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줌인] 중동 전쟁에 위태롭게 한발 한발 발을 넣고 있는 미국
[이스라엘 줌인] 중동 전쟁에 위태롭게 한발 한발 발을 넣고 있는 미국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0.22 06:53
  • 수정 2023.10.22 0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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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에서 이륙하는 F/A-18 E [사진 = 연합뉴스]
미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에서 이륙하는 F/A-18 E [사진 = 연합뉴스]

CNN방송은 21일(현지 시각)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중동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중동 지역의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美 해군 함정은 예멘의 후티 반군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했다. 그리고 시리아의 미군 기지 두 곳이 공격을 받았고, 이라크에서는 드론과 로켓이 미군을 향해 발사됐다.

지금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지전도 문제지만, 이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지 모르는 경고등이 깜박거리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이란의 동맹 세력인 시리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맞서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막기 위해 두 개의 항공모함 전단을 지중해 동부에 급파했다. 그리고 2000명의 미 해병대가 이 지역에 파병을 대기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요일 7시간 동안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작전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목요일 저녁 연설에서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분노에 매몰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이스라엘에 수십억 달러의 추가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보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긴급 편성된 이스라엘의 전쟁 내각과 7시간 동안 회의를 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미국은 이스라엘의 전쟁을 돕기 위해 엄청난 양의 탄약과 장비를 공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즉, 미국이 중동의 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쿠웨이트에서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군을 궤멸시키기 위해 벌였던 1991년의 군사 작전이나 2003년의 이라크 침공과는 사뭇 다르다. 미국과 동맹국은 이 두 작전 모두 몇 달간의 계획과 준비를 거친 뒤 공격 시기와 장소, 규모를 결정하는 치밀한 사전 준비 과정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미국은, 좋게 말해서, 통제할 수 없는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위태로운 정세 속에서 갑자기 중동 전역에 퍼져 있는 미군의 취약성이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지역 분쟁

미국은 시리아 북동부와 남동부 지역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데, 시리아에는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의 잔당들 뿐만 아니라 바샤르 알 아사드의 정부군과 러시아에서 파병된 군대, 터키, 이란, 헤즈볼라, 반체제 세력, 쿠르드족 민병대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가장 최근에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무기와 탄약 공수를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시리아(알레포와 다마스쿠스 공항)의 목표물을 폭격하고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은 또한 이라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데, 이곳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잘 무장되고 전투로 단련된 수많은 민병대가 바그다드 정부와 거의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란이 있다.

미국이 주도한 수십 년간의 가혹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일련의 정교한 무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귀중한 전투 경험을 얻었다.

그리고 이란은 또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 정권, 헤즈볼라,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Islamic Jihad)에 훈련과 무기를 제공했다.

2020년 1월 미국이 IRGC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한 이후, 이란은 이웃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집중 퍼부을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미군 한 명을 중동으로 파병하는 데는 수천 달러가 들지만, IRGC 군인이 바그다드, 다마스커스 또는 베이루트로 이동하는 데에는 버스면 충분하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미국의 참패가 증명하듯, 그것이 노련하고 단호한 적에 대한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으며 오늘날 중동에 존재하는 적에게도 확실한 우위를 선점하지 못한다.

최근 베이루트, 다마스쿠스, 바그다드, 도하를 방문하는 동안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경우 확전을 배제할 수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이는 어쩌면 요란한 빈 수레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허언만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후 남부 가자 지구의 라파 지역에 모인 사람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후 남부 가자 지구의 라파 지역에 모인 사람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항거

가자지구 전쟁이 격화되면서 중동 지역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요르단, 레바논, 리비아, 예멘, 이란, 터키, 모로코, 이집트 등지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항의 시위가 불붙고 있지만, 분노의 상당 부분은 이스라엘을 무작정 지원하는 미국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에 가장 협조적인 아랍 친구인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은 가자지구의 알아흘리 침례병원에 발생한 폭격의 여파로 바이든 대통령과 예정된 암만에서의 정상회담을 취소했다.

나아가 이 정상회담에 함께 참가하기로 했던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도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이스라엘을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미국 지도자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으로 비치기를 거부했다.

미국은 여전히 ​​이 지역 동맹국들의 권위주의적인 통치자들을 믿고 있을지 모르지만, 거리의 국민들의 정서는 완전히 다르다.

화요일 가자 지구의 알아흘리 침례병원에서 수백 명이 사망한 치명적인 폭발이 발생한 이후부터 중동 거리에서는 분노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이 병원을 공습했다고 비난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집트의 시시 대통령과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은 목요일 카이로에서 만나 “전쟁이 확산한다면 지역 전체를 재앙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가자는 지난 한 주 동안 재앙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을 따라 이동하며 소식을 전한 바가 있다. 헤즈볼라 전사들은 매일같이 이스라엘군의 탱크, 인력, 그리고 가장 일관된 목표인 감시 및 통신 장비를 표적으로 유도 미사일을 날려 보냈다.

또,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alestinian Islamic Jihad)도 때때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군사 기반시설을 목표로 반격을 가했다. 양측 모두 전투원과 민간인들이 사망하고 부상을 입었다.

신경을 곤두세우게 할지는 모르지만 아직은 전면전으로 비화하기에는 에너지의 폭발력이 응축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직은 미국을 갈등으로 끌어들이기에는 전투의 양상이 국지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확산의 가능성은 매우 농후하다.

지평선 너머에 보이는 미국 항공모함 선단은 이란이나 헤즈볼라 같은 세력들이 오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위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오판하고 미국이 대응한다면 모든 예측은 빗나가게 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수십 년에 걸친 갈등이 중동 지역 전체의 대격변으로 폭발할 준비는 거의 다 완료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미국이 끼어있을 수도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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