조트로 지상 68층, 대지면적 9만2000㎡(2만7800평), 객실 수 3780실, 예상 매출은 연 1조5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 초 진행됐던 감정평가는 1조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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