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원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정진웅(사진) 차장검사가 19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정 차장검사는 과거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기자 공범으로 한 검사장을 입건했었는데, 법무부는 수사선상에 오른 한 검사장을 고검 차장검사직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직으로 옮긴 바 있다. 독직폭행 건 수사 중에 오히려 차장검사로 승진했던 정 차장검사를 한 검사장과 같은 경로로 좌천시킨 이번 인사에는 법원이 자격정지를 함께 선고한 데 따른 어쩔 수 없는 법무부의 후속조치 성격이 짙다.
이날 법무부는 오는 23일 자로 정 차장검사를 법무연수원(본원) 연구위원으로 인사 발령한다고 밝혔다. 정 차장검사가 재직했던 울산지검 차장 자리는 정영학 수원고검 인권보호관이 대신 맡는다.
앞서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 부장판사)는 독직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시절인 지난해 7월 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한 검사장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기소 이후인 같은 해 11월 5일 대검찰청은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정 차장검사 직무배제를 요청했으나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은 오히려 대검 감찰부에 정 차장검사 기소에 문제는 없는지 진상확인을 지시했다. 동시에 그보다 4개월 전인 같은 해 6월 26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된 한 검사장은 정기인사 때마다 구제받지 못했다. 법무연수원은 한 검사장을 인사조치하면서 "일선의 수사지휘 직무수행이 곤란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었다.
이번 정 차장검사 인사는 채널A 사건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무배제명령했던 추 전 장관이 물러난 지 한창 지났다는 점에서 박범계 장관이 법원의 자격정지 선고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대검 감찰부 진상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1심에서 상해 혐의와 달리 독직폭행 혐의 유죄를 선고받은 정 차장검사는 항소한 상태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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