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우주 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미·중 우주 경쟁
[월드 프리즘] 우주 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미·중 우주 경쟁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0.06 06:10
  • 수정 2023.10.07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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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 발사 장면 [사진 = 연합뉴스]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 발사 장면 [사진 =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우주 쟁탈전 결과 우주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NASA의 빌 넬슨 국장은 "미국은 달에 다시 가기 위해 중국과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넬슨 국장은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먼저 달에 도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의 이같은 발언은 NASA가 구소련과 우주 경쟁을 벌이던 1960년대와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NASA는 우주 사업의 상당 부분을 민간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넬슨 국장은 민간 우주 기업과 협력함으로써 엄청난 비용을 분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민간 기업의 창의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 기업과의 협력 사례로 역사상 최고 성능의 로켓을 개발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를 들었는데, NASA는 2021년 달 착륙선 건설을 위해 스페이스X와 30억 달러에 상당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가 있다.

그러자 다른 민간 기업들도 우주 경쟁에 달려들고 있다. 올해 NASA는 제프 베이조스가 창업한 ‘블루 오리진(Blue Origin)’과 3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역시 달 착륙선 제작을 위한 것이지만, 향후 달 착륙까지 고려해서 맺어졌다.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은 수십억 달러의 정부 자금이 지원되는 두 사례에 불과하다.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인 미·중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미국은 이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엄청난 돈을 지출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인도는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킨 네 번째 국가에 오르고, 특히 이목이 집중된 달의 남극에는 세계 최초로 착륙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NASA가 우주 개발에서 경쟁국으로 여기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자체 우주 정거장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이며, 이미 달의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고, 달의 극지방에 도달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넬슨 국장은 이점을 우려한다. 그는 “내가 걱정하는 것은 물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달의 남극에 중국이 먼저 도착해 여기는 우리 땅이라고 배타적으로 주장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 일부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인공섬을 건설하려는 중국의 행동이 그의 우려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넬슨 국장은 나아가 우주와 달 개발의 전범(典範)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에 중국이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평화적인 우주 탐사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중국의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우주 사업에 대한 중상모략”이라고 일축한 바가 있다.

이같은 미·중 우주 경쟁은 NASA의 막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NASA는 2021년 9월 말에 그해 지출한 비용이 712억 달러라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도에 비해 10.7%가 증가한 수치였다.

NASA와 SpaceX와 같은 유명 기업과의 거래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실제 NASA 지출은 업계에 폭넓게 스며들고 있다.

“우리 지출의 4분의 1은 중소기업에 사용됩니다.”

넬슨 국장은 이렇게 밝혔다.

그 돈은 소규모 회사, 특히 관련 업계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전직 NASA 엔지니어이자 지금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우주 경제학자로 재직 중인 시네이드 오설리반은 말했다.

뉴질랜드의 민간 위성 업체 ‘로켓랩(RocketLab)’의 위성 발사 장면 [사진 = 연합뉴스]
뉴질랜드의 민간 위성 업체 ‘로켓랩(RocketLab)’의 위성 발사 장면 [사진 = 연합뉴스]

이러한 스타트업들의 첫 고객은 정부가 될 경우가 많으며, 그로 인해 스타트업들은 민간 투자자들로부터도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우주 산업 투자와 관련해서는 벤처 캐피탈이나 사모 펀드가 주 자금원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정부의 투자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오설리반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달에 다시 인간의 발을 딛는 경쟁은 떠들썩하게 세간의 이목을 끄는 한편으로 훨씬 더 수익성이 있을 수 있는 다른 우주 사업의 폭발적인 증가를 촉발하고 있다.

1957년 구소련은 미국과 우주 경쟁을 벌이면서 최초로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국가가 되었다. ‘유럽 ​​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은 10,500개가 넘는다.

투자 회사인 ‘스페이스 캐피탈(Space Capital)’의 차드 앤더슨 CEO는 지난 10년 동안 스페이스X가 업계에 끼친 공로를 인정했다.

“오늘날 우리가 우주를 투자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은 오로지 스페이스X의 공로입니다.”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10년 전, 스페이스X가 최초로 로켓을 쏘아 올리기 전에는 이 시장은 실제로 정부가 주도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첨단 기술 시장 분석 기업인 ‘BryceTech’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 중 약 절반이 지난 3년 동안 발사된 것이다.

이는 주로 ‘원 웹(One Web)’과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Starlink), 두 회사 덕택이다.

“우주 산업은 로켓과 위성이라는 하드웨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합니다. 이는 우리의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축입니다.”

차드 앤더슨 CEO는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민간 인공위성의 수가 증가하면서 농업, 보험, 해양 산업 분야에서 위성 데이터의 판로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뉴질랜드에 본사를 둔 ‘로켓랩(RocketLab)’은 우주 산업 분야의 또 다른 대기업이다. 스페이스X와 경쟁하는 이 기업은 이미 NASA 등 미국 정부 기관을 포함한 고객들을 위해 40번의 위성 발사를 완료했다.

‘로켓랩’의 창립자인 피터 벡은 식기세척기를 만드는 엔지니어에서 우주로 로켓을 발사하는 기업을 일구었다. 그는 자신의 성과는 지구 바깥을 노리는 사업에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로켓 발사 시장은 약 100억 달러 규모이고, 위성 제작과 같은 인프라는 약 300억 달러의 시장 규모이지만, 우주 산업의 응용 분야는 약 8,300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피터 벡 CEO만이 아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우주 산업 규모가 연간 1조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우주 산업을 영위하는 민간 기업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피터 벡 대표는 달에서의 기회, 특히 채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달에서 채취한 광물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은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에 실행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빌 넬슨 NASA 국장은 의학 분야에서 가능성을 본다. 그는 2019년 제약회사 머크(Merck)가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수행한 ‘결정 성장(crystal growth)’에 관한 연구 사례를 지적하며, 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광섬유(fibre optics)는 무중력 상태에서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우리는 지구 저궤도에서 많은 사업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겁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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