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한 저명한 교수가 ‘행동과학 연구’에서 데이터를 조작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28일(현지 시각)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하버드대학교는 이 학교 경영대학원(Business School)의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교수의 연구 데이터가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연구를 함께 진행한 공동저자에게 통보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직함(honesty)’에 대해 연구하던 한 하버드대학 교수가 느닷없이 연구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하버드대학 측은 3명의 다른 연구원들이 행동과학과의 프란체스카 지노 교수가 연구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뒤 그녀에게 공무휴직(administrative leave)을 명했다.

하버드대학 교수 중에서도 꽤나 명성이 높은 지노 교수는 부정(cheating), 거짓말(lying) 및 부정직(dishonesty)을 연구하던 중이었다. 그녀는 하버드대학에서 10여 년 전부터 이 연구를 진행해 오면서 언론에도 여러 차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다른 연구자들이 2년 전부터 지노 교수 연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녀가 2012년 실시한 ‘정직 서약(honest pledges)’ 연구의 시작과 결과에 대한 데이터가 조작되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실험 대상자들의 자기보고서(self-reporting)를 근거로 한 그녀 연구에 따르면 처음 ‘정직 서약’을 한 경우 최종 결과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정직하게 이어졌다.

이 연구는 참가자들에게 일정 시간 동안 20개의 문제를 풀도록 요청했다. 참가자들은 문제를 풀 때마다 1달러를 보상으로 받았다. 연구가 끝날 때 참가자들은 얼마나 많은 문제를 풀었는지 스스로 보고하도록 요청 받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세금 및 보험 정보를 작성한 참가자들에게 얼마나 정직하게 작성했는지를 알려주도록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이 연구에는 실험 시작과 끝에 ‘정직 서약’이 포함되었다.

지노 교수가 진행한 이 연구에서는 실험 초기에 ‘정직 서약’을 하면 피실험자들 사이에서 더 큰 정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연구자들은 이 데이터가 정확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 연구에 관련된 문제를 다룬 ‘고등교육신문(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의 6월 16일자 기사는 연구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맥스 배저만이 하버드대학 측으로부터 수치가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의혹은 한 연구를 넘어 확대되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노 교수의 전 동료인 모리스 쉬바이처는 현재 그가 지노 교수와 함께 진행했던 8건의 이전 연구에서 조작의 징후가 있는지 검토하는 중이다. 그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지노 교수가 관련 분야에서 많은 동료들과 연구 업적을 거느린 뛰어난 학자였기 때문에 “학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해서 하버드대학 측은 제기된 의혹과 후속 조사를 고려해 지노 교수에게 ‘공무 휴가’를 명했다.

지노 교수가 휴가를 떠난 지 하루 만에 우리 시몬손, 조셉 시몬스, 리프 넬슨 등 3명의 연구자가 지노 교수 연구의 데이터는 거짓일 뿐만 아니라 그녀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논문 출판을 멈추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제출된 증거에는 연구 데이터를 문서화하는 데 사용되는 엑셀(Excel) 스프레드시트의 메타데이터(metadata)가 포함되어 있다. 세 사람은 관련 연구자들이 연구의 결론을 보강하기 위해 데이터를 왜곡해서 편집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문제를 제기한 세 연구자가 2021년 지노 교수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우려를 하버드대학 측에 전달했지만, 대학 당국은 이번 달까지 징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2021년 지노 교수 개인에 초점을 맞춰 연구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고, 2012년 연구 결과를 실었던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는 이 연구를 삭제했다.

“틀림없이 두 명의 다른 연구자가 부정직(dishonesty)에 관한 논문에서 각각 다른 두 연구의 데이터를 개별적으로 조작했다.”

의혹을 제기한 3명의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운용하는 블로그 ‘DataColada’에서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이 블로그에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들로 올려놓았다.

“2021년 가을에 우리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측과 우려 사항을 공유했다. 세부적으로 우리는 연구 데이터 조작을 입증할 강력한 증거와 함께 4건의 연구들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우리는 지노 교수가 더 많은 논문에 가짜 데이터를 포함시켰다고 믿는다. 숫자는 수십 명에 이를 것이다.”

<가디언>지는 3명의 고발자들이 이렇게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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