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성희롱·유리 천장 의혹...'ESG경영' 무색하게 만든 롯데칠성음료
폭언·성희롱·유리 천장 의혹...'ESG경영' 무색하게 만든 롯데칠성음료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7.19 10:13
  • 수정 2022.07.19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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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폭언한 가해자는 정직·여직원은 퇴사"
제보자 "이래서 누가 회사에 신고하나" 지적
홍보 여직원 퇴사, 유리천장 때문이란 의혹도
"두 건 모두 개인 정보…사유 밝히긴 어려워"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ESG 경영의 기틀을 잡았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박윤기 대표가 이끄는 계열사 롯데칠성음료만큼은 여전히 갈 길이 먼 듯 보인다. 최근 회사를 방어해주던 홍보팀 임원이 '유리천장' 때문에 퇴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엔 성희롱을 신고한 여직원이 오히려 퇴사하고 가해자는 정직 5개월로 끝났다며 불만을 토로한 임직원의 호소까지 공개됐기 때문이다.

18일 제보자 A씨는 "얼마 전 주류하이퍼팀 B씨를 한 여직원이 폭언·성희롱 등으로 신고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B씨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주류 직원들에게 '주류 사람들은 음료 사람들보다 멍청하다' '주류 사람들은 일머리가 없다' '주류 사람들은 수준 떨어진다'는 등 주류 부서 직원들의 인격 비하 발언을 육두문자까지 쓰면서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성희롱 발언도 있었다"며 "예를들어 '오늘 술 먹고 ㅇㅇ 자취방 가서 자야겠다' 'ㅇㅇ이가 딱 붙는 원피스 입었으면 좋겠다' 'XXX, 얼굴도 못생긴X, 술자리 가기 전 총각인 척 반지 빼고 가야겠다' '술자리에서 오빠라고 해봐'라는 등 사무실·외부 할 것 없이 습관적으로 막말을 했다. 이외에도 이유없이 개인 연차 사용 통제 등도 이뤄졌다"고 토로했다.

왼쪽부터 백원선 ESG위원장,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김관묵 음료노조위원장, 문흥배 주류노조위원장 ⓒ롯데칠성음료
왼쪽부터 백원선 ESG위원장,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김관묵 음료노조위원장, 문흥배 주류노조위원장 ⓒ롯데칠성음료

A씨는 "참다못한 여직원이 B씨를 신고했는데, 여직원은 이후 퇴사하고 가해자는 정직 5개월로 끝났다"고 말하며 "이래서 앞으로 회사에서 누가 사내 신고를 하겠느냐. 답답한 마음에 공익 제보를 하게 됐다"고 제보 사유를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측도 이같은 사건이 일어난 점을 인정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가해자는 정직 5개월을 내린 것이다. 여직원은 다른 사유로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정보라서 자세한 내용은 전달해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수십년 간 자사의 언론 홍보를 담당하면서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한 홍보 여성 임직원이 남성 중심 문화의 '유리 천장' 때문에 관두게 됐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의 여성 임원 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
ⓒ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

신 회장은 올해 초 재계 최초로 모든 상장사 이사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 설치를 지시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를 실천하란 지시를 내렸다. 이에따라 박 대표는 지주 요청에 따라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정찬우를 부문장에 임명시켰다. 

ESG 중 S와 G(Governance, 지배구조)에는 인권 존중·고용 평등·투명 기업 운영·법 윤리 준수·공정성 강화 등이 요구된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는 앞선 사례들이 내부에 존재하면서도 지난해 A등급이란 고평가를 받았다. 보여주기식 ESG경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냔 지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홍보 여성 임직원이 퇴사한 뒤 해당 자리를 물려받게 된 또 다른 롯데칠성음료 홍보 여직원은 "해당 건에 대해선 저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여직원이여서 승진이 어렵거나 하는 것들에 대해선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개인정보라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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