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현장] 정부기관 지적도 무용지물…BGF리테일 자회사 BGF로지스, 여전히 '안전불감증'
[WIKI 현장] 정부기관 지적도 무용지물…BGF리테일 자회사 BGF로지스, 여전히 '안전불감증'
  • 최문수 기자
  • 승인 2023.08.10 09:54
  • 수정 2023.08.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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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근로자, 안전화 미착용…발등 보호 취약한 크록스·운동화 착용
고용노동부 "지게차 유도수 배치"…현장선 유도수 없이 운행 중
소화기 중 절반가량 정기점검 부실…점검 미실시 소화기도 확인
ⓒ위키리크스한국 최문수 기자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 화성센터점 전경 ⓒ위키리크스한국 최문수 기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 수지 물류센터 내에서 지난해 지게차로 물류 작업을 하던 운전자 간에 추돌이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인해 BGF로지스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지난해 12월28일 기소 위기까지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GF로지스 내부 곳곳에선 여전히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당시 오전 11시 30분경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BGF로지스 화성센터 근로자들은 물류 분류 작업이 한창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많은 근로자들은 화물 낙하사고, 발 끼임 사고, 지게차 충돌 사고 등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로 반바지를 착용했던 다수의 근로자. 문제는 높게 쌓여있는 물건이 떨어질 시 발등 보호에 취약한 운동화 및 크록스를 근로자들이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창고에는 최대 수십 킬로그램에 달하는 생수, 캔 음료, 병 음료 등이 쌓여있었다. 이 물건들이 근로자의 발등으로 떨어지면 타박, 골절, 절단 등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화를 착용한 근로자는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문수 기자
다수 근로자들은 안전화가 아닌 크록스와 운동화 등 발등 보호에 취약한 신발을 신고 근무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위키리크스한국 최문수 기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장 제32조를 보면, 사업주는 물체의 낙하·충격, 물체에의 끼임, 감전 또는 정전기의 대전(帶電)에 의한 위험이 있는 작업자에게 안전화를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해 및 위험 작업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설비 개선 등 필요한 조치가 따르면 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육안으로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2021년 고용노동부는 낙하 및 충격, 물체의 끼임 위험이 있는 현장에서 근무했던 물류센터 직원에게 안전화를 미지급한 이유로 모 유통 기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도 이를 두고 '안전상의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벌금 5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이뿐만 아니라, 창고 내외부에서 운행되고 있는 지게차 주변으로는 유도자가 부재하는 등 중대재해 발생 우려도 도사리고 있었다. 양쪽으로 세워진 물류 타워 사이는 성인 남자 8명 남짓 서있을만한 공간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 운용 중인 지게차가 세로가 아닌 가로로 운행을 할 경우에는 이 공간이 가득 찼다. 운전수의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하면 근로자 여럿이 치이거나 깔릴 수 있는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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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남자 8명 남짓 서있을만한 공간에서 지게차 운전수는 유도자가 없는 채로 지게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문수 기자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최근 3년간(2020~2022년, 승인통계 기준) 전체 사업장 사망사고 통계에 따르면, 노동자 10명 중 1명(2583명, 9.1%)이 부딪힘 사고로 사망했다. 이중 236명은 차량 및 기계에 부딪혀 사망했다. 당시 기관은 ▲운행 경로 등 작업 위험요인을 사전 조사하고 ▲작업 반경 내 출입을 금지하거나 유도자(신호수)를 배치하는 등이 있었다면 방지할 수 있는 사고였다며 예방대책 수립을 촉구한 바 있다.

부실한 소방장비 점검 실태도 포착됐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기 진압에 사용하게 될 소화기는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소방장비관리법 제36조(소방장비의 점검 등)에서는 소방장비가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정한 주기마다 정기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소화기의 경우 한 달에 한 번의 점검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된 총 7개의 소화기 중 절반만 1달 간격으로 정기점검이 이뤄졌을 뿐, 나머지는 지난해가 마지막 점검이거나 점검 내역이 완전히 없는 것도 존재했다. 정상적으로 정기점검이 이뤄진 소화기는 대부분 육안으로 확인하기 쉬운 곳에 비치됐다.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소화기들은 수 차례 돌아다닌 끝에 찾을 수 있었다. 거미줄이 쳐지고 먼지가 소복히 쌓인 모습으로 미루어 볼 때, 소화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지에는 의구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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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비치된 소화기 중 절반가량은 정기점검이 지난해에 멈춰있거나 점검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위키리크스한국 최문수 기자

앞선 어제, 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한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탓에 재발 방지 조치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예치지 못한 상황에 대부분 발생하는 산업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철저한 사고 방지 대응책 수립이 요구된다.

BGF리테일 측은 "BGF로지스 소속 직원들은 100% 안전화를 착용하고 있다. 인력도급계약에 의거 현장 작업자들에게도 안전화가 지급, 모두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지게차 신호수도 현장에 배치돼 운영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소화기 점검 관련해서는 "법적 기준에 맞춰 필요 수량이 배치되어 있으며 매월 전문유지보수 업체를 통해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며 "BGF로지스는 일, 월, 분기, 연간 단위로 체계적인 안전 및 보건 관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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