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핀란드 총리 댄스 파티 영상 찬반논란 속, 캐나다 정치인들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불공정한 이중 잣대' 비판
[월드 프리즘] 핀란드 총리 댄스 파티 영상 찬반논란 속, 캐나다 정치인들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불공정한 이중 잣대' 비판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8.27 06:41
  • 수정 2022.08.2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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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성 단체들이 소셜미디어에 자신들이 춤추는 영상을 ‘#SolidarityWithSanna(산나와연대한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에서도 여러 정치인들과 정치 전략가들이 핀란드 총리 산나 마린을 옹호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캐나다 방송매체 CBC가 보도했다. 

마린 총리는 지난 주 친구들과 파티에서 춤추는 영상이 유출되면서 핀란드 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의 정치적 반대파는 마린의 판단력이 손상된 거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마약 검사까지 요구했다.

마린 자신은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당시 주말에 아무런 업무 일정이 없었다. 월요일에 회의가 있었고 처리했다. 그러나 그 주에는 어떠한 정부 회의가 없었다. 쉬는 날 내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고 불법적인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마린은 2019년 34세로 핀란드 최연소 총리가 됐다. 마린 총리의 사생활이 공론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이중적 잣대에 놓여 있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세계적인 지도자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될 준비가 항상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캐나다 몬트리올 시장 발레리 플란테는 인스타그램에, 신디 로퍼의 노래 ‘Girls Just Wanna Have Fun’과 함께 “핀란드 총리에 대한 반응들에 답하는 나”라며, 갸우뚱해 하는 이모티콘과 함께 글을 올렸다.

재임 기간 동안 반대당 정치인에게 성적 언어 폭력을 당했던 전 캐나다 자유당 각료였던 캐서린 맥케나는 “이것이 큰 사건이 됐다는 것은 완전히 터무니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맥케나는 “지금 세상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중요한 문제들, 기후 위기, 코로나 위기, 안보 위기를 생각해야 할 때, 우리는 총리인 한 사람이 자신의 사적인 시간에 한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가 젊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맥케나 자신은 장관으로 지명되고 처음 2년 동안은 사회적 활동을 하지 못했는데, 감시와 압박에 놓여 있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전 신민주당 의원 페기 내쉬는 사람들이 공직에 여성들이 나타나는 것을 환호하고 나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들을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쉬는 정치계에 있는 여성들, 특히 젊은 여성들에 대해서 확실히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며, “나는 정치 뿐 아닌 모든 공인의 자리에 있는 여성들을 생각한다. 이곳에는 아직도 지도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성 정치인들에게는 더 자유가 주어지고, 실수를 하는 남성들에 대해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발전될 여지가 있다고들 여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성들에게는 잠재력의 기준을 대고 여성들에게는 아주 엄격한 책임의 기준을 댄다. 여성들이 무엇을 이뤄냈고 무엇을 경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성들은 엄청나게 완벽하지 않으면, 엄청나게 비난을 받는다. 이것은 불공정한 이중 잣대이다”라고 말했다.

보수 전략가이자 정치 전략 컨설팅 기관 수마 전략(Summa Strategies)의 회장 팀 파워스는 이중 잣대 외에도 많은 엄격한 관점이 있다며, “이는 우리 모두가 말하는 진정성을 깎아내린다. 이중 잣대보다 더한 위선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핀란드 마린 총리에 대한 나이 차별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 의회에서 여성들이 받는 처우에 대해 목소리를 내 온 퀘벡 주의 자유당 지도자 도미니크 앙글라드는 마린 총리의 영상에 대한 반응들이 놀랍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여러 다양성은 복잡성을 가져 온다. 나이든 남성이 많은 환경에서 그가 여성이고 젊다는 사실은 두 가지의 다양성이다”라고 말했다. 

앙글라드는 그러나 마린 총리가 춤 추는 영상에 대한 말들이 이렇게 빨리 약물에 대한 이야기로까지 전환된 것에 대해 놀랐다고 했다.

그는 마린 총리가 마약을 하지 않았고 춤을 추고 있었을 뿐이라며, 남성이 같은 상황에 있었다면 약물검사를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앙글라드는 “아무 증거도 없었고 그저 마약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사람들의 생각만 있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 밴쿠버 시의원 안드레아 레이머는 마린 총리가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약물 검사를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앙글라드가 말한 것처럼 남자였다면 걱정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보리스 존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요구를 처리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젊은 여성에게는 많은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다.

레이머는 사람들이 나이가 있는 백인 남성을 자연스런 지도자로 생각한다며, 그러한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든다고 했다. 또한 “이 젊은 여성은 많은 힘든 시간들을 보내면서 나라를 이끌어 왔는데, 그가 능력있지 않다는 사람들의 편견을 확인하기에 한 순간의 춤으로 충분했다”고 말했다.

앞서 마린 총리는 자신도 사람이며, 쉬어야 한다고 업무에 참석 안 한 적도 없다고 대중들 앞에서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을 보고 있지 우리가 자유 시간에 하는 일을 보고 있는 건 아니라고 믿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의 전 총리 조 클라크와 스티븐 하퍼의 선거운동을 했던 파워스는 좋은 지도자는 인간성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며, “당신이 로봇이고, 단절돼 있고, 다른 사람들이 밤에 무엇을 하고 즐기는지 알 수 없다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우리가 캐나다에서 항상 하는 테스트가 ‘같이 맥주 한 잔 할까요?’ 아닌가”라고 말했다.

보수당의 선거 운동을 지휘했던 야로슬라프 바란도 여성 지도자에게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는 남자 지도자가 춤을 추는 영상이었으면, 사람들은 그저 웃고 말거나 멋지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수장이 필요한 순간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여부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바란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데 지도자에게 결함이 있다면 지도자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에 대한 사회적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그러나 마린 총리의 영상에서는 그러한 것에 대한 증거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맥케나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이들이 하는 업무나 정치적 결정에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개인 사생활이나 친구들과 즐기는 것까지 그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린이 받고 있는 비난 같은 것들이 여성들의 행동에 해로운 영향을 줄 것에 우려했다. 그는 “진짜 인간적으로 되는 것을 멈추게 될 것이고, 당신의 경험이 가치있는 것이라는 것을 정치 회의 상에 전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여성들은 강하게 반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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