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교육과 학습 앱 표절 공방을 벌이고 있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슬링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의 법무 지원을 받게된 슬링이 대기업 비상교육과의 법적 다툼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6일 중기부에 따르면 중기부는 슬링에 기술침해 행정조사 전담 공무원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소속 전문가를 지난달 13일 파견했다. 해당 공무원과 전문가의 파견 후 중기부는 법무지원단을 통해 슬링에 대한 법적 지원을 결정했다. 중기부의 법무지원은 전담 공무원과 전문가가 파악한 피해상황을 바탕으로 기술탈취·유출 등의 피해가 있다고 판단될 때 이뤄진다.
오르조는 태블릿 수능공부 앱으로 지난 2021년 정식 론칭됐으며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20만 건을 달성했다. 슬링은 IT 기술력·진정성·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 법인 설립과 동시에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탈인 스프링캠프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았으며 지난해 10월 7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두 회사 간 저작권 다툼의 핵심은 비상교육이 지난해 출시한 학습 앱 '기출탭탭'이 슬링이 지난 2020년 11월에 내놓은 앱 '오르조'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비상교육의 기출탭탭 출시일은 지난해 12월이다.
슬링은 오르조의 주요 디자인 및 기능을 기출탭탭이 표절해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슬링은 구체적으로 제시한 표절 부분은 ▲직사각형 문제지 형상 바탕의 디스플레이 ▲문제지 상단 OMR 표시 ▲세로 2분할 문제 및 답안 제시 등의 UX/UI 디자인과 주요 기능이다.
양사 간의 법적 공방은 지난해 12월 비상교육의 '기출탭탭' 출시 후 지난달 4일 슬링이 비상교육에 디자인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내용증명을 발송하며 시작됐다. 중기부가 슬링에 대한 법무 지원에 나선 것은 스타트업과 같이 규모가 작은 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소송에 있어 시간적·경제적인 차원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달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간의 기술탈취 법적 공방에서도 알고케어를 지원한 바 있다.
'오르조'를 개발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슬링의 안강민 대표는 "거대 기업에 특허 침해를 당했을 때 스타트업 대표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합의와 법적 분쟁 뿐인데 비상교육 측이 표절 의혹부터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까지 전부 부인해 합의는 불가능해졌다"라며 "대기업과의 소송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지 몰라 이렇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슬링 측 한 관계자는 "침해 부분에 대한 심판이 청구된 상태로 결과가 확정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안다"라며 "많은 학생들의 피드백으로 만들어진 오르조에 들인 회사의 노력이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상교육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해 문의했으나, 회신이 돌아오지 않았다.
[위키리크스한국=이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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