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소송으로 비화한 햄버거 과장 광고...왜 사 먹는 햄버거는 광고와 다른 걸까?
[월드 투데이] 소송으로 비화한 햄버거 과장 광고...왜 사 먹는 햄버거는 광고와 다른 걸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9.06 05:18
  • 수정 2023.09.06 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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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의 간판 메뉴인 ‘우퍼(Whopper)’의 온라인 홍보 이미지 [사진 = 버거킹]
버거킹의 간판 메뉴인 ‘와퍼(Whopper)’의 온라인 홍보 이미지 [사진 = 버거킹]

지난달 말, 미국의 햄버거 업체 버거킹의 간판 메뉴인 와퍼(Whopper) 속의 고기패티 등 내용물이 광고와 다르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지방법원의 로이 올트먼 판사는 25일 공개 결정문을 통해 소비자들의 주장에 이유가 있다며, 버거킹의 소송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BBC는 5일(현지 시각) 우리가 사 먹는 햄버거가 광고의 이미지와 많은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영국에 사는 크리스는 햄버거 매니아이다. 그는 귀가가 늦는 날이면 으레 햄버거를 사 들고 들어가거나, 아니면 아이들과 햄버거로 저녁을 먹기 위해 매장을 찾곤 한다. 그 뿐 아니라 그는 허기를 때우는 간단한 간식거리로도 햄버거를 즐겨 찾는다.

그런데 크리스는 자신처럼 햄버거를 좋아하는 친구나 동료들에게 햄버거로 저녁을 먹는 사진을 보냈다가 비웃음을 산 적이 여러 번 있다. 그가 보낸 햄버거 사진들이 광고되는 것들과 너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주문해서 나온 햄버거는 짓눌려 주저앉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그는 미국의 햄버거 소비자들이 햄버거 업체 버거킹을 과장 광고로 고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맞장구를 쳤다.

런던 남부에 산다고만 밝힌 한 42세 남성은 “속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귀찮게 이를 지적하고 불만을 제기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냥 한 번 먹고 말지요.”

이 문제와 관련 버거킹은 자사가 판매하는 햄버거가 “반드시 광고 사진과 일치할” 필요는 없으며, 광고에 등장하는 모든 제품은 “영국 전역에서 손님에게 제공되는 것과 동일한 버거”라고 밝혔다.

하지만 햄버거 고객들은 광고 이미지와 실제로 판매되는 제품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여긴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 광고에는 아몬드가 통째로 들어 있지만, 실제 나오는 제품에는 부스러기만 들어 있고, 피자도 광고보다 토핑이 적고, 샐러드는 제값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Cheese pull(치즈를 길게 늘여뜨리기)

뉴욕과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푸드 스타일링 회사 ‘아스터(Astir)’의 대표인 에이미 워들은 음식 홍보 사진에는 제품 자체에 없는 성분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험적 원칙이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마케팅적인 책략은 무시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샌드위치를 홍보하는 경우 슬라이스 사이에 스폰지를 넣어 제품을 ​​더 풍성하게 보이게 할 수는 있다고, 워들은 들려주었다.

또, 피자 한 장으로 치즈를 길게 늘여뜨리는 효과(cheese pull)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장의 치즈를 겹쳐서 영상을 찍을 수도 있다. 그리고 시리얼은 눅눅해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우유 대신 접착제가 든 용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광고용 햄버거에는 마요네즈 때문에 빵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쑤시개를 지지대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워들 대표는 털어놓았다.

“소비자를 속이기 위해 가짜 제품을 사용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워들 대표는 이렇게 주장했다.

“형태가 구겨지거나 찢기지 않은 완벽한 햄버거 빵을 찾기 위해 수십 개의 빵을 섭렵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작은 가위를 이용해 햄버거 빵의 가장자리를 다듬어 완벽하게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고, 속 내용물들도 부스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 다음 색이 바래지 않은 가장 신선한 상추를 사용합니다. 상추에는 주름이 완벽하게 잡혀 있고, 토마토는 가장 붉은색을 내는 것들을 선택합니다.”

워들도 미국 법원에까지 가게 된 햄버거 과장 광고 사건에서 문제가 된 햄버거인 버거킹의 와퍼(Whopper)의 온라인 이미지에서 올려져 있는 빵보다 고기 패티가 더 크게 보이는 점에는 동의한다.

어쩌면 매장에서 소비지가 구입하는 햄버거가 포장지에 싸인 상태에서 가열 램프 아래에 놓여 있다 보니 빵이 약간 찌그러졌을 수도 있다고, 워들 대표는 설명했다.

그러나 고기 패티가 앞쪽으로 많이 튀어나왔거나 일부러 작은 빵을 사용해 고기 패티를 “더 풍성하게” 보이도록 만들었을 수도 있다.

또, 워들 대표는 음식 스타일리스트가 패티를 자른 다음 수평으로 펼쳐 늘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버거킹의 간판 제품인 '와퍼 세트' [사진 = 버거킹]
버거킹의 간판 제품인 '와퍼 세트' 실물 사진[사진 = 버거킹]

과장 광고

가짜 제품을 이용해 광고 이미지를 제작하지 않는 한 미국에서는 영상이나 사진 기법을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특별한 규정은 없다고, 뉴욕 버팔로대학의 법학과 마크 바솔로뮤 교수는 말한다.

하지만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광고에는 어느 정도 ‘과장 광고’가 포함된다는 점을 인식할 정도로 현명하다고 여겨진다.

“여기서 핵심은 실제로 속아서 돈을 지불했는지의 여부”라고 그는 주장했다. 

“실제로 TV 광고에 나온 우퍼 햄버거를 구매한다는 생각으로 돈을 지불한 사람이 있을까가 관건입니다.”

바솔로뮤 교수는, 이번 미국 소송 사례에서 버거킹은 포스터의 제품과 똑같은 햄버거를 산다고 생각하고 돈을 지불한 고객은 한 사람도 없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와 함께 바솔로뮤 교수는 이미 판사가 버거킹의 방송 광고 이미지에 대한 주장은 기각했으며, 단지 매장 내 이미지에 대한 주장만 허용한 사실을 지적했다.

광고에는 과장과 과대 광고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어도 판매 시점에 있는 이미지는 계약의 일부에 더 가깝다. 즉, 직접 보고 주문하면 이것은 법정에서 논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바솔로뮤 교수는 지금까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이미지라는 주장을 기반으로 한 소송은 매우 주관적인 주장이라는 이유로 거의 승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또한 이런 종류의 사건에 개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한편, 기본 원칙은 동일하지만, 영국의 규정은 미국보다는 조금 더 엄격하다. 홍보 이미지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

관련해서 영국 ‘광고 기준국(ASA : 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 대변인 토비 킹은 ‘광고 기준국’은 매장과 메뉴에 있는 이미지를 제외한 광고 이미지를 규제하는 일을 한다고 밝혔다.

“모델의 손이 작았다.”

과장 광고 의혹이 제기됐을 때 그 이미지가 허위가 아님을 입증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우리는, 소비자가 광고에는 어느 정도 과장이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할 정도로 현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누가, 언제 그 선을 넘었는지를 규제하는 것입니다.”

토비 킹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영국 ‘광고 기준국’은 2005년 KFC 광고를 포함한 몇 가지 이미지들을 시정 조치한 적이 있다. 당시 ‘광고 기준국’은 KFC의 미니 필렛(Mini Fillet) 치킨 버거를 직접 구입해 그 크기를 확인한 뒤 광고 중지를 명령했던 것이다.

“당시 KFC는 모델의 손이 작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킹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영국에서는 2010년에 버거킹 광고가 크기 문제로 인해 금지된 바가 있다. 

“사실과 다른 묘사를 하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그때부터 광고가 금지됩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런던 남부에 사는 크리스는 햄버거를 계속 사서 먹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업이 좀 더 솔직한 홍보 사진을 사용하기를 바란다.

“햄버거가 마치 반중력 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묘사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그들은 실제 자신들의 제품을 좀 더 자랑스럽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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