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 드러냈던 본부, 팀, 실 등의 명칭 대신 영문으로 전면 대체
사원, 과장, 부장 등 직급 대신 스페셜리스트, 프로페셔널 변경
CJ제일제당이 사내 조직을 수평적으로 바꾸는 쇄신을 단행했다. 다소 수직적 구조를 드러내고 있던 기존 조직 명칭 대신 모든 조직 명을 영문으로 대신한다. 수평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 정착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글로벌 사업 가속화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10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최은석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수평·혁신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진화하는 데 있어 조직 명의 변화 또한 중요하다"라며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도전과 변화의 노력이 모여 큰 변화를 이뤄 내고 혁신의 토대가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우선, CJ제일제당은 위계를 드러낼 수 있는 '본부', '실', '팀' 등 기존 조직 명칭을 없앤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임직원들까지 해당 조직의 기능 및 역할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조직 명을 영문으로 대체한다.
CJ제일제당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2000년 시작된 바 있다. 당시 국내 최초로 '님'이란 호칭을 사용하게 하며 수평적 문화를 선도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영어 닉네임 등과 더불어 조직문화 혁신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실'은 'Corporate Communication'으로, '재무전략실'은 'Corporate Finance Strategy'로 바뀐다. 조직 명 끝에 '실(室)'이 사라지고 '공동의'를 의미하는 'Corporate'가 새롭게 붙여졌다.
BIO 사업부 내 'BIO PS사업본부'는 'Protein Solution, BIO'로 변경했다. 해당 조직에서만 통용되는 축약어 사용을 삼가하고, 임직원 모두가 들었을 때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채택했다는 설명이다.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성 증진을 위해 '실무자'가 아닌 '전문가'로 부르는 방안도 도입하고 있다. 자기주도적 업무 추진과 성장 기회를 제공하면서, 성과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는 능력 중심 인사제도도 마련했다.
직급체계는 사원, 대리, 과장, 부장 등에서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와 '프로페셔널(Professional)'로 개편했다. 임원은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 운영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를 시작으로 국내 구성원 중심의 인재공모 제도 '커리어마켓(Career Market)' 대상자를 해외 임직원까지 확대해 폭넓은 글로벌 경력 기회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근무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노트북 화면을 전자칠판으로 연동해 원격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문화'를 기본으로 한다. '유연근무제'와 더불어 거점 오피스와 원격근무 시스템 등 스마트 워킹 환경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식품사업 '이노백(Inno 100)', BIO사업 'R(Revolution) 프로젝트', F&C사업 'NBC(New Business Challenge)' 등 부문에서 임직원들의 신사업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해외 및 계열사에 확장하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이번 혁신은 최 대표가 직원들의 의견을 지속 수렴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최은석 대표가 직원 목소리를 수렴해 그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오던 수평적 혁신 문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21년 7월부터 사원, 대리 이하가 스페셜리스트이고 과장 이상 경영리더 이하가 프로페셔널이다"라며 "두 직급 개편으로 인해 능력과 역량 있는 젊은 인재들이 사원, 대리, 과장 등 체류 연한이 없어지고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제공 가능한 체제가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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