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중국 견제 위한 ‘전략 행보’ 다각화…인도·중동‧유럽 잇는 ‘경제 회랑’ 제안
조 바이든, 중국 견제 위한 ‘전략 행보’ 다각화…인도·중동‧유럽 잇는 ‘경제 회랑’ 제안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3.09.10 16:44
  • 수정 2023.09.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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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미국과 경제·군사 공조 확대…中과 ‘미묘한 갈등’ 의식
인도·유럽·미국, 경제회랑 MOU…IMEC 출범해 철도·항만 연결
IMEC 프로젝트 완수해 파이프라인 구축… 무역 등 교역 촉진
중국이 꺼내든 일대일로에 맞불…시진핑 주석 주재포럼 견제
美 발표 ‘경제 회랑안’ 사우디·이란 포함…‘경제적 존재감’ 과시
인도·유럽·미국 정상이 인도-중동-유럽 연결 회랑 발표한 이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도·유럽·미국 정상이 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IMEC 발표 행사에서 인도-중동-유럽 연결 회랑 발표한 이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동맹국으로 품기 위한 전략적 ‘광폭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인도를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아 중국 견제에 적극 동참시키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재 인도는 현재 중국을 이웃 국가로 규정하면서도, 인구·영토에 대한 대국 싸움을 놓고 미묘한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현재 조 바이든이 발표한 이번 구상에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참여시킨 것은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중동에서 미국에 우호적인 외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10일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8일 G20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델리에 도착했다. 이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더 나아가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엔진 중 하나인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이후에는 인도와 중동·유럽을 잇는 철도·항만 연결 프로젝트인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구상을 발표하며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이하 IMEC)'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시에 미국은 인도의 숙원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도 공식화했다. 이번에 개최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모디 인도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는 6월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모디 총리에게 '윈스턴 처칠급' 예우를 했던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경제적 협력방안에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인도 총리가 지난 8일 뉴델리 인도총리 관저에서 열린 미국·인도 정상회담에 참석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인도 총리가 지난 8일 뉴델리 인도총리 관저에서 열린 미국·인도 정상회담에 참석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양해각서 전문에 따르면 IMEC 프로젝트는 인도와 걸프 지역을 잇는 동부 회랑과, 걸프 지역과 유럽을 연결하는 북부 회랑을 잇는 철도·항만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IMEC 프로젝트에 포함된 철도가 완공되면 기존의 해상·도로 운송 경로를 보완하는 국가 간 선박-철도 환적 네트워크를 제공함으로써 인도, 사이의 상품 및 서비스 운송을 원활하게 만든다는 구상이 양해각서에 담겼다.

IMEC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기존의 해상·도로 운송 경로를 보완하는 국가 간 선박-철도 환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인도-중동(UAE, 사우디, 요르단)-유럽(이스라엘, 유럽) 간 상품 및 서비스 운송이 원활해진다.

또 IMEC 참가국들은 철도를 따라 송전·디지털 연결을 위한 케이블과 청정 수소 수출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내비쳤다. 이를 통해 IMEC는 공급망 안정을 담보하고, 무역 접근성을 높이고, 무역 운송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IMEC을 계기로 효율을 높이고 비용은 절감하는 한편 경제적 통합성을 증대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게 될 것이며, 이는 아시아와 유럽, 중동의 변혁적 통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모디 인도 총리 등과 함께한 IMEC 출범식에서 “이번 회랑 구상은 아시아와 유럽 대륙의 항구들을 연결하는 거대 빅딜”이며 “중동이 이번 IMEC 출범을 계기로 더욱 발전적이고 안정화되는 토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오늘 우리는 커다란 상호 연결 구상을 출범시킨다"며 "우리는 미래 세대가 큰 꿈을 꿀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백악관은 "이 기념비적 회랑은 두 대륙에 걸친 연결성 강화와 경제적 통합을 통해 경제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럽과 중동, 아시아 사이의 철도와 항구 연결에 있어 새로운 시대를 이끈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인도-중동-유럽을 잇는 철도·항구 등 인프라를 연결해 에너지와 물자 교역을 원활하게 하는 구상안’은 미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성사된 결과물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회랑 구상안’ 카드를 주도적으로 꺼내든 것은 이번 G20 회의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핵심 카드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G20 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참(리창 총리가 대리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이 주도해 중국 견제를 위한 또 하나의 다국적 이니셔티브를 발족시킨 것이다.

쉽게 말해 내달 시진핑 주석이 주재하는 다자 국제회의인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최에 앞서 시 주석의 핵심 대외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견제하는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시진핑 주석의 외교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다르면서도 비슷한 IMEC 프로젝트를 의도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이는 마치 '흉내바둑(바둑 대국 중 상대의 수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을 구사한 것이다. 

(왼쪽부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손을 마주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손을 마주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나아가 미국은 중동에서 자국에 유리한 외교 환경을 형성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중동 내에 미국의 영향력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 입장에서 이번 카드를 통해 민주주의 진영에 속한 인도와 유럽, 이스라엘에 더해, 중동에서 미국의 입김이 통하는 나라들을 하나로 묶어 중국 주도 '일대일로'에 맞불을 놓겠다는 취지로 봐도 무방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카드를 꺼내든 것은 중국의 영향력 확장이 이뤄지고 있는 중동에서 미국에 우호적인 역학 구도를 형성해 안정적 외교정세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도 숨어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이 서로 갈등관계가 악화된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며 중동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 역시 최근 수니파 이슬람 맹주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중재에 상당한 외교력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번 경제 회랑 프로젝트에 참여시킴으로써 중국이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는 중동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다시 강화하려는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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