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INSIDE] 유엔사, 유엔이 만든 처음이자 마지막 사령부
[WIKI INSIDE] 유엔사, 유엔이 만든 처음이자 마지막 사령부
  • 허찬영 기자
  • 승인 2023.08.22 10:10
  • 수정 2023.08.22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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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례적으로 일본 내 유엔사 후방 기지 언급
유엔사의 재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기 위한 의지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돼
문재인 정권 당시에는 미국·유엔사와 내내 갈등 일으켜
독일·덴마크의 유엔사 참여 두고 대한민국이 거절하며 외교 문제까지 번지기도 해
문 정부가 추진하던 종전 선언 등의 실행에 걸림돌 돼 유엔사 세력 약화시키려던 목적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광복절 78주년 경축사에서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78주년 경축사를 통해 "올해는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자 한미동맹 체결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 기지의 역할은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남침하는 경우 유엔사의 자동적이고 즉각적인 개입과 응징이 뒤따르게 돼 있으며, 일본의 유엔사 후방 기지는 그에 필요한 유엔군의 육해공 전력이 충분히 비축돼 있는 곳"이라며 "유엔사령부는 '하나의 깃발 아래' 대한민국의 자유를 굳건히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국제연대의 모범"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례적으로 일본 내 유엔사 후방 기지를 언급한 것은 한동안 유명무실했던 유엔사의 재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11월쯤 개최 예정인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를 앞두고 유엔사 회원국들의 의지 재확인과 유엔사의 역할과 기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웃에서 파트너 된 일본, 일본 유엔사 후방 기지의 중요성

일본 오키나와현 미군 후텐마비행장의 수직이착륙수송기 오스프리. [출처=연합]
일본 오키나와현 미군 후텐마비행장의 수직이착륙수송기 오스프리. [출처=연합]

윤 대통령은 지난해 일본을 두고 '이웃'이라고 표현한 것에 반해 이날 광복절 경축에서는 안보와 경제의 협력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이는 최근 일본과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제3자 변제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그동안 갈등을 불러일으켰던 과거사 문제는 덮어두면서 일본의 역할을 부각시키고 한미일 협력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안보의 중점을 두고 한일 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일본이 유엔사 전력 제공국은 아니지만 유엔사 후방 기지가 있다는 점과 지리적인 이점을 봤을 때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엔사 후방기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한 핵심적인 곳이며 한반도에 신속 대응 전력을 보내고 군수물자를 지원해주는 임무를 맞고 있다.

향후 한미일 전력 간의 공동 훈련이 진행될 경우 일본의 후방 기지가 주요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한미일 정상들은 오는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유엔사나 유엔사 후방 기지의 역할을 두고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도 요코타 공군기지와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비상 상황 시 공군과 해군의 핵심 요충이며, 화이트 비치 해군기지나 가데나 공군기지, 후텐마 해병대 비행장 등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유엔사, 어떻게 만들어졌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서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의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출처=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서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의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출처=연합]

유엔사는 한국전쟁 발발 당일인 1950년 6월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군의 철군을 권고했으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1950년 6월 27일 결의안 제83호에 따라 북한군의 무력 공격을 방어하는 등 원조를 위해 창설됐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회원국들의 병력이나 기타 지원을 미국 지휘하의 통합군사령부가 이용할 것을 권고하면서 미국에게 사령관의 임명과 유엔 깃발의 사용 권한을 부여했다. 미국은 통합된 사령부에서 취해지는 활동 과정에 대한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이런 결정에 따라 유엔사는 1950년 7월 일본 도쿄에 만들어졌으며 1957년 7월 서울 용산으로 옮겨왔다.

국내에 있는 유엔사는 경기 평택시에 USAG 험프리스라는 본부와 공동경비구역에 위치한 육군과 주한 미군의 합동 군영인 캠프 보니파스가 있다. 이 밖에는 최근 윤 대통령이 언급했던 일본에 있는 후방 기지 요코타 공군기지, 사세보 해군기지 등 7곳이 있다.

현재 유엔사의 주 임무는 1953년에 서명된 한국 정전협정의 내용을 성실히 집행하고, 유사시 한미연합사와 국제사회 간의 교량 역할을 하며 전력 제공국의 전력 지원에 협조하는 것이다. 유엔 창설 이래 현재까지 '유엔군'이라는 이름으로 창설된 유일한 다국적 연합군이다.

유엔사는 한국전쟁이 '정전'이 아닌 '휴전'인 만큼 현재도 작전 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엔군은 '워싱턴 선언'에 따라 다시 전쟁이 발생한다면 자동으로 참전한다.

유엔사는 안보의 역할 뿐만 아니라 외교적인 면에서도 큰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 국방부 장관과 주한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 유엔군 파병 국가 대사들이 참여한 한국·유엔사친선협회(KUFA)가 유엔사의 역할을 홍보하고 상호 교류·협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의 종전 선언, 유엔사 무력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9월 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9월 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

대한민국 안보의 중심에 있는 유엔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임기 내내 갈등을 빚어 왔다.

갈등 중 대표적인 내용으로는 유엔사에 덴마크·독일 등 6·25전쟁 의료 지원국을 참여시키는 사안에 문재인 정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이 있다.

당시 미국이 독일을 유엔사에 가입시키려 했으나 한국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회원국 정식 참여가 거부당했다. 이미 유엔사 회원국이던 덴마크는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2020년 초 ‘유엔사 전력 제공국(UNCSS)’ 참여를 요구했지만 17차례나 이를 거절했다.

2021년에는 덴마크가 전력 제공국이 되겠다며 자국의 군 참모를 유엔사에 보낸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문 정부는 귀국 조치 입장을 밝히고 항의했다. 문 정부에서 덴마크의 참여를 계속해서 거절하자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문 정부가 이들의 유엔사 참여를 거부한 이유는 대북 지원과 종전 선언 등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또 유엔사가 정전 협정 관리 기능을 갖고 있어 이들의 세력이 커지면 문 정부가 추진하던 종전 선언 등의 실행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문 정부가 북한의 입장인 유엔사 해체를 위해 유엔사의 세력 축소 계획을 펼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실제로 문 정부 시절이던 2019년 문정인 당시 외교 안보 특보는 유엔사를 두고 "남북 관계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표현했다.

사례를 들자면 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내세우며 종전 선언을 추진하고 유엔사의 필요성을 부정했다. 또 탈북 어민을 강제북송했던 2019년 11월에는 판문점 출입을 담당하는 유엔사에 관련 내용을 통보하지 않아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문 정부에서 평화를 이유로 주장하던 '종전 선언'은 유엔사 축소·철수를 불러올 것이다. 그러나 유엔사가 축소·철수한다면 대한민국의 평화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유엔사가 철수한 뒤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한다면 유엔군의 도움 없이 전쟁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유엔사를 철수시키려던 문 정부는 외교적·군사적 관점에서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며 이는 자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위험한 결정이었다.

[위키리크스한국=허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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