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간 바이든, 전쟁 중재냐 확전이냐...세계의 눈 ‘집중’
이스라엘 간 바이든, 전쟁 중재냐 확전이냐...세계의 눈 ‘집중’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0.18 17:14
  • 수정 2023.10.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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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먼저 요르단 방문하려다 가자지구 병원 500명 사망 폭발 사고로 일정 꼬여
요르단 국왕,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이집트 대통령 만나려다 일방적 연기 통보 당해

영국 BBC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의 선량한 중재자'처럼 보이려고 했다가 망신에 직면"
바이든, 팔레스타인과 주변국 설득 계획 무산, 이스라엘 설득에 총력 기울여야 할 처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만나 가자지구 인도주의 지원 확보와 민간인 피해 최소화 주력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선량한 중재자 승부수 모색,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제시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 내리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시간이 갈수록 혼란이 가중되는 시점에 이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항까지 직접 나와 부시 대통령을 맞이했다. [출처=로이터/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 내리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시간이 갈수록 혼란이 가중되는 시점에 이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항까지 직접 나와 부시 대통령을 맞이했다. [출처=로이터/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이 시간이 갈수록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자, 중재자로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 백악관은 17(현지시간) 오후 긴급 브리핑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원래 목표는 팔레스타인의 극단주의 무장세력 하마스를 제거하는 데 주변국 동의를 얻고 이스라엘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사태 봉합 계획은 출발부터 어그러져 애초 그리던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먼저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 국왕,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이집트 대통령을 만나려고 했다. 이 같은 4자 회담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 위기를 완화하면서 이스라엘의 하마스 제거 당위성을 설득할 자리로 관측됐다. 그러나 전쟁 중인 가자지구 내 병원에서 의문의 폭발 속에 500명이 넘게 숨지면서 계획은 그대로 무산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로 떠나기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을 방문해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수장들과 회동하려 했으나 가자지구 병원 폭발 사건으로 취소됐다. [출처=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로 떠나기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을 방문해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수장들과 회동하려 했으나 가자지구 병원 폭발 사건으로 취소됐다. [출처=AFP/연합]

전쟁 쌍방의 상호비방 속에 공격 배후와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지만 명백한 전쟁범죄 정황으로 관측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의 불참 소식을 들은 뒤 에어포스원이 이륙하기 직전에 다른 두 정상의 일정 연기를 통보받았다.

영국 BBC"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의 선량한 중재자'처럼 보이려고 했다가 망신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정상이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범죄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갖고 불신임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팔레스타인과 주변국 설득을 위한 계획이 무산된 터라 이스라엘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처지가 됐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어려운 질문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한 지 열흘째인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후 기자회견 하고 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처=연합]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한 지 열흘째인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후 기자회견 하고 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처=로이터/연합]

앞서 백악관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을 통해 이루려고 한 목표가 이스라엘의 봉쇄 완화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을 받은 뒤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해 사람과 물자가 왕래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

가자지구에 인도주의 물자를 전달할 길을 열고 봉쇄로 가자지구에 갇힌 미국 국적자들에게 출구를 마련한다는 게 미국의 계획이다. 이들 사안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동을 돌며 계속 노력을 기울였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로를 여는 데 진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관리들이 이스라엘에 촉구한 원칙은 자기방위의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이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 국방부 건물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병원 참사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하가리 소장은 참사 이후 병원을 무인기(드론)로 촬영한 결과 병원 건물이 아닌 주차장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출처=연합]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이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 국방부 건물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병원 참사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하가리 소장은 참사 이후 병원을 무인기(드론)로 촬영한 결과 병원 건물이 아닌 주차장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출처=로이터/연합]

미국 정부는 하마스 전면해체를 위한 군사작전을 지지하면서도 그 과정의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설득해 인도주의 지원이 재개된다면 아랍권이 확신하는 편파성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 침공이 시작되면 더 심한 인도주의 재앙이 불가피한 터라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중대과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선량한 중재자 이미지를 가꿔갈 승부수를 이스라엘에서 모색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확약과 함께 팔레스타인의 국가수립을 향한 경로를 제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지난 16일 공개된 CBS 인터뷰 프로그램 '60'에서 '하마스가 꼭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긍정하면서도 그런 지론의 전제를 더 큰 무게와 함께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불에 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 주차장으로 기자가 걸어가고 있다. 이 공습으로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다. [출처=연합]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불에 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 주차장으로 기자가 걸어가고 있다. 이 공습으로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다. [출처=AP/연합]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다. 그렇지만 팔레스타인 통치기구가 있어야 한다.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로 가는 경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지지하느냐'는 물음에도 "그렇게 하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내 생각으로는 하마스는 전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지론은 극단주의 세력을 도려낸 팔레스타인이 독립국이 되는 경로를 밟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아울러 팔레스타인을 배제한 채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관계정상화를 추진해오던 최근 수년간 중동정책에 대해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도 읽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주도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세기의 화해'가 성사 직전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아랍권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외면한 바이든표 중동정책 탓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예견된 사안이었다는 얘기가 쏟아진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폭격을 받은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전날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병원이 폭발해 최소 500명이 숨졌지만, 이스라엘 측은 책임을 부인하며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이슬라믹 지하드를 배후로 지목했다. [출처=연합]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폭격을 받은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전날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병원이 폭발해 최소 500명이 숨졌지만, 이스라엘 측은 책임을 부인하며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이슬라믹 지하드를 배후로 지목했다. [출처=AP/연합]

현재로서는 아랍권을 달래 중동전쟁 확대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억제할 방안은 팔레스타인을 향한 약속밖에 없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 승부수는 민간인 추가 참변을 막을 이스라엘 견제, 팔레스타인에 대한 입장 재확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BBC"미국 대통령이 인명손실을 제한하고 중동 전면전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영향력과 지렛대를 써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승부수는 이스라엘의 대응을 누그러뜨리고 확전에 대한 아랍권 우려를 달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커비 백악관 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일부 어려운 질문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지만 친구로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시민들이 이스라엘대사관 앞에 몰려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알아흘리 아랍 병원을 공습해 수백명이 사망한데 대해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가치마저 결여한 이스라엘의 공격 사례"라고 비난했다. [출처=연합]
1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시민들이 이스라엘대사관 앞에 몰려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알아흘리 아랍 병원을 공습해 수백명이 사망한데 대해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가치마저 결여한 이스라엘의 공격 사례"라고 비난했다. [출처=로이터/연합]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워싱턴DC에서 반세기 공직자 생활을 한 바이든 대통령의 감정적 DNA에는 이스라엘 지지가 새겨져 있다""그 덕분에 바이든 대통령이 하마스 대응과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와 힘든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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