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원인 ‘보강근 누락 VS 무량판 구조 부실’ 공방…사조위, 결과 곧 발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원인 ‘보강근 누락 VS 무량판 구조 부실’ 공방…사조위, 결과 곧 발표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3.07.05 07:41
  • 수정 2023.07.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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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위, 이르면 이번주 후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원인 발표
조사는 지난 1일 마무리…현재 막바지 ‘보고서 작성’ 중에 있어
LH·GS건설, ‘네 탓’ 책임 공방…‘시공책임형 CM방식’ 해석 분분
GS건설이 발표한 사고 원인 ‘철근 누락’…붕괴사고와는 ‘선긋기’
GS건설, 최근 입장 급선회…“기둥 역할 ‘전단 보강근’ 70% 누락”
건설업계 일각, ‘무량판 구조’ 부실 지적…“보없는 지지대 위험↑”
LH, 2017년 2월 ‘무량판 구조’ 도입…“원가 아끼려 도입한 것 맞다”
지난 4월 29일 인천 서구 검단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보자 측 제공]
지난 4월 29일 인천 서구 검단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보자 측 제공]

지난 4월 말 인천검단신도시 안단테 자이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지붕층이 붕괴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사고 원인을 놓고 철근 누락 ·무량판 구조 설계 부실 등 무수한 추측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무량판 구조 등을 유력한 붕괴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발주처와 LH와 시공사인 GS건설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사조위는 어떤 결론을 낼 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2개월 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이르면 이번주 후반에 발표할 예정이다.

원래대로라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초 '자이 안단테'(가칭) 아파트 신축현장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사고원인 규명과 유사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하고자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6월 말까지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7월 초인 지금까지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는 5월2일 국토안전관리원 주관의 정밀조사에 들어갔으나 일주일여 뒤 건축법에 따른 사조위로 확대 개편했다.

4일 국토부에 따르면 사조위는 시료 채취, 구조 검토, 관계자 청문, 붕괴 시나리오 작성 등의 조사 과정을 거쳐 3일 전에 조사를 완료했으며, 현재 막바지 보고서를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해선 조사 결과를 빨리 나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내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사고는 현장관계자가 아무도 없었던 관계로 원인 파악이 더딘 상황이다. 이에 내부 정밀 탐지기구에 의존해 정밀 확인 작업을 하다 보니 분석에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이르면 이번주 내로 발표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4월 말 인천검단신도시 내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슬래브가 붕괴돼 처참하게 무너져있다. [사진=제보자 측 제공]
지난 4월 말 인천검단신도시 내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슬래브가 붕괴돼 처참하게 무너져있다. [사진=제보자 측 제공]

조사 결과를 앞두고 사조위가 입증해야 할 최대 쟁점은 사고의 책임 소재가 누군지 밝혀내는 것이다. 이번 사고에 유독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발주처(설계 책임)와 시공사(시공 책임) 간에 첨예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발주처는 애초에 이 사업은 시공책임형CM 방식(건설사업관리)으로 진행했기에 시공사인 GS건설(실제시공사:상하건설)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공사는 이 사업은 시공책임형CM 방식이라 하더라도, 시공사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설계·감리 등을 선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구조계산이나 구조 설계과정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시공사 잘못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히 사고에 대한 설계·시공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조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달 29일 인천검단신도시 내 지하주차장 지붕 무너짐 사고가 발생한 단지 전경. [사진=제보자 측 제공]
지난달 29일 인천검단신도시 내 지하주차장 지붕 무너짐 사고가 발생한 단지 전경. [사진=제보자 측 제공]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밤 11시 30분경 인천 인천시 서구 원당동 검단지구 AA13-2BL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1, 2층)에서 지붕층 슬래브(970㎡)가 순식간에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 <위키리크스한국>이 사고가 일어날 당시 전의 상황을 소방청에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안단테 인천 검단지구 AA13-1,2블록 지하주차장 붕괴되기 7일 전에는 보도 설치용 콘크리트를 타설 시공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붕괴 2일 전에는 어린이 놀이터 구간의 토사를 제거하고 EPS블럭 설치 및 성토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붕괴된 슬래브는 지난해 7월 타설 및 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1층 및 지하2층의 각 지붕층 슬래브가 무너지면서 붕괴면적은 총 970㎡에 달한다. 당시 경비원이 먼저 사고 소리를 듣고 붕괴현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주말 밤 시간대에 주차장이 무너진 관계로 사망사고 등 인명피해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붕괴된 지점 대부분이 무량판 구조 부위여서 이 부분의 설계와 시공하는 과정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추측만 제기된 상황이다.

지상층 콘크리트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철근을 뚫고 무너져 내린 모습. [사진=제보자 측 제공]
지상층 콘크리트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철근을 뚫고 무너져 내린 모습. [사진=제보자 측 제공]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만 보면 이번 사고의 주된 원인은 ‘철근 누락’일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만약 사조위가 사고 원인을 철근 누락이라고 판단하면, 이번 사고의 책임은 시공사인 GS건설이 져야 한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5월 9일 검단신도시 AA13-2 블록 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 공식적인 조사위원회 조사와 별도로 자체 조사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초음파 촬영을 통해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공정을 발견했다고 시인했다.

자체조사 결과 전단보강근 30여개가 시공과정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슬라브는 상부 철근과 하부 철근 등 2층으로 배근되는데,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해주는 전단보강근이 일부 빠졌다고 잘못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다만 GS건설 측은 단지 내에 시공하는 과정에서 철근 누락이 발생했던 것은 맞지만 이번 붕괴사고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입장이 확고하다. 

GS건설 관계자는 “상부 철근과 하부 철근이 주 철근이고 전단보강근은 서브개념인데 30여곳의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 책임을 인정하고 깊이 사과 드린다. 이러한 사실을 곧바로 사고조사위원회에 알리고 향후 조사 과정에서도 철저하고 투명하게 협조하겠다. 건물의 안전 확보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해당 단지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철근 누락된 것은 맞지만 철근 누락만으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사조위에서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조사 중인 만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후 GS건설은 최근 들어서 입장을 확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보도자료를 배표했던 내용과 다르게 시공 과정에서 누락된 철근보다 설계 과정에서 더 많은 양의 철근이 누락됐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에서는 보가 없다보니 기둥역할을 전단보강근이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지 기둥에는 100% 전단보강근이 들어사용되지만, 이번에 붕괴된 사고 단지에는 설계상 전단보강근이 70% 이상 누락됐다”고 말했다.

LH가 도입한 무량판 구조. [사진=LH]
LH가 도입한 무량판 구조. [사진=LH]

한편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이번사고 원인이 LH가 도입한 지하주차장 공법 중 하나인 ‘무량판 구조 설계‧시공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인되는 부분이지만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기둥부에서 슬래브의 펀칭전단(뚫림전단) 파괴 등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보 덧대는 과정없이 하중을 받쳐주는 기둥을 설계하거나 시공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지하주차장은 철근콘크리트를 활용해 라멘 구조 내지는 무량판 구조로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멘 구조는 건설업계가 2010년대 초반까지 지하주차장 시공법으로 주요 사용해오던 방식이다. 해당 방식은 기둥과 보로 하중을 견디는 방식인데 다른 구조에 비해서 견딜 수 있는 하중이 크다는 장점이 있고, 장점이 더 많은 구조다. 그러나 다른 구조에 비해 비싸고, 층고가 상대적으로 높아 공사비도 더 비싸다.

현재 국내 건설사가 짓는 대부분의 단지는 지하주차장을 무량판 구조로 짓는 경우가 다수다. 이번에 붕괴된 검단자이안단테 단지 역시 무량판 구조로 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량판 구조는 기둥과 보, 슬래브로 이루어진 라멘 구조와는 달리 기둥과 슬래브로만 이루어진 구조다.

무량판 구조는 하중을 지탱하는 ‘보’ 없이 기둥에 슬래브가 바로 연결된 방식으로 시공된다. 층고가 라멘 구조에 비해 낮고, 공사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따라서 공사 비용도 상대적으로 싸다.  그렇다보니 라멘 구조에 비해 견뎌낼 수 있는 하중이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하주차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견뎌야 하는 하중이 워낙 큰 관계로 무량판 구조를 지하주차장에 적용하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에 단순하게 스팬을 줄여 짓기도 한다. 스팬을 줄이면 견딜 수 있는 하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슬래브 두께 전체를 늘리거나 혼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늘릴 때 무량판 구조의 이점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경우다.

우회적인 방법도 존재한다. 하나는 기존 라멘 공법과 약간 비슷하게 기둥 주변만 슬래브 두께를 늘려서(Drop Pannel) 견딜 수 있는 하중을 늘리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중공 슬래브 공법을 적용시키는 방법도 자주 사용된다.

이처럼 1군 건설사 입장에선 공사비를 절감하려면 다른 시공방식이 절실했고, 라멘구조를 대신해 무량판 구조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다만 무량판 구조 부실시공과 관련해서는 발주처인 LH와 시공사인 GS건설은 전혀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무량판 구조공법은 2010년도부터 대중화됐고, 각종 특허를 통해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다는 이유에서다.

LH 관계자는 “원가 절감의 차원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판단해서 무량판 구조가 도입이 됐던 것은 맞다. 2010년도를 기점으로 DL이앤씨부터 시작해 GS건설, 현대건설 등도 모두 도입하는 추세였고, 대형건설사들의 도입 흐름들을 지켜본 이후 LH도 구조상의 안전테스트를 거쳐 문제없다고 검토해 비교적 뒤늦은 시점인 2017년 2월에 적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하주차장 공법에서 라멘구조가 훨씬 더 튼튼하다는 것도 건축 업계전문가들의 주장이지 라멘구조이 더 안전하다고 기술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조위 결과가 나올때까지 지켜봐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호소했다.  

GS건설 관계자 역시 “이번 붕괴사고에서 무량판  구조 자체가 부실이라는 것은 어폐가 있는 것 같다.  자체 조사를 진행했을 때에도 무량판 구조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무량판 구조 자체가 보가 없고 기둥만 있다보니, 기둥을 전단보강근으로 받쳐주는 과정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는 무량판 설계 부실과 연결짓는 것은 좀 과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상층 콘크리트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철근을 뚫고 무너져 내린 모습. [사진=제보자 측 제공]
지상층 콘크리트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철근을 뚫고 무너져 내린 모습. [사진=제보자 측 제공]

이번 붕괴사고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GS건설의 ‘시공 책임론’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다만 LH도 발주처로서 감독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설계나 감리에 대한 책임은 LH에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미리 알아챌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다.

사고의 주요 원인이 전단보강근의 누락이 맞다면, 설계대로 전단보강을 했을 때 사고 가능성이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설계대로 시공을 했다면설계·감리·시공사 등 전 주체를 대상으로 행정처분이 이뤄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밖에 무량판 구조 부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면 문제는 더 꼬이게 된다. 이제 공은 사조위로 넘어간 상황이다. 사조위가 어떻게 결론 내리느냐에 따라 LH가 재시공 여부를 결정 내릴 지도 판가름나게 되는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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