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인사이드] 테러리스트 IS의 세뇌...미국 출신 여성 지하드 전사, 보석 석방을 거부하다
[월드 인사이드] 테러리스트 IS의 세뇌...미국 출신 여성 지하드 전사, 보석 석방을 거부하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2.06 06:36
  • 수정 2022.02.06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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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감옥에서 보내야할지도 모르는 앨리슨 플루크-에크린 [알렉산드리아 보안관사무소 제공]
40년을 감옥에서 보내야할지도 모르는 앨리슨 플루크-에크린 [알렉산드리아 보안관사무소 제공]

검은 눈(doe-eyed)을 가진, 가장 미국적인 소녀라 불리던 여성이 IS(Islamic State) 여성 전투부대를 이끈 혐의로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보석 석방을 거부했다고, 5일(현지 시각) BBC가 보도했다.

엘리슨 풀르크-에크린(42)은 6세의 자녀들에게 총기 사용을 가르치고, 폭력적인 지하드(이슬람교를 지키기 위한 성스러운 전투)를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3일 그녀는 버지니아 주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보석 석방을 거부했다.

그녀는 40년 형을 언도받을지도 모른다.

문제의 여성은 에크린(Ekren)이라는 성(姓)으로 불리기만 원하고 있으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일을 하기도 했다. 미국 중서부 출신의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이 여성이 어떻게 테러리즘 광신도가 되었고, IS에 가담해 여성 전투부대를 지휘하는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1990년대 캔자스 주 토피카에서 에크린에게 과학을 가르쳤던 교사 래리 밀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때 제자였던 여성이 IS와 관련을 맺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지 못했다.

그는 제자 에크린이 매우 총명한 학생이었다며 그녀에 대한 좋은 기억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매우 훌륭한 학생이었습니다. 머리가 뛰어났고, 유머 감각이 남달랐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부모도 딸에게 대단히 헌신적이었습니다.” (래리 밀러)

약 15년 전 그는 에크린으로부터 옛 스승에 대한 존경의 메시지를 담은 이메일 한 통을 받았었다.

“그녀는 자신이 과학과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이야기했으며, 과학교사가 되기 위해 학위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는 어떤 일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학생 시절의 에크린 모습 [래리 밀러 제공]
학생 시절의 에크린 모습 [래리 밀러 제공]

그는 에크린이 야외수업에서 도마뱀 한 마리를 잡아 다른 학생들이 관찰할 수 있도록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토록 자연과 인간을 사랑했던 한 학생이 어째서 그렇게 변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 세월이 흐른 뒤 에크린은 IS의 극단적 이념을 신봉하는 추종자가 되었다.

그녀의 사건과 관련해 연방 검찰에 증인으로 나선 한 인사는 “과격한 급진성향을 10점 만점으로 했을 때 에크린의 점수는 11점이나 12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BBC가 취재한 미국 당국과 공식 기록에 따르면 에크린은 2000년대 말 당시 남편과 자녀들과 함께 중동에서 살다가, 캔자스로 귀국했다. 그녀가 2008년에서 2010년 사이 블로그에 올린 기록들을 보면 그녀는 정상적인 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2012년 경 그녀는 시리아로 밀입국했다고, 수사당국은 밝히고 있다. 그녀는 그 이후 첫 번째 남편이 죽고 난 뒤 IS 조직원들과 몇 번의 결혼을 거치면서 테러리즘에 빠져들었고, 여성들과 소녀들을 상대로 AK-47 소총 사용법과 폭탄 다루는 법, 자살폭탄 활용법 등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었다.

한 목격자는 당시 5~6세 정도로 보이던 에크린의 자녀들이 시리아의 자택에서 자동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바가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지난 목요일 이반 데이비스 판사는 구속 청문회 과정에서 법원은 지역 공동체의 안전과 재판 전 준비과정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에크린은 자신의 구금 상태에 대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데이비스 판사는 밝혔다.

이번주 초 에크린은 부모와 두 명의 성인 자녀 등 미국의 가족이 자신과의 접촉을 회피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미국 정부가 에크린을 기소하는 데 증인으로 등장한 또 다른 인사는 그녀 가족 중 한명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장 미국적인 에크린 같은 여성이 어떻게 해서 밖으로 떠돌며 사람들을 죽이는 일에 종사하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녀의 옛 스승 래리 밀러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렇게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그녀가 세뇌되었음이 분명하다며 이야기를 끝마쳤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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