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레이다] 원유·천연가스·나프타…러시아 전운에 출렁이는 원자재 값
[재계 레이다] 원유·천연가스·나프타…러시아 전운에 출렁이는 원자재 값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1.25 16:59
  • 수정 2022.01.25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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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 집결… 나토, 병력 파견
반도체 제재 카드도 '만지작'… 리스크에 외국인 매도세
러시아 해군 훈련 모습. [출처=연합뉴스]
러시아 해군 훈련 모습. [출처=연합뉴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러시아에 대해 미국과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가 추진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러시아는 인구 1억5000만명이라는 큰 내수 시장과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기업에겐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삼성·LG·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경제 제재나 수출 제재가 단행되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2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러시아군 병력 10만명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부에 접한 벨라루스에도 훈련 명목으로 군사력을 증강해 동쪽과 북쪽에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2014년 현지 주민 청원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여차하면 대대적인 병력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진공 작전에 나설 태세다. 

앞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사를 통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내달 합동 군사훈련을 할 계획을 밝혔다고 AFP통신·가디언 등이 보도한 바 있다. 벨라루스에 배치한 병력까지 더하면 우크라이나는 북쪽과 동쪽 국경에서 러시아군을 마주하게 됐다.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야 할 우크라이나로서는 동쪽 러시아 국경뿐 아니라 북쪽 벨라루스 국경까지 더해 수비해야 할 전선이 총 1천126㎞로 늘어났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저지하고 있다. 나토는 1949년 창설한 미국과 유럽 서방 국가들의 군사동맹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공화국으로 독립한 동유럽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수용하며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는 노선은 러시아의 안보에 위협을 조성하고 유럽의 군사 위기를 야기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라브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수교 25주년을 맞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토의 우크라이나 편입 노선과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의 공격용 미사일 등장 가능성은 러시아에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모든 관련국에 심각한 군사적 위기를 초래하며, 유럽에서의 대규모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나토 무기가 러시아와 접경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될 것이고 이러한 상황은 러시아와 나토 간의 군사적 위기를 조성해 자칫 유럽 지역에서의 대규모 무력 충돌로 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나토·유럽연합(EU)등 서방 측은 이런 침공에 대비해 동유럽 지역 방위력 증강에 나섰지만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영토를 보유한 만큼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러시아는 미국, 사우디와 함께 세계 3대 산유국으로 불린다.

천연가스의 경우 러시아는 유럽의 천연가스 40%를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비화되자 지난해 말 유럽 국가에 대해 가스공급 차단 카드를 빼 들었다.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 공급은 지난달 21일 중단됐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여파로 이날 유럽 내 가스 가격은 심리적 경계선인 1천㎥당 2천 달러선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러시아에 위치한 삼성전자 갤럭시 매장에서 한 쇼핑객이 삼성 스마트폰을 만져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러시아에 위치한 삼성전자 갤럭시 매장에서 한 쇼핑객이 삼성 스마트폰을 만져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원자재 값이 폭등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바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철강(steel), 수지(resin), 구리(copper)의 경우 전년 대비 각각 24.6%, 21.2%, 14.6% 상승했다. LCD TV 패널 원가는 전년 대비 무려 44.2% 올랐다. 원자재 값 상승 외에도 물류대란으로 운송비도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항공 운항이 줄어든 상황에서 해운운임이 급등하고, 해상운송 공간 부족 심화, 항공화물 수요 증가 등 요인이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소위 '가스 잠그기'에 나설 경우 리스크는 확대될 방침이다. '가스 잠그기' 여파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단가가 오르면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 압박을 받는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이번 달 LNG 연료 단가는 t당 108만8천24.12원으로, 작년 1월(45만2천553.76원)보다 약 140.4% 급등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에서 원유, 나프타 등도 주로 수입한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침공 외에도 예멘 후티 반군의 아부다비 폭격 소식에 급등하고 있다. 유가는 19일에도 1.79% 올라, 2014년 10월8일 이후 7년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86.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나프타는 이달 21일 기준 t(톤)당 777.5달러로 연초 대비 4.56% 상승했다. 원자재 값이 더 치솟으면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에도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할 수 있다.

전자 업계에선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생산하고 있다. 현지 생산에 따른 높은 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약 30%대로 1위다.

유통 업계에선 러시아 인구가 1억50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일찍이 내수시장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에선 초코파이, 새우깡 등 스낵류와 도시락(컵라면), 불닭볶음면 등 라면류, 밀키스 등 한국 음료가 인기를 끄는 중이다. 이들은 현지법인·공장 설립, 수출 등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선 현대차가 지난 2010년 상트페테브루크 공장을 거점 삼아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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